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선의 무장애 여행] 긴 호흡의 시간, 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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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곡해변 ©전윤선
▲연곡해변 ©전윤선

[더인디고=전윤선 집필위원]

더인디고 전윤선 집필위원
▲더인디고 전윤선 집필위원

이글거리는 태양은 땡볕을 쏟아내고 사람들은 숨구멍 찾아 그늘로 숨어든다. 그 풍경에 하늘과 바람과 사람들의 시간이 머물러 있다. 여행은 인연이 이끈 여정에서 그렇게 시작됐다. 영혼을 살찌우는 여행은 다양성의 교집합이다. 여러 곳을 이동하며 휴식과 체험이 교차하고 음식으로 추억을 만들기도 소환하기도 한다. 한곳에 머무는 캠핑 여행도 그렇다. 캠핑을 즐기는 매력은 노출된 자연에서 직접 밥을 짓고 요리도 하고 바비큐 통에 고기를 굽는 즐거움에 취하기도 한다, 캠핑용 컵에 커피를 마시고 풍경을 응시하며 멍때리는 시간은 생각만 해도 입꼬리가 올라간다. 밤에는 모닥불을 피우고 은하수를 건너며 떨어지는 별똥별을 직관하는 시간은 짜릿하다. 캠핑 중 비라도 만나면 낭만은 더해진다. 텐트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에 감성은 더욱 깊어지고 귀 호강은 덤이다. 이보다 더 좋은 여행이 있을까.

텐트를 치고, 버너를 켜서 코펠에 라면을 끓여 먹고 풀벌레 소리를 자장가 삼아 침낭에서 잠을 자는 꿈을 꾼다. 언제쯤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이래저래 궁리한다. 아마도 휠체어 사용인 중 캠핑 여행의 로망을 가진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나도 그중 한사람이다. 전국에 많은 캠핑장이 있지만 휠체어 사용인 등 관광약자가 접근할 수 있는 캠핑장은 한정적이다. 수요는 급격히 늘고 있지만 공급이 따라가질 못하니 무장애 캠핑장 예약은 경쟁이 무지막지하다. 특히 여름 성수기엔 더욱 그렇다.

치열한 예약 경쟁을 뚫고 상상이 현실이 되는 캠핑 여행을 떠났다. 강릉 연곡 솔향기 캠핑장은 휠체어 사용인도 접근할 수 있는 무장애 카라반이 있다. 솔향기 캠핑장은 열린 관광지로 조성되면서 무장애 카라반, 데크형 텐트촌, 샤워장, 취사장, 음수대 등 다양한 접근성을 높였다.

▲무장애 카라반 ©전윤선
▲무장애 카라반 ©전윤선

캠핑장 카라반 접근성은 단연 돋보인다. 카라반 앞에 장애인 주차장이 있어 차량을 이용하는 캠핑러의 접근성을 높였고 완만한 데크 경사길이 평상과 카라반으로 이어져 있다. 평상 위에는 무장애 테이블이 있어 바다를 가까이에서 직관할 수 있다. 카라반 안에도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다. 침대와 침구, 싱크대와 조리도구, 샤워실과 화장실까지 휠체어 사용인이 캠핑하는 데 용이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텐트촌 데크 평상이다. 텐트촌 데크 평상은 휠체어 사용인도 접근할 수 있는 경사로는 있지만 정작 휠체어 사용인의 높이를 고려하지 않아 텐트촌 캠핑은 할 수 없다.

▲수상휠체어 ©전윤선
▲수상휠체어 ©전윤선

연곡해변 솔향기 캠핑장은 여름 휴가철 한정적으로 “관광약자를 위한 수상 휠체어 체험 프로 그램”도 운영한다. 해변 모래밭에 야자 매트가 깔려있어 바닷물 앞까지 접근 가능하고 수상 휠체어를 타고 바닷물에 입수할 수 있다. 게다가 안전요원과 도움 인력까지 상주해 있어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해수욕하고 나면 샤워 걱정도 덜 수 있다. 편의시설이 설치된 샤워장까지 완비하고 있으니 볕이 쏟아지는 해변 여행이 즐거워진다.

