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개발원, 이번엔 공모사업 선정서 ‘절차상 하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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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개발원은 국제장애인협력 공모사업 선정 과정서 절차와 원칙을 무시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더인디고
▲한국장애인개발원이 국제장애인협력 공모사업 선정 과정서 절차와 원칙을 무시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더인디고

  • 전격 인사뒷말 이어 국제사업 공모 과정서 원칙무시
  • 서류심사 8개 단체 선정 발표, 나흘 만에 9개로 정정
  • 문제 알고도 최종 발표 강행공공기관 신뢰성 논란 자초

[더인디고 조성민]

한국장애인개발원(원장 이경혜)이 ‘국제장애인협력 공모사업’ 참여단체 선정 과정에서 공공기관으로서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의심케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개발원은 지난 2016년부터 ‘국내 비영리 민간기관을 대상’으로 국내·외 장애분야 국제협력 사업을 추진하도록 지원하는 ‘국제장애인협력 공모사업’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3월 공모를 통해 6개 단체, 각 1개 사업당 최대 8000만원을 지원한다.

문제는 지난 4월 6일 서류심사를 통과한 8단체를 개발원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나흘 만인 10일, 별다른 이유나 해명 없이 9개 단체로 수정해서 게재했다. 이어 14일 9개 단체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 데 이어, 18일 면접 결과 최종 선정된 6개 단체를 발표했다. 선정된 단체 중에는 당초 발표 명단에 없었던 곳이 포함되면서 공정성 논란으로까지 번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애인개발원의 국제협력 공모 서류심사 결과 발표 명단이 4월 6일(왼쪽)과 10일(오른쪽)이 다르다. /사진=제보자
▲장애인개발원의 국제협력 공모 서류심사 결과 발표 명단이 4월 6일(왼쪽)과 10일(오른쪽)이 다르다. /사진=제보자

공모사업에 참여한 한 참여단체 관계자는 개발원 홈페이지에서 최초 공개 명단과 이어 수정된 명단 자료를 더인디고에 보내왔다. 제보자는 “명단 수정 발표 과정에서 참여단체나 홈페이지에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 적어도 공공기관이면 정정 사유라도 정확하게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취재를 요청했다. 개발원에 직접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지 대해서는 “심사 중이라 이의제기에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개발원 관계자 A 씨는 “담당자가 서류심사 결과를 집계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한 뒤 “추가된 단체는 서류심사에서 커트라인 점수(70점) 이상을 받았다. 자신들의 실수를 숨긴 채 8개 단체만 심사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조작이나 외압 같은 것은 절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원장 결재까지 난 공식 서류심사 결과를, 그것도 다시 공지할 때는 심사위원들에게 확인받거나 정정 사유를 밝힌 뒤에 면접을 진행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면접 때 설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좀 달랐다. 서류와 면접 심사에 참여했던 심사위원 B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면접 당시 서류심사 결과 70점 이상 단체가 9개였다는 설명 정도였다”며 “논란이 될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선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은 보건복지부 관계자를 포함해 약 5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원 측의 무리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절차상의 하자가 있었음을 인정했지만, 18일 오후 최종 결과 발표 순간까지 설명은 없었다.

추가 취재 과정에서 본지는 지난 17일 A 씨 등 개발원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면접 결과를 발표하더라도 공식 해명이나 사과하는 것이 공공기관으로 적절한 책임이나 처신이 아니겠냐’고 말했지만, 개발원 측은 “논의하겠다”는 말뿐이었다.

개발원의 일방통행식 불통 행정은 이번뿐이 아니다.

지난해 개발원과 장애인단체 등이 입주해 있는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2층 ‘인큐베이팅 사무실’ 공모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 처음 3개 기관 모집에 2개 단체만 신청했지만, 개발원은 기간 내 신청한 단체에 어떠한 설명도 없이 공모 기간을 연장했다. 이에 신청 단체로부터 공공기관으로서 지켜야 할 원칙이나 절차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국가 및 공공기관 등에서 근무하는 복수의 관계자들 역시 이번 공모사업과 관련해 “실수에서 비롯됐다고는 하지만 이후 진행 과정에서 소명하거나 최소한 면접위원들에게 정확히 알린 후 대책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했다”면서, “더 큰 문제는 면접 이후 문제가 있음을 내부 경영진도 알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누구도 사과나 해명 없이 선정 결과를 발표한 것은 공공기관으로서의 신뢰를 무너뜨리거나 오해의 소지를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선정된 6곳은 모두 비영리단체다. 하지만 국제개발엔지오 등 장애인단체와 무관한 4곳이 선정됐다. 지난해는 선정된 7개 단체 중 2곳에 불과했다.

장애인단체만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는 아니지만, ‘국내외 장애인 권리실현’ 등의 목적을 고려할 때 장애인단체들의 참여가 기대되는 사업이었다. 논란이 일자 개발원도 문제를 의식한 듯 장애인단체는 가점 부여 등 대책 마련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개발원은 지난 3월 신임 원장 취임 후 곧바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상반기까지 조직 컨설팅 중에 진행된 일이라 뒷말도 나왔다. 개발원은 이번 공모 과정에서 또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더인디고 jsm@theindig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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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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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rain_PARK@gmail.com'
긴비공원
1 year ago

옳지 않습니다!

Longrain_PARK@gmail.com'
긴비공원
1 year ago

이라믄 안됩니다! 옳지 못합니다!

minhlee@hani.net'
민호*
1 year ago

‘장애인협력사업’이란 장애인당사자들이 협력하고 힘을 합쳐 장애인의 권리신장을 위한 국제적 네트워크를 만들고 나아가 외국 당사자들의 권익을 신장하거나 사회 변화를 유도하는 사업일 것 같은데요. 선정된 단체 6개중 4개가 장애인단체가 아니라면 이 사업비를 ‘장애인’개발원이 관리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개발원 담당자들은 지들 일하는 세계도 모른단 건가요? 말도 안되는 일이네요. 한심한 일입니다. 이번 기사로 개발원에 문제를 알았습니다. 좋은 기사입니다. 화이팅.

pyaa1224@hanmail.net'
도산공원
1 year ago

오래도록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도대체 언젯적 직원들이 아직까지 기관에서 권력을 향유하며 안일한 자세로 업무에 임하는지 한심할 따름이다.
진짜 물갈이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새로운 기관장이 들어오면 혁신이 일어날수도 있을까라는 작은 희망에 젖어있던 내 자신이 한심스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