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5일 열린 제51차 화요집회에서 부모연대 대구지부 변호정 회원이 발언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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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51] ② 변호정 씨

By 더인디고

September 14, 2023

[더인디고] 대구에서 온 변호정입니다. 저는 대구 달성군에서 지난 5월 31일부터 500여 일간의 농성이 있었고 그 농성으로 우리가 이루어 낸 것에 대해 전하고 그 과정을 겪으며 경험한 것을 나누고자 합니다.

대구시 달성군 내 우함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한사랑마을’에서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수 차례 장애인 학대 및 인권침해, 사망사건이 이어왔습니다. 지난 4월에는 같은 재단의 발달장애인 이용시설인 주간활동센터에서 장애인 학대가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달성군은 안일한 대처로 이어오며 한사랑 마을에 과태료 200만 원과 개선명령 2회, 주간활동서비스 제공 기관에는 1개월 영업정지만 명령하였습니다.

한사랑 마을은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서 결정한 학대건만 하더라도 ’21년 질식사고, ’22년 의료 지원 부적정, 음식물 관리 부적정 판정 2건, 시설서비스 최저기준 미달 5건에 따른 행정처분도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끝없는 학대에 대해 달성군의 적극적인 처분과 실질적 대책 마련을 위한 농성을 시작하였고 7월 20일 협의가 이루어지며 농성은 마무리되었습니다.

해당 시설장 교체, 탈시설 수요 파악하고 그에 따른 지원계획 수립하며, 발달장애인, 중증장애인 개인별 공공책임 돌봄 실현을 위한 조치로 2024년부터 장애인 자립생활주택 1개소를 운영하며, 입주하는 재가 및 탈시설 장애인 2명에 대해 군비 추가 월 180시간의 지원한다는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미약한 성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대구 지역에서는 최초로 기초지자체 재가장애인 공공책임 돌봄 실현을 위한 조치로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대구 전역에 확대하는 물꼬가 트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투쟁의 과정에 만난 달성군청과 그 공무원들의 태도로 상처받기도 하고 그로 인해 우리가 싸울 원동력을 얻기도 하는, 슬프지만 힘 나는 상황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지나가는 시민들의 지지와 여러 연대의 힘으로 50여 일간의 무더위와 폭우 속에서 바람에 날아 가버릴 듯한 농성장, 폭우에 떠내려가 버릴 것 같은 농성장을 지키며 우리 사회 속에서 우리의 몫을 챙기며 우리의 소리를 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는 이제 시작이라 농성의 끝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아직 7개 구, 아니 이제 군위군까지 늘어서 8개 구·군이 남아 있으니깐요. 하지만 우리의 움직임과 우리의 목소리를 사회는 변할 것이며, 그 변화로 우리 발달장애 자녀의 삶이 변화될 수 있다면 우리는 지치지 않을 것입니다.

-2023년 9월 6일 오전 11시, 화요집회 51차 중에서–

[더인디고 THE INDIGO]

반복되는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죽음을 멈춰달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삭발과 단식에 이어 고인들의 49재를 치르며 넉 달을 호소했지만, 끝내 답이 없자 장애인부모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2022년 8월 2일부터 ‘화요집회’를 통해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더인디고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협조로 화요집회마다 장애인 가족이 전하는 이야기를 최대한 그대로 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