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찬의 기자노트]장애예술의 멋진 하모니, 드림위드앙상블 정기연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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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위드앙상블의 무대 사진
발달장애인 클라리넷 전문연주단체 드림위드앙상블의 여덞 번째 정기연주회가 지난 5일(목)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드림위드앙상블

[더인디고=박관찬 기자] 지난 주 목요일(9월 5일), 발달장애인 클라리넷 전문연주단체인 드림위드앙상블의 여덞 번째 정기연주회를 직관하기 위해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 다녀왔다.

사실 눈과 귀에 장애가 있는 상태에서 공연을 관람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콘서트홀에 울려 퍼지는 클라리넷 소리도 전혀 들을 수 없고, 이제 이름 좀 안다 싶은 단원들 누가 어디에 서서 또는 앉아 있는지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안 보이고 안 들린다고 해서 공연 관람을 못할 거라고 단정 내리는 건 편견이다.

드림위드앙상블의 그 유명한 멘트 “편견이 눈을 감으면 가슴이 음악을 듣는다”라는 말을 기자에게도 당연하게 적용된다.

드림위드앙상블의 정기연주회를 매년 빠지지 않고 꾸준히 개근하면서 이옥주 드림위드앙상블 이사장님이 기자만을 위한 ‘지정석’을 꼭 체크해 주신다. 저시력이라서 아주 안 보이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기자가 최대한 공연을 가까이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기자의 좌석은 항상 공연장 맨 앞쪽으로 지정된다. 그럼 조금이나마 가까이에서 무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번 정기연주회에서도 기자가 가장 기대했던 오희망 단원의 액션은 역시 압권이었다. 오희망 단원은 연주가 끝날 때마다 관객들의 박수와 호응을 유도하는 액션이 제법 큰 동작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맨 앞자리에 앉아 있는 기자의 눈에도 생생하게 들어온다. 그럼 기자는 다른 관객들과 한데 어우러져 박수치고 호응하며 단원들에게 응원을 보낼 수 있다.

이번 여덟 번째 정기연주회는 오희망 단원의 액션이 아니더라도 기자의 흥미를 끄는 요소가 여기저기에 있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정기연주회 사회를 보는 장웅 KBS 아나운서의 옆에 수어통역사가 서서 사회 멘트를 수어통역했다는 것이다. 맨 앞자리에 앉아도 일정 거리가 있는 수어통역사의 수어통역을 알아보기는 쉽지 않지만, ‘박수’를 유도할 때의 소어 같은 건 충분히 볼 수 있기 때문에 중간중간 기자도 관객들에 뒤쳐지지 않고 같은 타이밍에 박수치고 함께할 수 있었다.

또 그동안 단원들이 연주할 때는 항상 ‘서서’ 연주했는데, 이번 정기연주회에서는 ‘앉아서’ 연주하는 컨셉도 선보였다. 또 지난해 정기연주회에서는 아트위캔과 협연했다면, 이번 정기연주회에서는 극단 라하프가 출연하여 멋진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정기연주회 중간중간 정규 단원, 교육생 단원, 팀장님 등의 인터뷰도 함께 하면서 이 여덟 번째 정기연주회가 만들어지게 된 과정들이 음악과 함께 관객들에게 온전히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구성한 것도 인상적이다.

정기연주회의 횟수를 거듭할수록 드림위드앙상블이 가는 길은 우리 대한민국 장애예술계에 어떤 메시지를 주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드림위드앙상블 정기연주회의 포스터는 자폐성장애 화가 이규재 씨의 그림과 콜라보를 이루어 눈길을 끈다. 이규재 씨는 ‘한국의 빈센트 반 고흐’라 불릴 정도로 거친 듯하면서도 유연한 색감으로 자신의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드림위드앙상블

정기연주회의 시작을 알리는 홍보 포스터의 경우, 기존에 깊게 뿌리내린 틀대로라면 드림위드앙상블 단원들의 사진이 홍보 포스터의 메인을 장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정기연주회 홍보 포스터는 ‘한국의 빈센트 반 고흐’라 불리는 자폐성장애 화가 이규재 씨의 그림이 콜라보를 이루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홍보 포스터 콜라보에 그치지 않고, 정기연주회 시작 전 30여 분 동안 이규재 화가의 친필 사인회도 진행되었다.

뿐만 아니라 매년 다른 장애예술인이나 장애예술단체와 협연을 기획하면서 장애예술계가 ‘함께’ 가는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도 너무 좋은 기획이다. 정기연주회의 대미인 앵콜 무대에서 드림위드앙상블 단원들 뿐만 아니라 극단 라하프 단원들 등 모든 참여자들이 한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그야말로 감동 자체다.

그렇기에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현대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드림위드앙상블의 공연을 꼭 추천하고 싶다.

[더인디고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시청각장애를 가지고 있고 대구대학에서 장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첼로를 연주하며 강연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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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찬기자님의 기사는 명쾌하고 따뜻하고 진심이 느껴져서 항상 고개 끄덕 공감하며 읽습니다.
예술의 힘을 전해주신 기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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