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이동권 논쟁 중에도 지하철에서 죽어가는 장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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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 논쟁 중에도 지하철에서 죽어가는 장애시민
▲어제 낮 12시 50분쯤 서울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던 스쿠터 이용 장애시민(남, 58세)이 추락해 숨졌다. 에스컬레이터에는 숨진 장애시민이 탔던 스쿠터만 나동그라져 있어 사고 당시 처참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KBS뉴스 유튜브 화면 캡처
  • 스쿠터 이용 장애시민, 왜 에스컬레이터 탔을까 의문
  • 전장연, 차단봉 미설치 비판… 서울시장 사과 요구
  • 장애시민들, 현재 이동체계에서는 당연한 사고 ‘냉소’
  • 국가인권위원회도 현장 방문 예정
  • 이동권 시위 비판한 이준석, 국민 55.9% 장애인 비하로 인식

[더인디고=이용석편집장]

어제(7일) 낮 12시 50분쯤 서울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던 스쿠터 사용 장애시민(남, 58세)이 추락해 숨졌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숨진 장애시민은 이동형 보조기기인 스쿠터를 타고 지하철 승강장에서 위층으로 이어진 에스컬레이터에 탔다가 스쿠터가 뒤집어지면서 밑으로 추락했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엘리베이터가 정상으로 작동되고 있었지만 “고인이 왜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게 되었는지에 대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경위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오늘(8일) 지하철 9호선 운영사인 서울메트로의 관리 부실을 성토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장연은 지하철에서 장애인들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면서 이미 수많은 사고가 발생했고 그래서 서울교통공사는 오래전부터 휠체어(수동휠체어, 전동휠체어, 스쿠터 등)의 진입을 막는 차단봉을 설치했지만, 9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의무’가 아닌 ‘권고’라는 이유로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전장연은 “1999년 혜화역 리프트 추락사고를 시작으로 지하철을 타기 위해 이동하다가 떨어져 다치고 죽은, 리프트와 에스컬레이터에서의 일련의 사고들은 장애인에게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이동하는 것조차 안전하지 않았다고 증명된 흑역사들”이라고 주장하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최근 장애인 이동권 지하철 시위와 관련해 서로 날선 논쟁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는 “이 문제까지도 개인의 잘못으로 논하거나, 전장연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정치적으로 공격한다는 발언을 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사고 현장에는 전국자별철폐 박경석 공동대표를 포함한 각 언론사 기자들이 사고 현장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 KBS뉴스 유튜브 화면 캡처

평소 사고가 난 양천향교역을 자주 이용한다는 전동휠체어 사용 장애시민은 더인디고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고가 이미 예견된 사고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을 단순히 차단봉 설치 여부로만 이어진다면 이 같은 사고는 방지할 수 있을지 모르나 사고로 돌아가신 분이 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굳이 에스컬레이터를 선택했는지 등 실제 사고의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면서, “사람들의 눈총을 받으며 휠체어, 그것도 부피가 큰 스쿠터를 타고 엘리베이터에 타기 심적으로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또 목발을 사용하는 한 장애시민은 엘리베이터와 승강장까지의 동선이 지나치게 멀어 위험한 줄 알지만 에스컬레이터를 주로 이용한다면서 “위험을 감수하느냐, 먼 길을 돌아 안전을 택하느냐 하는 건 당사자의 선택이지만, 두 선택 모두 장애인에게는 고된 일상의 한 부분”이라고 일축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이번 사고와 관련해 지하철 역사의 편의시설 이용 시 장애인에 대한 심리적 차별이나 배제 환경은 없는지 등 살펴보기 위해 현장 방문할 예정이다. 더인디고와의 전화통화에서 차별시정국 장애차별조사1과의 안은자 과장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지하철 역사에서 장애인이 당한 사고인 만큼 편의시설 이용 시 심리적 차별기제나 배제 분위기는 없었는지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현장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뉴스토마토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이준석 대표의 장애인 지하철 시위를 비판한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5.9%(옳은 주장은 35.4%)가 “장애인 비하의 잘못된 주장”으로 답했다고 보도했다 ⓒ 토마토뉴스 화면 캡처

한편, 우리나라 국민들 절반 이상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장애인 이동권을 위한 지하철 시위 비판을 “장애인 비하의 잘못된 주장”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뉴스토마토가 지난 4월 7일 보도했다. 뉴스토마토의 보도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이준석 대표의 장애인 지하철 시위를 비판한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5.9%(옳은 주장은 35.4%)가 “장애인 비하의 잘못된 주장”으로 답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전연령층에서, 그리고 대구경북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도 이 대표의 주장이 ‘잘못된 주장’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반면 정치성향별 보수층에서만 이 대표의 발언이 ‘옳은 주장’이라는 의견이 52.6%로 절반을 넘었다고 한다. 이번 조사는 ASR(RDD) 무선전화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20명이며, 응답률은 5.0%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고 토마토뉴스는 전했다.

[더인디고 THEINDOGO]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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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81@naver.com'
이상만
2 years ago

이준석 대표에 의견을 들어 주시는 분들은 나가서 똑같이 당해보셨으면 좋으시겠내요. ~~~^^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