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5명 중 1명 이상 “모든 일상 도움 필요… 주 의사결정 ‘본인’”

0
473
▲7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부모가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하라’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더인디고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부모가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하라’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더인디고

  • 정부, 발달장애인 일상생활 등 첫 실태조사 결과 발표
  • 미래 가장 큰 두려움 10명 중 3명 “혼자 남는 것”
  • 평일 낮, 주로 부모(31.8%) 또는 혼자(20.2%) 지내
  • 가족 중 주 돌봄자 10명 중 8명은 부모
  • 필요한 국가지원 소득보장…. 활동지원 가장 낮아, 왜?

[더인디고 조성민]

발달장애인 2명 중 1명은 평일 낮에도 부모와 같이 있거나 집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0명 중 8명의 주 돌봄자는 부모였고, 가장 바라는 국가 지원으로는 소득과 의료보장을 꼽았다. 반면, 활동지원서비스는 실제 이용과 욕구 모두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발달장애인 중 활동지원서비스 신청 수는 많음에도, 해당 수급권자가 주간활동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이를 이용하지 못하는 제도적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6일 발달장애인의 일상생활과 건강상태, 경제활동, 사회참여 등에 대해 분석한 ‘2021년 발달장애인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관련 조사는 처음 실시된 것으로 지난해 보건사회연구원이 11월부터 12월 두 달 동안, 발달장애인 1300명을 대상으로 방문 면접조사를 통해 장애 특성과 영역별 생활실태 및 욕구 등을 파악했다.

우선 작년 6월 기준 ▲등록 발달장애인(지적, 자폐성) 현황은 25만 2000명으로 2018년 23만 4000명에 비해 약 1만 8000명이 증가하는 등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이 중 지적장애인은 21만 9000명(87.2%), 자폐성 장애인은 3만 2000명(12.8%)으로 조사됐다.
이어 ▲장애발견 시기는 평균 7.3세이지만, 자폐성 장애는 3.1세, 지적장애는 7.9세로, ▲발견 후 4년 뒤인 각각 4.6세, 12.8세에 장애진단을 받았으며, ▲장애등록은 평균 17.7세(자폐성 장애 7.1세, 지적장애는 19.3세)에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달장애인의 교육 및 보육과 관련한 조사에서 최종 학력은 고등학교 재학·졸업자가 38.6%로 가장 많았고, 이어 초등학교 22.6%, 중학교 14.6% 순으로 확인됐다. 고등학교는 특수학교에 다니는 비율이 42.5%로, 고학년이 될수록 일반학교 일반학급보다 특수학교 및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을 다니는 비율이 높았다.

12세 미만 발달장애인의 어린이집 이용 경험은 85.3%로 자폐성 장애아동의 경우 장애아 통합·전문어린이집 이용률 58.2%보다 높았다. 반면 지적장애아동은 일반어린이집 이용률이 53.5%로 나타났다.

발달장애인은 ▲건강상태와 의료 등에 대한 질문에 36.4%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고 응답했다. 약물 복용 비율도 평균 37.7%이지만, 자폐성 장애인은 48.6%로 지적장애인 36.1%에 비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자폐성 장애인은 행동문제로, 지적장애인은 뇌전증으로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관련해 ‘만성질환’ 유병률은 54.4%로 다빈도 질환은 정신병(30.0%), 고혈압(10.3%), 치과 질환(9.0%), 당뇨병(8.6%), 우울증(7.4%) 순으로 나타났다.

▲발달장애인의 일상생활 도움 필요 정도 및 의사소통 가능 정도. 자료=보건복지부
▲발달장애인의 일상생활 도움 필요 정도 및 의사소통 가능 정도. 자료=보건복지부

모든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발달장애인은 22.5%(지적 21.3%, 자폐성 30.5%)로 나타났다.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발달장애인은 18.4%(지적 17.1%, 자폐성 27.5%)이고, 발달장애인에게는 △자신의 신체를 해치는 행동(30.6%), △물건을 파괴하거나 빼앗는 행동(22.3%), △타인을 위협하거나 괴롭히는 행동(20.9%) 등의 도전적 행동 등이 나타났다.

평일 낮시간을 주로 보내는 방법은 부모·가족(31.8%), 집에서 혼자(20.2%), 복지시설(13.9%), 직장(11.3%) 순으로 확인됐다.

