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인수위, 권리예산 답변 사항 아냐’에 “유감”… 지하철 투쟁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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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은 21일 오전 7시부터 지하철 2호선, 3호선에서 ‘출근길 지하철탑니다’를 재개했다. 장애인권리 예산 및 입법 관련에 대한 인수위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며 잠정 중단한 지 22일 만이다. 사진은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지하철 탑승 후 휠체어에서 내려 오체투지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전장연
▲전장연은 21일 오전 7시부터 지하철 2호선, 3호선에서 ‘출근길 지하철탑니다’를 재개했다. 장애인권리 예산 및 입법 관련에 대한 인수위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며 잠정 중단한 지 22일 만이다. 사진은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지하철 탑승 후 휠체어에서 내려 오체투지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전장연
  • 인수위의 19일 장애인정책 발표는 “추상적·무책임”
  • 현장 찾아 ‘공문’ 받아 가고는 공식답변 외면!
  • 잠정 중단 22일 만에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 윤 당선자 출범일까지 삭발투쟁도 재개
  • “추경호 기재부 장관 내정자, 응답에 달려”

[더인디고 조성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잠정 중단한 지 22일 만에 다시 지하철 2·3호선에 올랐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사회문화분과 위원들은 지난달 29일 경복궁역 장애인 이동권 투쟁 현장을 찾아 ‘장애인권리예산과 4대 권리입법 등 전장연의 요구안에 대해 검토를 하겠다’면서 지하철 시위를 멈춰달라고 제안한 바 있다. 이에 전장연은 인수위의 제안을 받아들여 다음날(30일)부터 지하철 시위를 잠정 중단하는 대신 4월 20일까지 답변을 기다리며 매일 삭발투쟁을 전개했다.

하지만 인수위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기대했지만, 인수위는 공식 입장 대신 19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포괄적인 장애인 정책을 발표했다.

인수위는 전장연이 요구하는 ‘이동권’ 등도 포함했다고 설명했지만, 윤석열 당선자가 내세웠던 ‘장애인공약(8대 공약 22개 과제)’을 설명한 것과 다름없었다. 특히, 새 정부 출범 20일을 앞둔 상황에서 윤 당선자가 중점 공약으로 약속한 개인예산제 도입조차도 ‘검토 중’이라고 답해, 알맹이 없는 브리핑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21일 오전 7시, 경복궁역에서 ‘출근길 지하철탑니다’ 재개에 따른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인디고 자원봉사자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21일 오전 7시, 경복궁역에서 ‘출근길 지하철탑니다’ 재개에 따른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인디고 자원봉사자

전장연은 20일 “장애인 기본권을 보장하기엔 너무나 동떨어지고 추상적인 검토에 불과하다. 요구했던 내용은 대부분 반영하지도 않는 무책임한 브리핑”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오늘(21일) 오전 7시에는 3호선 경복궁역에서 ‘제27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재개 입장을 발표하고, 지하철 탑승과 삭발식 등을 진행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제27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재개로 인해 출근길에 불편함을 겪을 시민분들께 죄송하다면서도 다시 지하철을 탈 수밖에 없음을 무거운 마음으로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읽었다.

박경석 대표는 출근길 지하철을 타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하는 법 앞에서 평등하다는 것과 누구든지 차별받지 않는다는 헌법정신이 지켜지지 않았고, 또 21년을 외치고 있는 문제의 본질은 경제적 불평등 문제보다 권리의 불평등”이라면서, “법 앞에 장애인은 평등하지 않았고, 지속해서 차별받아왔다”고 강조했다.

또 “인수위가 경복궁역을 찾아와 공문과 함께 요구안을 직접 받아갔으면서도, 최소한 공문으로 답변해 주길 바랐지만, 과분한 기대였던 것 같다”며 “특히, 언론을 통해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은 차기 정부의 몫이고 인수위가 답변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선 “매우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수위가 자신의 역할이 아니라고 대답을 주지도 않고 포기했으니, 이제 답을 줄 책임 있는 부처는 기획재정부만 남았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추경호 기재부 장관 내정자가 5월 2일 인사청문회에서 답을 할 것”을 촉구했다.

다만 박 대표는 “추경호 내정자가 5월 2일 ‘장애인권리예산에 대한 입장발표를 한다’고 약속한다면 멈추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속해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경복궁역에서 진행하고, 또 다음 달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삭발투쟁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지하철 2호선에서도 장애인활동가들이 휠체어에서 내려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전개했다. /사진=전장연
▲지하철 2호선에서도 장애인활동가들이 휠체어에서 내려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전개했다. /사진=전장연

기자회견을 마친 박 대표 등 전장연 활동가들은 7시 30분경부터 3호선 지하철에 올라 휠체어에서 내려 바닥을 기는 등 일명, ‘오체투지’ 투쟁을 전개했다. 또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도 장애인 활동가들이 지하철 탑승 시위를 이어갔다.

한편 전장연은 내년도 탈시설과 활동지원예산 등 장애인권리예산 확보와 더불어 ‘장애인권리보장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 및 특수교육법 개정’ 등 4대 권리입법 등을 요구해 왔다.

▲전장연 등 420공투단은 4월 20일을 장애인차별철폐의날로 규정하고, 이날부터 21일 양일간, 장애인권리예산 및 4대 권리입법 제정을 촉구하며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를 전개해왔다. 참가자들이 ‘장애인 이동권보장 중앙정부 책임 분명하게 하라, 장애인 탈시설 예산 6224억으로 보장하라, 활동지원서비스 24시간 예산 보장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인수위가 위치한 경복궁역 근처로 집결하고 있다. /사진=더인디고 자원봉사자
▲전장연 등 420공투단은 4월 20일을 장애인차별철폐의날로 규정하고, 이날부터 21일 양일간, 장애인권리예산 및 4대 권리입법 제정을 촉구하며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를 전개해왔다. 참가자들이 ‘장애인 이동권보장 중앙정부 책임 분명하게 하라, 장애인 탈시설 예산 6224억으로 보장하라, 활동지원서비스 24시간 예산 보장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인수위가 위치한 경복궁역 근처로 집결하고 있다. /사진=전장연

관련해 전장연 등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20일, 21일 양일간 여의도 국회와 인수위가 위치한 경복궁역 일대에서 전개해 온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를 마무리했다.

▲2022년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 1박2일 마무리보고대회 /사진=더인디고 자원봉사자
▲2022년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 1박2일 마무리보고대회 /사진=더인디고 자원봉사자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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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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