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살해와 학대 또 반복… 부모연대 “새 정부 대책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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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참가자가 지난 4월 19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주최로 열린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1박 2일 집중 결의대회에서 삭발 후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사진제공=사진작가 왕현
▲지난 4월 19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주최로 열린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1박 2일 집중 결의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삭발 후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사진제공=사진작가 왕현

  • 발달장애인 살해한 후 암매장, 4명 구속
  • 축사에서 30년간 노동력 착취 의혹도 제기
  • 부모연대, 3일 국정과제 발표에 따라 투쟁 수위 결정

[더인디고 조성민]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발달장애인 하루 최대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삭발과 단식 투쟁 등을 이어가는 가운데, 발달장애인 죽음과 학대가 또 발생하자 새 정부를 향해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2일 부모연대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김포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로 2명, 살인방조 및 사체유기 혐의로 2명을 각각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경 인천시 남동구에서 20대의 발달장애인 A씨를 살해한 뒤 경기도 김포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와 공동 거주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대부분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며칠 전에는 40대의 중증 발달장애인 B씨가 전북 익산의 한 축사에서 30년간 노동 착취를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92년부터 해당 농장에서 일한 B씨의 통장에 남은 돈은 고작 9만2000원 정도. 장애인연금 등 많게는 매달 90여만 원의 보조금이 입금됐지만, 이마저도 사라졌다고 한다.

사건이 알려지자 부모연대는 2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지역사회 내에 발달장애인 지원체계를 구축하지 않은 채 그 책임을 가족에게만 전가해 온 국가의 책임”이라면서, “특히, 가족마저 세상을 떠난 경우엔 제대로 저항도 못 하고 살해되거나, 염전, 가두리 양식장, 축사 등 외딴곳에 끌려가 평생 ‘노예’ 생활을 강요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모연대 회원들의 단식 농성 7일째(4월 26일). ©더인디고
▲부모연대 회원들의 단식 농성 7일째(4월 26일). ©더인디고

한편 부모연대는 발달장애인의 생존권 등이 위협받는 상황을 끝내고자 지난 4월 19일에는 당사자와 가족 등 556명이 삭발식을 진행한 데 이어 20일부터는 윤석열 당선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근처 경복궁역사 지하 2층에서 네 명의 발달장애인 부모가 단식농성 중이다. 오늘(2일)로 13일째다.

오전 11시에는 윤석열 당선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매일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면담 요청서’를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인수위는 2일 단식 농성장을 방문했으면서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수위는 장애인의날을 하루 앞둔 지난 4월 19일 장애인 정책 과제 브리핑에서도 지역사회 내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은 당장 시행할 의사가 없음을 드러냈다.

당시 인수위 관계자는 한 언론의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여부에 대한 질문에 대해 “2024년까지 광주시를 중심으로 24시간 시범사업이 예정된 만큼 이후 평가를 통해 2025년에나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부모연대 관계자는 더인디고의 전화 통화에서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지금까지 인수위에 충분히 의사를 전달해 왔다. 이제 인수위가 어떻게 판단할지만 남았다”며 “특히, 3일 국정과제 발표가 예정된 만큼 내용에 따라 향후 대응 수위를 결정하지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모연대는 2일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 내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24시간 지원체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과 ▲반복되는 노동력 착취 사건을 막기 위해 발달장애인 생활실태 전수조사 실시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안전하게 살 권리를 위한 대책 강구 ▲실효성 있는 ‘제2차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 등을 재차 촉구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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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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