▲발달장애인의 낮시간 주된 활동. /자료=보건복지부
▲발달장애인의 낮시간 주된 활동. /자료=보건복지부

관련해 보사연은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조사했던 만큼 자료 해석에 유의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주로 낮시간 보내는 방법은 ‘평일 5일 중 가장 빈번하게 한 활동’을 의미한다”며, “예를 들어 5일 중 2일은 복지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3일은 집에서 가족과 보낸다면 ‘부모나 가족과 보낸다’로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18세 이상 자기 결정과 미래 준비에 관한 조사에서 10명 6명 이상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된 의사결정을 본인이 하는 경우가 28.6%로, 주된 의사결정 주체가 본인이 아닌 경우 그 대상은 부모(50.4%)나 형제·자매(8.8%), 배우자(6.1%) 순으로 나타났다.

발달장애인이 갖는 미래에 대한 걱정은 △혼자 남겨진다는 두려움이 33.4%로 가장 컸고, △건강(22.5%), △일상생활 지원 및 돌봄(21.7%), △재산 마련 및 생활비(10.0%) 순으로 확인됐다.

▲발달장애인이 미래에 가장 걱정되는 것(1순위). 자료=보건복지부
▲발달장애인이 미래에 가장 걱정되는 것(1순위). 자료=보건복지부

또한 ▲15세 이상 경제활동과 관련해 발달장애인 20.3%만 ‘취업’ 중으로 확인됐다. 주로 장애인 보호작업장(30.9%), 장애인 근로사업장(9.3%) 등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 취업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취업 발달장애인 79.7% 중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도 15.4%로 확인됐으며, 취업을 원하지 않는 이유로는 본인이 원하지 않음(41.4%), 장애 정도가 심해서 취업이 어려움(40.1%) 등의 이유가 가장 많았다.

발달장애인은 사회참여 및 코로나19로 인한 불편도 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년간 외출 빈도는 거의 매일 외출을 한 경우가 54.1%로 응답했지만, 일주일에 1~3번(25.3%), 한 달에 1~3번(13.0%), 거의 외출하지 않은 경우도 7.6%나 확인됐다.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한 여가활동도 TV 시청이 54.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컴퓨터(19.2%), 음악감상(6.6%) 순으로, 발달장애인 10명 7명은 이러한 여가활동에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가족 내 돌봄 및 코로나19 영향과 관련 조사에서 가족 중 주 돌봄자는 ‘부모’가 78.6%(모 66.2%, 부 12.4%)로 가장 많았고, 주 돌봄자의 평균 연령은 56.6세로 확인됐다.

또 코로나19로 가족의 돌봄 시간이 늘었다고 생각한 경우는 32.6%이며, 줄었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1.5%로 나타났다. 특히 자폐성 장애인 2명 중 1명은 코로나19로 가족 돌봄 시간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 유행으로 10명 중 3명은 지역사회시설 이용과 외출의 어려움(31.5%), 학교 등 교육시설 이용 중단(30.2%) 등을 각각 경험했다.

발달장애인 가족이 겪는 어려움으로는 △보호자 사후에 대한 막막함(34.9%)이 가장 높았고, 이어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12.2%), 건강 악화(6.9%), 경제적 부담(6.8%) 순으로 나타났다.

발달장애인들이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이용한 ▲복지서비스는 △장애인연금이 76.3%로 가장 높았으며, △발달재활서비스(44.2%) △장애아동수당 (36.2%)인 반면,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는 26.3%로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가장 많이 이용한 ‘복지시설’은 주간·방과 후 서비스 제공기관(18.8%), 장애인복지관(18.1%), 장애아전문·통합어린이집(15.1%), 장애인주간보호시설(7.3%) 등으로 나타났다.

발달장애인에게 가장 필요한 사회 및 국가 지원은 △소득보장이 48.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의료보장(16.0%), △주거보장(6.7%), 고용보장(5.8%), △안전한 생활 보장(5.1%), △활동지원 보장은 4.6%로 역시 가장 낮게 나타났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 두텁고 촘촘한 지원 등 돌봄서비스를 대폭 보강해나갈 계획”이라며, “내년 발달장애인 지원예산도 올해보다 21.5% 증액, △주간활동서비스 제공시간 확대(기본형 월 132시간, 확장형은 월 176시간)와 △내년 4월부터 40개소에서 발달장애인 긴급돌봄 시범사업을 신규 도입하고, △24시간 돌봄체계도 구축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승인
알림
6623998b2fa0c@example.com'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