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에 시작된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가 20주년을 맞이했다. 코로나19라는 위기가 있었지만, 신한금융그룹과 한국장애인재활협회의 중단 없는 노력으로 매년 청년들의 국제연수가 이어졌다. 올해 19기 드림팀 단원들은 6개 팀으로 나눠 벨기에, 영국, 독일, 캐나다, 스페인 등 다양한 국가에서 연수를 진행한다. <더인디고>는 청년들이 연수 과정에서 보고 듣고 느낀 다양한 경험을 날 것 그대로 연재하기로 했다. <편집자 주>
[글-바다팀 송채원 홍보담당]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19기 기획 연수 팀, ‘바다(Bada)’는 장애청년과 비장애청년이 함께 ‘디지털 공동 번영 사회 실현 방안’을 탐색하기 위해 지난 8월 3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튀르키예 이스탄불 공항을 거쳐 브뤼셀로 향했다. ‘바다(Bada)’는 ‘Barrier-free Accessibility to Digital for All’의 약자로, ‘장애포괄적 디지털 기술을 탐색하고 이를 국내에 적용하고자 하는 목표’와 ‘바다를 항해하는 마음으로 연수에 임하겠다는 청년들의 포부’가 담겨있다. 9박 10일 동안 벨기에 브뤼셀과 겐트, 프랑스 리옹,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한 바다 팀의 여정을 본지에서 총 5편의 기고 글로 소개한다.
바다 팀은 정봉근 교수(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를 필두로, 장애 청년 4인(송채원, 우다현, 서지웅, 채유성)과 비장애 청년 4인(최재혁, 변다혜, 이채은, 남레베까), 행정요원 2인(조성민, 한승아)으로 구성되어 있다. 팀의 장애 청년인 송채원, 우다현, 서지웅, 채유성은 각각 ‘시신경 마비로 인한 우안 실명, 좌안 약시(저시력) 및 진행성 시각장애’, ‘상지 절단으로 인한 중증 지체장애’, ‘중증 청각 및 언어장애’, ‘중증 전맹 시각장애, 스티븐 존슨 증후군 후유증’을 갖고 있으며, 이들은 평소 디지털 접근 경험을 토대로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성을 탐색하기 위해 이번 연수팀에 지원 선발되었다.
이번 연수에서는 장애 포괄적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사회적 통합을 촉진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고자 했는데 특히 유럽 연합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디지털 접근권 보장을 위한 노력을 직접 직접 경험하고, 이를 분석하여 한국 사회에 가장 적합한 모델 및 방향성을 제언할 계획이다. 특히, 장애 포괄적 기술이 단순한 도구로써의 역할을 넘어서, 어떻게 사람 중심의 접근성을 실현할 수 있게 하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바다 팀이 바라는 목표는 디지털 접근성이 장애인들만을 위한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모든 시민에게 공통되게 부여되는 자율성과 존엄성을 지키는 수단이 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연수팀이 방문한 벨기에, 프랑스, 스위스는 모두 장애인 권리 보호와 관련해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국가들이다. 벨기에는 장애인 권리 협약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있으며, 공공시설의 접근성 확보와 장애인 고용 촉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프랑스는 ‘장애인법’을 통해 교육, 고용, 주거 등에서의 장애인 권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모든 공공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고 있다. 스위스는 연방 차원에서 장애인 접근성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으며, 특히 공공 교통수단의 접근성 확보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장애 인권이 단순히 법적인 권리 보장을 넘어, 사회 전반에 걸쳐 포괄적인 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장애인을 배제하지 않고 사회의 모든 구성원으로서 포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는 ‘바다’ 팀이 탐색하고자 하는 디지털 공동 번영 사회의 실현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특히, 이번 바다 팀이 집중적으로 탐색할 유럽 접근성 법안(European Accessibility Act, EAA)은 유럽 전역에서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법적 틀로 자리 잡고 있다. EAA는 공공 서비스, 정보통신기술(ICT), 교통수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되었으며, 각국의 법률과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법안은 유럽 연합(EU) 내에서 장애인 권리를 보장하고, 이들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완전한 통합을 이루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EAA는 단순히 법적 기준을 설정하는 것을 넘어, 기업과 기관들이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따라야 할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한다. 이러한 법적 요구사항은 유럽 전역에서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용자가 디지털 및 물리적 환경에서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반영하고 있다.

바다 팀은 연수를 시작하기에 앞서, 방문하게 될 기관들에 대한 조사 및 인터뷰 방향성을 검토하고 원활한 연수를 준비하기 위해 주한유럽연합대표부를 방문, EU Commission, EU Accessible Center 두 기관과 사전 미팅을 진행했다. 해당 미팅을 통해 EAA 제정과 관련된 EU Commission 의역할 및 EU 회원국에서의 자국 법안 준비에 대한 최신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으며 정부 기관, 의회, 시민단체와의 구체적인 논의 과정 및 EAA 제정의 파급효과에 대해 유추해 볼 수 있었다. Accessible EU는 특히 포괄적 디지털 접근권을 위한 전문가 집단의 네트워킹, 인식 개선, 그리고 전문가 교육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어떻게 이러한 요소들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설명했다. 바다 팀은 세 기관과의 사전 준비 미팅을 통해 유럽의 접근성 정책이 어떻게 실행되고 있으며, 장애 당사자들이 실제로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 전반적인 현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유럽연합 중심으로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접근성 문제를 다차원적으로 이해하고,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유럽연합의 관련 정책 법률 제정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현지 연수에서 만나게 될 기관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출국일. 벨기에로 이동 중에 이용한 터키항공에서는 시각장애인 탑승객을 위한 밀착 지원이 제공되었다. 승무원 한 명이 시각장애인 탑승객에서 비상탈출을 위한 탈출로가 적힌 점자 안내서를 가지고 비상시 탈출로에 대한 인지를 확인하였고 기내식 등 음료 서비스 시에 1:1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경유지로 도착한 이스탄불 국제공항에서 유럽의 첫 번째 디지털 접근성 사례를 마주할 수 있었다. 이스탄불 국제공항은 2018년 10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공항으로 재개장했으며 한해 2억 명의 승객들이 이용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공항 안의 다양한 장애인 승객을 위한 편의시설과 더불어 눈에 띄는 Info desk를 발견했고 시각장애인 팀원이 이를 활용하여 공항 내 카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해당 기기는 3D 디스플레이를 통해 현재의 위치와 공항 이용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맞춤식으로 제공하고 있었으며 점자 스티커를 통해 기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위해서 빨간색의 도움 버튼을 누를 수 있도록 유도하였고 버튼을 누르면 실시간으로 공항 안내직원과 화상 연결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작동하였다.

공항 내 장애인 전용 화장실의 경우 국내처럼 미닫이문 타입이 아닌 개방형 자동문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휠체어 사용 장애인의 경우 충분한 입구를 확보하고 프라이버시를 존중받을 수 있는 설계가 눈에 띄었다. 유럽으로 긴 여행길에서 마주한 장애인을 위한 항공 서비스 및 공항에서의 접근성 정책들이 유럽으로 향하는 팀원들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