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7.10.~11. 대한민국 제6차 국가보고서 심의
- 정신장애인 동의·보호입원 등 비자발적 입원 개선 권고
- 입원적합성심사도 대면으로 진행해야!
- UN 장애인권리위원회 이어 ‘인권위 독립성’ 강조
- 피구금자 법적보호 장치 등은 1년 뒤 추가 보고 요구
[더인디고] 유엔 고문방지위원회가 한국의 정신장애인에 대한 ‘동의입원’과 ‘보호입원’의 문제 등을 우려하며, 관련 법률 및 학대 등을 방지하기 위한 법적 보호장치를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모든 구금시설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접근 권한 등을 강화하고, 독립적이고 효과적인 진정 메커니즘 구축 및 피해자 구제 제공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UN 고문방지위원회(Committee against Torture, 위원회)는 대한민국의 제6차 ‘고문 및 그 밖의 잔혹한, 비인도적 또는 굴욕적인 대우나 처벌의 방지에 관한 협약(고문방지협약)’ 국가보고서를 심의한 데에 이어, 26일 위 내용 등이 포함된 최종견해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1995년 1월, 고문방지협약을 비준한 이래 정기적으로 위원회에 동 협약의 이행 상황에 대한 국가보고서를 제출, 심의에 참여해 왔다. 이번 제6차 심의는 2017년에 있었던 제3·4·5차 심의로부터 7년 만에 진행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정부 차원에서는 교육부, 외교부, 국방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대검찰청, 경찰청 등 9개 부처·기관 합동 정부대표단을 구성 7월 10일과 11일, 이틀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가보고서 심의에 참여했다.
국내 26개 시민사회단체 역시 ‘고문방지협약 심의 대응을 위한 한국시민사회모임’을 구성해 지난 6월 10일, ‘유엔 고문방지위원회 제6차 대한민국 심의를 위한 시민사회공동보고서(NGO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국내 장애인단체 중에는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한국장애포럼 등이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으며, 심의를 앞두고 현지를 방문 고문방지위원회 위원과의 면담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법무부 등에 의하면 위원회는 최종견해를 통해 우리나라가 강제실종방지협약 비준(‘23.1), 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비준(’22.12), ILO 제29호 협약 비준(‘21.4), 인신매매방지법 제정(’21.4), 대체역법 제정,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정, 가정폭력처벌법 개정, 영창제도 폐지, 민법상 징계권 조항 삭제, 변호인의 변론권 강화 방안 마련, 위해성 경찰장비 사용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 제4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수립, 국립 국가폭력 트라우마 치유센터 설립 등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에 가입하지 않은 점 등을 비롯해 교정시설 내 과밀 수용과 시설수용 및 고문에 대한 진정 메커니즘 등 여러 인권 상황 등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우선 정신적, 심리적 측면 등을 고려한 고문의 정의와 어떠한 고문도 공소시효를 적용받지 않도록 필요한 입법 조치 등을 채택한 것을 권고했다.
지난 2022년 UN 장애인권리위원회의 최종견해에 이어 고문방지위원회도 파리원칙에 의거, 한국의 인권위에 대한 임명 절차의 투명성에서부터 독립성과 기능적 자율성 보장 등을 지적했다. 모든 구금 장소에 대한 접근 권한, 특히 자유가 박탈된 모든 장소에 대한 불시 방문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위원회의 감시 권한을 더욱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교도소 다인실의 수감자 1인당 최소수용 면적(2.58㎡)이 국제 기준(1인당 5.4㎡)에 미치지 못하는 등 과밀화(‘23년 기준 전국 수용률 113%)와 정신건강 치료를 포함한 적절하고 시의적절한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 부족을 우려했다. 또한 구금 중 다수의 사망이 발생하는 문제, 구금 중 사망, 고문 및 학대 혐의를 효과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독립적인 메커니즘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현행 동의입원과 관련해, 보호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퇴원이 거부되고, 대신 보호자의 의한 ‘보호입원’으로 변경된 사례 등을 우려하며, ▲비자발적 입원 관련 법률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입원적합성심사를 대면 중심으로 진행하고, ▲정신장애인이 독립적이고 비밀이 보장되는 접근 가능한 이의제기 매커니즘 확립, ▲관련 기관의 학대 혐의에 대해 즉각적이고 철저한 조사, 그리고 ▲학대 의심자에 대한 기소 및 ▲유죄로 판결되면, 행위의 심각성에 따라 처벌하고 피해자에게 효과적인 구제책을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우리나라 정신건강복지법은 정신질환자 본인의 의사에 따른 입원여부에 따라 자발적 입원(자의입원, 동의입원)과 비자발적 입원(보호입원, 행정입원, 응급입원)으로 나누고 있다.
하지만 보호입원이 헌법불합치 결정이 났음에도 입법 개선의 시한을 두지 않아 여전히 제도가 유지되고 있고, 그 대안으로 ‘동의입원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동의입원은 퇴원 희망 시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하며, 의사가 치료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72시간 동안 환자의 퇴원 의사를 거부할 수 있다. 해당 기간 보호자 동의가 있으면 보호입원 등 비자발적 입원으로 전환돼, 사실상 자기결정권에 의한 입·퇴원 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한국시민사회모임은 NGO보고서를 통해 ‘보호의무자에 의한 강제입원’과 ‘동의입원’을 전면 폐지하고,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의 주 1회 심사 개최와 대면심사를 의무화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보호입원 시 전문의 2인 입원진단의 예외를 인정하는 단서 조항 폐지 등 정신질환자 인권침해를 실질적으로 예방할 수 있도록 입원 과정을 개선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정신의료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의료시스템 안에서 인권침해를 경험하고 있는 심리사회적 장애인의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위원회는 ▲구금 초기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와 독립적인 의사로부터 무료 건강검진을 받을 권리 등 법적 보장과 보장 ▲수용자 의료권 보장 ▲국가보안법 제7조 등 개정 또는 폐지 ▲사형제 폐지 ▲법 집행 공무원 포함 모든 공무원 대상 ‘고문이나 비인도적 대우 및 처벌’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시행 ▲군대 내 젠더 기반 폭력 포함 모든 폭력 예방 및 근절, 고문 및 학대 혐의와 자살 등 모든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자 처벌 및 피해자 구제 조치,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 고려 ▲북한이탈주민의 법적 권리 보장 및 강제소환 금지원치 준수 ▲난민신청 시 독립적인 이의신청 메커니즘 보장과 외국인 보호기간의 상한 설정 ▲인신매매방지법의 국제기준 부합 개정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한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구제 보장, 부부강간죄 신설 고려 ▲모든 과거 국가폭력과 시설수용 피해자의 보상·재활 등 효과적인 구제 및 배상을 보장할 것을 권고했다.
법무부는 “이번 고문방지협약 심의 과정에서 점검한 주요 인권 이슈와 위원회의 권고를 충실히 검토해, 국내 인권정책 수립·시행에 참고하겠다”며 “향후 제7차 국가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이행 노력과 개선된 점을 국제사회에 적극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시민사회모임은 이번 “유엔 최종견해에 대해 한국 정부가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위원회는 ▲피구금자에 대한 기본적인 법적 보호장치, ▲독방 수용 관행 개선 ▲정신건강 관리 등 수용자에 대한 적절한 의료서비스 제공, ▲군대 내 고문 혐의와 사망 사례 등 4건의 권고에 대해선, 오는 2025년 7월까지 추가 정보를 보고하도록 요청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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