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이하 대졸보다 사망연령 2~3년↓… 죽음도 불평등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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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사다리. 사진=픽사베이
▲교육 사다리. 사진=픽사베이

  • 보사연, 이슈엔포커스 427호 발행
  • 격차는 감소 중… 계층별 사망 불평등은 여전
  • 남성은 생존 기간 ‘중심’과 ‘분산’ 모두 더 높아!
  • 장애인의 교육격차와 노동시장 소외, 함께 살펴야

[더인디고 조성민]

교육 수준별 사망 격차는 감소했지만, 사회 계층별 사망 불평등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지난 8일 발행한 이슈앤포커스 제427호 ‘교육 수준별 사망 불평등의 추이와 특징’에서 “교육 수준이 낮은 집단의 최빈 사망 연령(가장 많은 사람이 사망하는 나이)이 교육 수준이 높은 집단보다 2∼3년가량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는 1985년부터 2015년까지 인구동향조사(사망신고통계), 인구주택총조사, 주민등록연앙인구(추계인구) 자료를 기반으로, 교육 수준은 고졸 이하와 대졸 이상의 두 집단으로 구분했다.

보사연에 따르면 자료상의 한계가 크다는 점에서, 관측된 실제 자료 대신에 인구통계 모형을 보정한 연령별 사망률 자료를 사용해 성별-교육 수준별(고졸 이하/대졸 이상) 사망력 지표를 작성했다. 세부적 수치보다는 교육 수준별 사망력 격차의 전반적인 추세 파악을 살펴보는 데 의의가 있다.

▲1985년부터 2015년까지 교육 수준별 사망력 격차. 표=보건사회연구원 이슈앤포커스 427호
▲1985년부터 2015년까지 교육 수준별 사망력 격차. 표=보건사회연구원 이슈앤포커스 427호

2015년 기준으로 고졸 이하 남성의 최빈 사망 연령은 83.96년임에 비해 대졸 이상 남성의 최빈 사망 연령은 86.90년으로 대략 3년의 격차가 존재했다. 여성의 경우 고졸 이하 89.71년임에 비해 대졸 이상은 90.34년으로 교육 수준별 격차는 1년 미만이다.

다만 최빈 사망 연령(M), 즉 생존 기간의 중심에서 관측되는 교육 수준별 격차는 1985~2015년 기간에 걸쳐 대체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예컨대, 1985년 기준 교육 수준별 격차(대졸·고졸)는 남성 5.54년, 여성 2년이지만, 2015년의 격차는 남성 2.94년, 여성 0.63년으로 감소 추세다.

아울러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더 넓은 연령층에서 사망 빈도가 높아지기도 했다. 전체 사망 건수가 50% 집중되는 구간인 ‘사망 연령의 변이’로 놓고 분석한 결과,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변이 값이 커지는 결과가 나왔다. 변이값이 커진다는 것은, 더 넓은 연령층에서 사망 건수가 나오고 있어 생존의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5년 기준으로 사망 건수의 50%가 분포하는 최단 연령 구간(C50)을 보면 대졸 이상 남성이 12.51년임에 비해 고졸 이하 남성은 15.51년으로 3년의 격차를 보였다. 여성도 대졸 이상은 10.74년에 비해 고졸 이하는 12.19년으로 나타났다. 생존 기간의 ‘중심’과 마찬가지로 ‘분산’에서도 교육 수준별 격차는 남성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맡은 보사연 인구모니터링평가센터 우해봉 센터장은 “기대수명의 괄목할 만한 증가는 지난 세기 동안 인류가 성취한 가장 중요한 업적 중의 하나”라면서, “1950~196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기대수명이 매우 낮은 국가였지만, 전반적인 생활 수준 향상과 공중보건 개선에 힘쓴 결과, 괄목할 만한 기대수명의 상승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우 센터장은 “교육 수준이 낮은 집단의 생존 기간에서 관측되는 변이(C50)가 크다는 점은 계층적 지위가 낮은 개인들의 생존 기간에 수반된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특히, 은퇴 등 생애에 걸친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들이 직면하는 선택의 어려움과 본인 및 가족에게 미치는 파급 효과가 더욱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계층적 지위가 낮은 집단이 사망 연령에서 더 큰 변이를 보이는 것은 계층적 지위가 낮은 개인들의 건강 상태에서 이질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임을 시사한다”며 “감염성 질환이나 만성질환을 넘어 최근의 추세는 고령기 질환 발생의 근본적 원인에 해당하는 동시에 계층별 사망력 격차를 매개 기제로 등장하는 노화 과정(aging process)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2020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25세 등록 장애인 중 37.6%가 최종학력이 초등학교 이하(무학 포함)로 나타났다. 반면 고등교육을 받은 장애인은 14.4%에 불과하다.

장애인단체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장애인의 교육 격차는 노동시장에서의 소외로 이어지고, 결국 빈곤으로 연결되는 마당에 사망까지 불평등하게 나타났다”며 “국가가 장애인 특성을 고려한 이동과 교육, 노동시장 진입 등 세심한 정책을 펼쳐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더인디고 jsm@theindigo.co.kr]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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