▲버스정류장 쉘터 및 휠체어 보행로 ©전윤선
▲버스정류장 쉘터 및 휠체어 보행로 ©전윤선

연곡해변 솔향기 캠핑장은 무장애 버스정류장과 쉘터도 있다. 승강장 쉘터 안으로 휠체어 탄 여행객이 접근할 수 있는 것만으로 연곡해변이 모두를 위한 접근성에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엿보인다. 게다가 버스 정류장에서 캠핑장 안내소까지 휠체어 보행 길이 있어 안전하다. 매표소와 편의점 접근성도 높였고 안내소 안에서는 급속충전기와 로보힐 전동휠체어도 무료 대여한다. 여행하다 보면 접근성 미비로 방해물을 만날 때가 많다. 모든 여행지가 완벽할 수 없겠지만 그나마 연곡해변 솔향기 캠핑장은 해마다 변화를 거듭한다. 열린관광지 브랜드에 걸맞게 접근성 개선은 여행에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 데 기여한다.

▲안내센터 내 급속 충전기 및 로보힐 대여 ©전윤선
▲안내센터 내 급속 충전기 및 로보힐 대여 ©전윤선
▲샤워장(좌)과 화장실(우) ©전윤선
▲샤워장(좌)과 화장실(우) ©전윤선

여행의 형태는 다양하다. 호캉스, 촌캉스, 캠핑 등 한곳에서 일정 기간 머무는 여행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시끄러운 감정을 차분하게 한다. 빡빡한 일정을 쫓는 여행을 뒤로하고 풍경에 동화되는 캠핑은 도파민도 폭발한다. 그렇게 동선을 최소화하며 책도 읽고 휴대폰으로 영화도 보며 풍경과 동화될 수 있는 멀티 콘텐츠다. 연곡캠핑장에 낭만이 솟아오른다. 바닷가에 따듯한 태양이 반짝반짝 금가루를 뿌리며 길고 평온한 하루를 이어준다. 빛에도 호흡이 있고 어둠에도 호흡이 있다. 호흡하며 살아가는 우주의 주인공들도 호흡하며 순환한다. 그리고 나를 둘러싼 내 몫의 우주도 긴 호흡의 시간이다.

무장애 여행 팁

  • 가는 길: 강릉역에서 강원 장콜 즉시콜 이용(전화: 1577-2014)
  • 연곡솔향기캠핑장(전화: 033-662-2900 홈주소: www.pinecamping.or.kr)
  • 접근 가능한 화장실: 연곡 솔향기 캠핑장 다수

[더인디고 THE INDIGO]

사)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대표. 무장애관광인식개선교육 강사. 무장애 여행가로 글을 쓰며 끊어진 여행 사슬을 잇는 활동을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습니다. 접근 가능한 여행은 모두를 위한 평등한 여행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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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곡해변 솔향기 캠핑장은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에 자리했다. 동해고속도로 북강릉 IC에서 북강릉, 주문진 방면으로 10여 분 달리면 도착한다. 이곳은 해변과 솔숲이 조화를 이룬 연곡해수욕장에 위치했다. 이 덕택에 바다를 조망하거나 소나무가 뿜는 피톤치드를 만끽하며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캠핑장 전 구역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하여 시설이 조성되었으며 캠핑존의 경우 A, B, C 세 개 구역으로 장애인용 데크 2면을 포함하여 총 127면으로 A존 대형 데크 61면, B존 일반 데크 41면, C존 자연형 노지 25면을 마련했다. 캠핑 트레일러가 들어갈 수 있는 자동차 캠핑존은 E존 10면을 갖췄으며 정박형 카라반은 장애인용 카라반 1대를 포함하여 D존 9대가 있다. 모든 사이트에서 전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책 읽는 벤치와 영유아… 더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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