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23] ① 박정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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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연대 서울지부 양천지회 박정임 회원 ⓒ부모연대
▲부모연대 서울지부 양천지회 박정임 회원 ⓒ부모연대

[더인디고] 올해 10살인 제 아이는 뇌병변 1급, 지체 1급으로 신생아와 같습니다.  몸은 사랑받은 해만큼 자라고 있지만 행동은 생후 3개월에 머물러 있습니다. 매일 학교와 병원에 오가는데 휠체어에 혼자 들어 태우기도 벅찹니다. 앞으로도 계속 자랄 텐데 걱정입니다.

장애아를 키우는 것은 나날이 힘에 부치는데,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당연히 받아야 할 국가 교육에서도 외면받습니다. 특수교육대상자인 제 아이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의무 교육이지만,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우리 지역에는 있는지... 앞에 특수라는 말이 붙다 보니 들어가기고 어렵고, 멀리 가야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양천구에는 아직도 특수학교가 한 곳도 없습니다.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 제 아이는 매일 재활 치료가 필요하지만, 소아 재활 병원은 턱없이 부족하고 그나마도 아이가 커지는 청소년기는 받아주는 곳이 없습니다. 혼자 스스로 앉을 수도 설 수도 걸을 수도 없는 청소년기에는 어째야 하는 걸까요? 계속 몸을 움직여 줘야 하고 옆에 있어 돌봐줘야 하는데 이 모든 어려움을 부모가 가족들이 오롯이 전부 해줘야 하기에 경제적으로도 심적으로도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대로 가면 어느 순간 한계에 봉착하게 될 겁니다. 제발 우리에게 그런 상황이 오지 않게 저희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말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뉴스를 보면 장애를 가진 가족이 생활고와 우울증으로 세상을 등지고 있습니다그것을 보도하는 뉴스에도 그분들을 왜 그렇게 끝으로 몰렸는지 나오지 않고 올해 몇 번째, 하나의 숫자처럼, 그렇게 보도합니다. 그분들도 누군가의 아들딸이며 아빠이자 엄마입니다. 소중한 가족입니다. 숫자가 아닙니다.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사연을 알려줘야죠.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되지 않게 대책을 세워야죠. 그래야 막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저희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말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왜 우리는 가난해야 합니까! 왜 우리는 밖으로 나가면 안 됩니까! 왜 우리는 말하면 안 되는 겁니까!

외면하지 말고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말할 수 있게 해 주세요.

–2023년 1월 31일 오전 11시, 화요집회 23차 중에서 –

[더인디고 THE INDIGO]

반복되는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죽음을 멈춰달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삭발과 단식에 이어 고인들의 49재를 치르며 넉 달을 호소했지만, 끝내 답이 없자 장애인부모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2022년 8월 2일부터 ‘화요집회’를 통해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더인디고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협조로 화요집회마다 장애인 가족이 전하는 이야기를 최대한 그대로 전하기로 했다.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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