“빼앗긴 투표권 돌려달라” 발달장애인 참정권 차별하는 선관위, 인권위에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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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피플퍼스트 회원들이 참정권 권리 행사에서 발달장애인들이 유령취급을 받는다며 유령 만화 캐릭터 '가오나시' 복장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장추련
  • 장애인 선거안내 영상과 책자 서로 달라, 일선 현장 혼선
  • 5년 동안 시행한 발달장애인 투표보조 지침, 선관위 일방적 삭제

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 투표 당일, 손 사용이 어려운 장애인뿐 아니라 발달장애인이 가족이나 투표소 인력 지원을 받지 못해 투표권이 박탈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 등 4개 단체는 발달장애인 참정권을 차별하는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를 14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진정했다.

장추련은 “지난 5년간 시행된 ‘투표보조 선거지침’을 선관위가 일방적으로 삭제함으로써 발달장애인의 투표권을 박탈한 것은 참정권 차별이다.”며 선관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에 이어, 인권위에 차별 진정을 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157조에 따르면 시각 또는 신체의 장애로 인하여 자신이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은 그 가족 또는 본인이 지명한 2인을 동반하게 하여 투표보조를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발달장애인의 경우 이동이나 손사용에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지원이 필요한 신체장애의 분류 안에 포함되지 않아, 중앙선관위는 장애인단체의 요구에 따라 지난 5년 동안 선거지침에서 시각 또는 신체장애 외에 ‘발달장애(지적, 자폐)’도 투표보조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7조 또한 장애인의 선거권과 피선거권 및 청원권 등을 포함한 참정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차별하여서는 안된다고 명시한 데 이어, 국가 및 지자체는 장애인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장추련에 따르면 사전투표가 진행되었던 4월 10일과 11일, 발달장애인들이 이전 선거(2016년 20대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서 투표소 인력지원을 받았던 것처럼 가족이나 활동지원사와 기표소에 함께 들어가서 투표를 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선관위 직원들이 선거지침을 근거로 발달장애인과 동행한 부모님 등 관련자의 지원을 가로막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번 21대 국회의원선거 선거사무지침에서 기존 발달장애인에 대한 투표보조 내용이 삭제되었고, 이로 인하여 사전투표에 참여하고자 했던 많은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의 투표권이 사표가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비단 발달장애인뿐만 아니었다.

▲ 이 사건의 피해 당사자인 김00씨(사진 오른쪽)가 아버지와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굥=장추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 00씨는 “손사용이 어려운 장애특성 때문에 사전투표 당일 잠실 6동 투표소에서 엄마에게 투표지원을 요청했으나 공무원들은 오히려 소리를 지르며 도와주지도 않고 자신을 장시간 방치했다.”며 이에 대해 “전화로 문제제기 및 면담 등을 진행했지만 공무원들의 무성의한 태도에 상처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선거사무지침과 영상안내도 문제였다.
장추련 관계자는 “21대 총선 어르신장애인투표편의서비스(영상안내)에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투표보조가 삭제되어 있는 반면, 발달장애인을 위한 선거책자에는 가족과 가족이 아닌 사람 등 2명까지 발달장애인의 선거를 도와줄 수 있다는 안내문구와 그림이 제시되어 있다.”면서 “선거 영상과 안내 지침이 모두 다르니 현장에서 엉터리로 안내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김준우 서울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공동대표는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방해위원회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내일 본 투표에서 얼마나 많은 차별이 발생할지 참담하다.”며 “많은 장애인이 본투표에서만이라도 이런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관위는 당장 사과하고 관련 지침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관한 단체들은 ▲선관위의 사과, ▲협의체 구성계획 수립, ▲편의제공 지침마련, ▲전 지차체 선관위 직원들의 장애인권 교육 시행 등을 요구한데 이어, 피해당사자들과 함께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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