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32] ② 신은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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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연대 서울지부 강서지회 신은미 회원이 4일 이룸센터 앞에서 열린 제32차 화요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모연대 서울지부 강서지회 신은미 회원이 4일 이룸센터 앞에서 열린 제32차 화요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더인디고] 올해 통합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자폐성 장애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과 사람에게 적응이 쉽지 않은 아이입니다. 불안한 새 학기 적응과 맞물린 데다 사춘기 초입에 접어들다 보니 아이나 저나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매년 새 학기 통합학급에 적응해야 하는 아이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더 심화하여지는 학습에 통합반 교실에서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고 발표도 곧잘 하는 아이입니다. 하지만 고학년이 되니 어려워진 과목들과 늘어난 수업 시간에 본인의 힘듦을 표현합니다. 혼잣말하거나 조용히 자리를 이탈하더니 최근에는 혼자 교문 밖을 나가는 상황까지 일어났습니다. 아이가 교문 밖으로 이탈하는 동안 담임교사, 특수교사, 교문을 지키고 계시는 보안관 아저씨까지도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믿고 보내는 학교에서 아이를 잃어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사회초년생인 담임교사는 장애아동에 대한 경험이 없고, 어떤 지원을 해줘야 할지 몰랐다며 사과했고, 교장도 학교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기에 일단락됐습니다. 하지만 이 일이 발생한 이후부터는 학교에 보내고도 마음을 졸이게 되는 학부모가 되었습니다. 특수반 학생은 특수반에서만 교육받는 게 아닙니다. 원반에서 더 많은 시간을 교육받는 통합교육의 대상자입니다. 이렇기에 담임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도와 역량이 절실히 필요한 것입니다. 교사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학교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는 것도 중요한 거 같습니다.

통합학교에서는 매월 1~2회 통학 교육연구회를 열었으면 좋겠습니다. 담임교사, 교육부장, 보건교사, 상담교사, 특수교사 등이 참여해 통합반 학생 개인의 발달 정도를 공유하고, 협력 교수 방법을 논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도 요청할 계획입니다.

특수교육대상자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특수교육은 특수교사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학교 관리자, 일반교사, 특수교사, 학교 구성원들이 각자 역할을 명확히 인식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통합교육 문화가 올바르게 자리 잡게 되면 반 구성원인 비장애 아이들도 바뀌게 됩니다. 학교에서 장애 학생에 관심을 두고, 차별을 용인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니 아이들의 인식도 바뀌게 되고 다름을 이해하는 방법도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비장애 학생들이 장애 학생을 동등한 구성원으로 인식함으로써 이 아이들이 자라 성인이 되었을 때 차별과 혐오가 없어지는 건강한 사회로 발전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2023년부터 시행되는 특수교육 발전 5개년 계획에 있는 통합교육 문화확산과 실질적인 지원정책이 잘 시행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아이들은 오래 걸려도 분명히 성장합니다. 우리 부모님들은 아파도 살아내고, 이겨낼 것입니다. 힘든 시기 부모회에 들어와 같은 마음을 가진 모든 부모님과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2023년 4월 4일 오전 11시, 화요집회 32차 중에서–

[더인디고 THE INDIGO]

반복되는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죽음을 멈춰달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삭발과 단식에 이어 고인들의 49재를 치르며 넉 달을 호소했지만, 끝내 답이 없자 장애인부모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2022년 8월 2일부터 ‘화요집회’를 통해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더인디고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협조로 화요집회마다 장애인 가족이 전하는 이야기를 최대한 그대로 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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