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장애인 재난대책은 ‘속수무책(束手無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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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장애인 재난대책은 속수무책(束手無策)
▲지난 8일 폭우로 인해 반지하에서 살던 발달장애인 가족과 정신장애인이 참변을 당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재난안전 문제의 취약성이 노골적으로 드러나자 이에 대한 국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픽사베이_더인디고 편집
  • 지난 8일 폭우로 사망자 5명 중 2명이 장애인
  • ‘안전취약계층’인 장애인, 재난 시 사상자 많지만 대책 전무
  • 제4차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에도 대피방안 대신 교육과 호출장비 확대
  • 장애인 취약 특성 적합한 대피계획 수립 위해 소방서 등 상시 관리 필요

[더인디고=이용석편집장]

오늘(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현재까지 폭우로 인한 사상자는 서울 5명, 경기 3명, 강원 1명 등 9명의 사망자와 실종자는 서울 4명, 경기 3명 등 7명이다. 경기 지역에서는 부상자가 17명 발생했다고 한다.

서울 사망자 5명 중 반지하 주택 침수로 사망한 2명이 장애를 가진 시민으로 알려지면서 국가의 장애인에 대한 재난대책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다.

지난 8일 밤 9시경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 가족이 침수로 인해 사망하는 사고(반지하 발달장애 가족 참변… ‘사회안전망·주거불평등’ 또 드러나!_더인디고 2022.8.10.)와 함께 상도동 반지하에서 살다 이번 폭우로 참변을 당한 오 모씨 또한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난 상황에서 취약했던 장애인에 대한 안전대책에 국가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 2017년 장애인안전종합대책 여전히 유효한가?

재난 상황에서 취약한 장애인에 대한 안전대책을 국가가 마련하라는 요구는 이전에도 끊임없이 있어왔다. 장애인은 재난 발생 시 위험 상황 인지가 늦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응력이 낮기 때문에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도 장애인을 어린이, 노인과 함께 ‘안전취약계층’으로 정의하고,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2016년 국가화재통계의 화재 사상자를 보면 인구 10만 명당 화재 사망자 수가 비장애인에 비해 약 4.7배가 높다. 그럼에도 여전히 평소 장애인에 대한 안전 관리 정책 기반이 취약할 뿐만 아니라, 재난대피 시 환경적 인프라는 물론이고 관련 통계 수집도 부족하다.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는 장애계의 건의로 정부는 2017년 장애인안전종합대책(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소방청, 국토교통부, 경찰청,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교육부, 고용노동부 등 9개 부처 참여)에 ①장애인 재난․안전 지원 정책기반 구축, ②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경보․피난․안전 설비 기준 강화, ③장애인 재난․안전 교육 및 대응 매뉴얼 개발․보급을 계획 등을 담아 발표하고, 안전취약계층의 안전서비스 확대를 국정과제로 삼았다. 하지만, 포항 지진사태와 속초‧고성 산불 사태를 거치면서 장애인 등 안전취약계층에 대한 재난 대책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 일본과 미국 등 국가적 재난 겪으면서 장애인 등에 대한 재난 대책 마련했지만, 우리나라는 2020년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에 제대로 담지 않아

일본의 경우 2011년 3월 11일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에서 장애인 희생자 비율이 비장애인의 두 배에 달하자 정부는 2013년 재해대책기본법 일부개정을 통해 재난 발생 시 피난에 특별한 지원이 필요한 사람에 대한 명단 작성이 의무화했다. 또한 미국은 911테러 당시 건물 내부에 있던 장애인들이 피난과 구조 과정에서 극심한 고통을 겪자 재난을 대비해 앨리베이터 전원 장치를 건물 밖에 설치토록 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해 계단과 난간에 형광 테이프를 붙이거나 형광 도료를 칠하고, 계단 입구 쌍방향 통신 시스템 설치해 재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등 대책에 나섰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2017년 장애인안전종합대책 외에 장애인 재난안전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계획은 없다. 지난 2020년에 발표된 제4차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2020~2024)에는 ‘안전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와 지원 내용에 법제도 정비, 화재·가스 감지센서와 응급호출장비 설치 확대, 맞춤형 안전교육 강화 등만 마련되어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해 장애계의 한 관계자는 더인디고와의 전화통화에서 “전국에 민방위 주민대피시설이 18,871개소이며, 임시주거시설이 13,633개소가 있지만 어느 곳이 장애인 접근이 가능한지에 대한 정보는 찾을 수 없다”면서, 현재 우리나라의 장애인 재난 대책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애인의 재난 취약 특성은 우선 수직이동 즉 계단이동의 어려움, 의사소통의 어려움, 음성 의사소통의 어려움, 재난이나 대피 정보 취득의 어려움 등 5개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면서, 장애인 개인의 취약 특성, 구조상황에서의 위치 정보 전송 등 개인별 대피계획의 수립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사회별로 장애인 등 안전취약계층의 재난대피계획을 수립하고, 수립된 대피 계획이 재난 상황에서 효율적으로 계획이 작동할 수 있도록 주민센터와 재난전문기관인 소방서를 연계해 주기적인 전화 확인이나 방문을 통해 관리할 수 있어야 관악구나 상도동에서 일어난 불의의 사고에 대처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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