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아동학대 3만 7천여건… 1년 새 21% 증가, 왜?

0
4469
▲혼자 그네를 타고 있는 아이의 그림자. 사진=Unsplash
▲혼자 그네를 타고 있는 아이의 그림자. 사진=Unsplash

  • 복지부 ‘2021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 국회 제출
  • 아동학대 가해자 83.7%가 ‘부모’… 매년 증가추세
  • 하지만 대부분 원가정 복귀… 재학대도 5517건
  • 장애아동학대 분리통계는 내년 하반기 확인 가능

[더인디고 조성민]

가정 내 훈육이라는 명목으로 부모에 의한 체벌이나 폭언 등이 오히려 늘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와 학대로 판단된 사례가 그 전년보다 2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배경으로 정부나 관련 전문가들은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 특히 지난 2020년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주위에서 학대 의심사례를 적극적으로 신고하거나 ▲정부 차원의 인식개선과 신고의무자 교육 등 정책적 대응 강화를 꼽았다.

또한 ▲코로나 장기화로 2021년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면서 학교 등 외부에서 위기징후를 발견하는 사례가 2020년 대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아동학대 피해와 신고 건수가 매년 증가하다가 2020년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점에서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보건복지부는 ‘2021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를 발간, 3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2019년 아동복지법 개정에 따라 복지부는 매년 아동학대 현황 등이 담긴 연차보고서를 작성해 국회 소관 상임위(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2021년 아동학대 관련 주요 통계를 보면, 아동학대 신고접수는 53932, 전담공무원 등의 조사를 거쳐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37605건으로 각각 2020년 대비 각각 27.6%21.7%증가했다.

▲최근 5년 아동학대 신고 및 학대 판단건수. 자료=보건복지부
▲최근 5년 아동학대 신고 및 학대 판단건수. 자료=보건복지부

아동학대 피해아동 발견율은 5.02로 2020년 대비 1‰p 상승했다. 아동학대 신고와 판단이 증가하면서 발견율도 높아졌지만, 아직도 미국(‘208.4%), 호주(’1912.4%) 등 해외 선진국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학대행위자는 부모가 3만1486건으로 전체 아동학대 사례 중 83.7% 수준으로, 2020년 82.1%보다 1.6%p 높아졌다. 특히 2021년 1월 민법상 징계권이 폐지(민법 제915조 삭제)됐음에도, 여전히 가정 내 훈육을 이유로 체벌이나 폭언 등이 이루어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아동학대 피해아동을 가정으로부터 분리 보호한 사례는 전체 사례에서 14.5%인 5437건에 불과했다.

정부는 피해아동을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지난해 3월 말, ‘즉각분리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이는 반복적으로 학대신고가 접수되거나 학대징후가 강하게 의심될 때 담당 공무원이 피해의심 아동을 분리해 보호조치 전까지 보할 수 있는 제도다. 하지만 여전히 학대가 발생한 원가정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 지속적인 관심과 대책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재학대 사례도 5517건으로 전체 아동학대 사례 중 14.7%를 차지하며 2020년에 비해 2.8%p가 증가했다. 지난 2018년부터 재학대 사례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는 데다 재학대 행위자는 부모가 96%로, 전체 아동학대 행위자 중 부모 비율인 83.7%보다도 높았다. 하지만 재학대 당한 피해아동 역시 대부분 원가정으로 돌려보내졌다. 재학대 사례 중 단 한 번이라도 분리 보호된 경우는 1360건(24.7%)에 불과한 반면, 원가정으로 복귀한 경우는 4106건(74.4%)에 달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보건복지부 김혜래 아동학대대응과장은 “정부는 2020년부터 아동학대 예방·인식개선 사업, 조사 공공화, 학대피해 아동 보호 및 회복지원 등 아동학대 대응과정에서 공적 책임을 강화해 오고 있다”며, “이번 연차보고서를 통해 아동학대 대응체계의 추진 상황을 확인해, 미흡한 점은 없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현장 인력의 전문성 제고, 긍정양육 문화 확산 등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부족한 부분을 지속해서 발굴해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아동학대와 장애인학대에 대응하는 보건복지부 내 주무 부서가 나뉘어 있다 보니, 장애아동 학대 현황은 파악조차 어렵다. 그렇다고 장애인학대 통계에서도 확인하기 어려워, 장애아동학대 대책 및 보호를 위한 지원체계는 사각지대로 꼽혀 왔다. 다행히 국회 차원의 지적에 따라 관련 통계는 내년 ‘2022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서나 확인할 수 있게 됐다.

 ▲2021년 아동학대 통계 현황(인포그래픽). 보건복지부
▲2021년 아동학대 통계 현황(인포그래픽). 보건복지부

[더인디고 THE INDIGO]

주변에 장애인이 학대를 당하고 있거나 의심되는 상황에 있다면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나 경찰에 신고해야 합니다. 장애인학대 신고전화는 1644-8295(카카오톡, 문자 등) 또는 112로 신고할 수 있습니다.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승인
알림
662ad5f03c631@example.com'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