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고비 넘은 장애인 권리예산… 예결위와 기재부, 진짜 싸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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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장면 ©국회 인터넷 방송
▲지난 10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장면 ©국회 인터넷 방송

  • 국회 보건복지위, 정부안보다 2조 4676억 대폭 증액
  • 활동지원 5500억·탈시설 179억↑… 전장연, 지하철 시위 유보
  • 수능 맞아 16, 17일엔 선전전·삭발식도 중단
  • 이번 주 국토위, 환노위 각각 장애인 이동·노동예산 심사
  • 17일 예정, 예결위 예결소위부터 복지예산 ‘진검승부’

[더인디고 조성민]

지난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잠시 멈춰 세웠다. 지하철 승하차 시위 유보는 17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14일 오전 8시, 전장연은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가지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18일까지 제47차~제51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유보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혜화역까지 이동했다.

전장연, 보건복지위 권리예산 반영·수능이번주 지하철 탑니다유보

전장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보건복지부 주관 장애인 권리예산이 100%는 아니지만, 정부안 대비 장애인 활동지원과 탈시설 시범사업 예산 등이 의미 있게 반영됐다”며 유보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오는 16일 수능 예비소집일과 17일 수능 당일에는 ‘출근길 선전전과 삭발식’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9일과 10일 오전까지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를 진행한 데 이어 10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 2023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산소위 한정애 위원장이 10일 전체회의에서 예산심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국회 인터넷 방송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산소위 한정애 위원장이 10일 전체회의에서 예산심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국회 인터넷 방송

보건복지위원회 한정애 예산소위원장(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0일 전체회의에서 “복지부 소관 예산 40억 7400만원을 감액하고 ‘장애인활동지원’과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 등을 포함, 약 2조 4717억 100만원을 증액해 총 2조 4676억 2700만원을 순증했다”고 밝혔다.

■ 보건복지위가 반영한 장애인 예산 살펴보니… 탈시설·거주시설 대체로 모두 반영

우선 전장연이 요구한 장애인권리예산안 중심으로 보면 보건복지위는 내년도 정부안 대비 ▲장애인 활동지원예산은 정부안 1조9920억보다 5500억원을 증액했다. 구체적으로 쟁점이 됐던 수가 현실화를 위해 정부안(1만5570원)보다 1430원 오른 1만7000원으로 하고, 이용 대상자도 13만5000명으로 늘린데 이어 가산수당 역시 5000원으로 편성했다.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수가 현실화 등) 467억, 장애인가족지원센터 설치 171억(순증), 방과후활동지원 단가와 제공시간 확대에 32억 등 약 1070억원을 증액하고, ▲탈시설 시범사업예산과 자립생활지원센터 예산 역시 정부안보다 각각 179억원, 41억원을 늘렸다.

보건복지위는 정부가 감액한 ▲여성장애인 지원 예산은 출산비용 단가를 500만원으로 인상하는 등 33억원을 증액했다. 또 ▲5년째 동결 수준인 장애인권리옹호기관 운영 예산도 정부안보다 17억 증액된 44억원으로 편성한 데 이어 ▲2023년 국제농아인대회 개최 지원에 30억원, ▲인천전략의 지속 이행을 위한 ‘국제장애인권리보장센터’ 운영에 17억원(신규)을 편성하는 등 국제협력 예산과 ▲장애인거주시설 운영지원 등에도 490억원을 증액 편성했다.

내년도 장애인예산, 이달말까지 예결위와 기재부 힘겨루기에 달려

국회는 이번 주도 오늘(14일)부터 국토교통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등이 예결소위와 전체회의 등을 열고 장애인 관련 예산을 심사한다.

▲전장연은 14일 지하철 삼각지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권리예산 반영과 수능시험 등을 고려해 18일까지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유보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활동가들이 ‘국회는 장애인 이동권 예산을 보장하라’고 적힌 손피켓 등을 들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장연은 14일 지하철 삼각지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권리예산 반영과 수능시험 등을 고려해 18일까지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유보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활동가들이 ‘국회는 장애인 이동권 예산을 보장하라’고 적힌 손피켓 등을 들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장연은 “장애인 이동권, 노동권, 교육권 예산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의원 등은 이미 각 상임위원회에서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약속했다”고 전제한 뒤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대하지 않는 한 여야 합의에 따라 각 상임위원회에서 예산반영은 무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이어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직접 찾아가 면담을 약속받았지만, 아직 답이 없다”며 “국민의힘은 장애인 권리보장에 대한 책임을 직시하고 속히 응답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국회 복지위원회 등 각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된 2023년도 예산안은 예결위와 본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하지만 ‘예산 싸움’은 기획재정부를 상대해야 하는 예결위에서 펼쳐진다.

특히 오는 17일 예결소위를 시작으로 최소한 이달 중 예결위원장과 여야 간사가 참여하는 소소위에서 진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10·29 참사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 검찰수사 등 정치적 현안이 맞물리면서 12월 2일까지로 예정된 내년도 예산안 국회 본회의 심의, 확정은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더인디고 jsm@theindig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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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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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형
1 year ago

장애인 이동권보장은 언제나 중요하고 장애인도 사람이다 근데 당연한거를 왜 이동권 보장을 할려는지 잘 이해가 안된다. 그치만 정부에서 한시라도 빨리 장애인 이동권보장예산을 국가에서 지원을 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