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유행에 불안감 커지는 신장장애인들, “방역차량·병상확보”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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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한국신장장애인협회는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과 공동주최로 제17회 전국신장장애인복지대회를 열고 감염병에 따른 병상 확보와 신장장애인 맞춤형 이동지원서비스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 좌측부터 서원선 박사, 우주형 교수, 이영정 사무총장, 김옥녀 교수, 유석현 회장. ©더인디고

  • 신장협회, 감염병 시대 이동지원서비스 재차 강조
  • 장콜, 바우처택시로만 안 되는 이유 “치명률 1위”

[더인디고 조성민]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라 감염병에 취약한 신장장애인들의 걱정도 다시 커지는 분위기다.

한국신장장애인협회는 2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제17회 전국신장장애인복지대회를 열고 감염병에 따른 신장장애인 맞춤형 이동지원서비스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신장장애인들은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감염병에 확진되거나 확진자와의 밀접 접촉 시 당사자의 특성에 맞는 방역차량과 적절한 치료를 받을 병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더구나 코로나 재유행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최근 정부의 한 통계를 비롯해 신장장애인 당사자들의 경험이 예사롭지 않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19 환자 발생 및 중증도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3일 기준 국내 코로나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2만7020명 중 등록장애인은 7204명으로 4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전체 사망자 1만4299명 중 장애인은 4475명으로 31.3%에 이른다.

특히, 전체 장애유형 중 중증화율은 호흡기장애인이 7.67%로 가장 높지만, 치명률은 신장장애인이 3.88%로 가장 높다는 점이다.

현실은 단순히 수치 이상의 문제를 보여준다.
이틀에 한 번씩 혈액투석을 받아야 하는 한국신장장애인협회 경기협회 유석현(61세) 회장은 “신장장애인 등 내부장애인이 감염병에 가장 취약하다는 것이 이미 통계로 나타났다. 그런데 대책은 뒷전인 채 요즘엔 마치 모든 것이 잘 해결된 것 같은 분위기”라며, 지난 3월 9일 코로나에 확진된 날부터 일어났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당시 경기도 성남의 한 보건소로부터 확진 소식을 접한 유 회장은 “장애 상태를 전달하며 빠른 조치를 요청했지만, 5일 만에 투석이 가능한, 그것도 용인시 소재 병원을 알려줬다”면서, “확인해 보니 성남에는 종합병원 5곳을 포함해 코로나 지정병원이 7곳이나 됐지만, 투석 환자를 받는 병원은 없었다”고 씁쓸해했다.

용인에 있는 병원까지의 이동도 문제였다. 유 회장은 보건소 측의 말을 빌려 “방역 차량은 입원할 경우에만 가능하고, 외래투석일 때는 사설 차량을 왕복 14만원을 내거나 자차로 해결해야 한다”며, “결국 5일 동안 투석을 받지 못한 불안감에, 급한 대로 자차로 용인까지 가서 치료받았다”고 설명했다.

유 회장은 “비단 나의 경험뿐 아니라 주변 회원들이 확진이나 격리 등으로 투석병원을 찾을 경우 병상확보에 이어 방역 차량까지 확인하려면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나사렛대학교 우주형 교수도 “다른 병원으로 가는 것도 문제지만, 당사자가 다니는 투석병원에 확진자, 의심환자, 자가격리자가 발생해도 병원을 옮길 수도 없고, 이로 인해 불안장애도 발생한다”면서, “게다가 집에서 병원에 오갈 때 감염 예방을 위해선 소독된 차량이 필수적임에도 해당 시설을 갖춘 특별교통수단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 교수는 “신장장애인을 위한 복지와 의료지원은 단순히 감염병에 국한될 문제는 아니다”며, “지난 6월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내부장애인 권리보장법(약칭)’의 제정과 동시에 상시로 투석치료에 적합한 이동지원 서비스가 함께 지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 대안으로 ▲매번 정해진 시간에 투석치료가 가능하려면 특별교통수단 예약시 우선 배차제 도입 ▲지역별 교통수단의 편차를 감안해 ‘24시간 지역응급이동지원센터 설치’로 응급 이동에 대응토록 하고 ▲교통바우처 등 이동비용 지원이나 ▲이동 시 안전을 위한 활동지원서비스 지원 및 ▲특히, 감염병 유행에 한해서라도 ‘방역차량’ 등이 지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장장애인협회 이영정 사무총장도 “서울 거주 신장장애인은 장애인콜택시나 시각장애인이동지원센터, 바우처 택시 등을 이용하면 되지 않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서울의 모 종합병원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다는 것이 알려지자 해당 지역 배차를 꺼린 사례가 있다”며 “특히, 오전 5시~6시 혹은 오후 11시 이후 야간투석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장애인은 이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매주 3회 이상 그것도 4시간 이상 투석치료를 받아야 하는 신장장애인은 감염병 시대에도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상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동시에 병원에 오가는 동안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특별이동수단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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