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병? ‘밈’으로 희화화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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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병? ‘밈’으로 희화화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우와소 Wowcow'는 '이상한 와이프 우와소'라는 제목의 Shorts 영상을 게재했는데, 영상 속 등장인물이 드라마 우영우의 표정과 말투를 그대로 흉내내고 있어 장애를 조롱하는 행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 ENA 이상한 변호사 포스터, '이상한 와이프 우와소' 갈무리 영상_더인디고 편집
  • 반향어 등 자폐 스펙트럼 장애 따라 하며 희화화로 소비
  • 유튜버, 장애특성 흉내 방송 비판 일자 장애는 “신성불가침 아냐” 주장
  • 장애인 등장 드라마, 긍정 효과보다 부정적 상황 “우려”
  • 영상 등으로 ‘밈’화된 자료들 계속 남아 장애인식에 악영향 줄 수도!

[더인디고=이용석편집장]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는 화제성이 큰 만큼 논란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능력 있는 변호사로 활약하는 이 드라마는 첫 회가 방송되자마자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긍정적인 이해를 돕는 드라마라는 찬사와 또다시 장애를 판타지화 하는 과정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은 능력을 증명해야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 그나마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인식만 공고화될 뿐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드라마 우영우가 방영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해 12월, 성인자폐(성)자조모임인 estas는 “자폐당사자를 ‘서번트 신드롬’의 연장선에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라는 비판 성명을 발표한 바도 있다.

그런 와중에 지난 18일 한 유튜버가 공개한 우영우 패러디 영상으로 또다시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유튜브 채널 ‘우와소 Wowcow’는 ‘이상한 와이프 우와소’라는 제목의 Shorts 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엔 등장인물이 드라마 우영우의 표정과 말투를 그대로 흉내내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해당 영상은 곧 각종 SNS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됐고.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을 조롱하는 행위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한 누리꾼은 “자폐 스펙트럼의 증상인 반향어를 왜 패러디 해? 정말 기만적이다. 님이 연출하고 연기한 이 패러디가 비장애인의 장애 증상 재연 말고 대체 무슨 가치가 있냐고. 생각할수록 너무 빡침. 이 드라마가 왜 한 시간 이상씩 16부작을 하겠음. 우영우의 반향어를 최대한 길고 ‘귀엽게 보여주려고?'”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우영우 드라마 한국에서 나왔다는 게 제일 기만적”이라면서, “길거리에 장애인 진짜 소멸 수준인 나라지만 내 입맛에 맞으면 너도나도 소비하는… 진짜 이 드라마에 대한 반응까지도 대한민국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이상한 와이프 우와소’라는 제목의 Shorts 영상에 대한 비판이 일자 유튜브 채널 ‘우와소 Wowcow’는 19일 해명을 발표했다. 자신들은 자폐증상을 우스꽝스럽게 희화화한 게 아니라 우영우 캐릭터의 사랑스런 모습을 담아내어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도한 것이라면서, 장애를 너무 신성불가침 영역으로 삼으면 그들이 더욱 고립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유튜브 채널 우와소 갈무리

그러자 ‘우와소 Wowcow’ 측은 이번 영상은 ‘우영우’라는 캐릭터를 따라했을 뿐, ‘자폐증상’을 우스꽝스럽게 희화화한 게 아니라면서, ‘가치관의 차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우영우 드라마가 “자폐증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친근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긍정적으로 보았다면서, “장애를 너무 신성불가침 영역으로 삼으면 그들이 더 고립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주장에 동조하는 누리꾼들은 “자폐 증상 연기를 배우는 해도 되고 유튜버는 하면 안 되는 거냐”는 등의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커뮤니티 사이트 애팸코리아 게시글 갈무리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점이 지적되었는데 자신을 일반학교 특수교육 교사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은 “학교에서는 이미 장애학생들을 ‘우영우 병’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면서, “비장애학생들은 장애학생에게 왜 우영우 병에 걸렸는데, 너는 말도 어버버대는 병○새끼냐고 놀려댄다”면서 드라마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우영우’는 지상파, 종편, 케이블 등 전체 드라마 TV 화제성 부문에서 59.16%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또한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도 우영우 역은 맡은 박은빈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이번 논란과 관련해 장애계의 한 관계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이 비장애중심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장애에 대한 차별이 공고화되어 있는 우리 사회의 새로운 지향점을 모색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드라마 제작 의도와는 상관없이 “장애를 가진 사람이 평범한 일상을 누리기 위해서는 ‘특별한 능력’이 있거나 무해하고 사랑스런 존재라는 점을 비장애인들로부터 인정받아야 하는가” 되물었다.

이어 이번 유튜버 논란은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며서, “당분간 ‘우영우’는 패러디라는 형식으로 ‘밈’화 되어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무분별한 인식을 조장하는 명분이 될 것이며 생산된 밈들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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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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