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91] ② 이수경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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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일 열린 화요집회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이수경 서울지부 강동지회 회원이 발언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9월 10일 열린 화요집회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이수경 서울지부 강동지회 회원이 발언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더인디고] 안녕하세요. 자폐와 뇌전증을 가지고 있는 여성장애인의 엄마입니다.

2000년에 처음으로 특수교육을 시작하면서 어린이집을 알아보니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어린이집은 서울에는 단 한 곳이었습니다. 다른 곳은 장애어린이들을 받아주지 않았었죠. 무너지는 마음은 그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100:1의 경쟁을 넘지 못해 떨어졌고 그러던 중 5월경에 빈자리가 나왔다고 하여 어린이집을 뒤늦게 합류해서 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뇌전증이 심하고 적응을 못 한다고 하면서 12시에는 데리고 가라고 했고 그렇게 하면서 3년이 지나갔습니다.

나이가 차서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했고, 유예하려면 다른 어린이집을 알아봐야 했습니다. 3년이 지나가는 동안 통합어린이집이 한두 곳이 생겼고 여전히 집 근처에 보내고 싶은 어린이집은 부모면접에서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통합어린이집으로 지정된 곳에서 초등학교 입학을 1년 동안 유예하면서 어린이집을 다녔는데 교사들의 장애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아이한테는 더욱 안 좋은 상황에서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2004년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생활하는데 원반 담임 선생님의 마인드에 따라서 비장애 아이들이 우리 장애아이들에게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특수교사의 능력이 크게 좌우되던 때였는데, 원반 담임들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꽤 부족하고, 거기에 따라서 교장선생님들은 입학을 거부하는 상황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이때부터 교육권 보장을 위한 투쟁이 시작되었고 교육청 앞에서 교육권 보장 등을 외치며 천막노성 등의 시위를 했습니다. 오전에는 농성, 오후에는 특수치료를 위해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엄마들의 고된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활동지원은 2007년에 시범사업으로 시작되어 장애1급인 경우에만 최대지원으로 60시간이 지원되었고 나머지 시간은 오롯이 부모들이 모두를 감당해야 했던 시기입니다.

교육청에서 시위하는데 정부는 ‘우리 아이들을 죽은 사람으로 취급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소복을 입어야겠다고 당시 강동 대표에게 말했는데 그다음에 소복 입고 시위하며 경찰들과 대치하고 ~~

5학년 2학기가 되었을 때 일반학교 특수학급에서 생활하기에는 우리 아이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강동구에 있는 특수학교(구화학교)로 전학을 갔습니다. 특수학교지만 우리 아이들을 전적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도 잘 안 들었고요. 그래서 부모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그동안 세월이 흘러 고3이 되었습니다.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 고민이 되던 중 다니던 구화학교에 전공과가 한 반 생긴다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지만, 하필이면 우리 아이만 떨어졌습니다. 또다시 갈 곳을 알아봤지만, 우리 아이를 받아주는 곳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주간보호센터도 우리 아이가 여자이고 뇌전증이 있다고 거절당했습니다. 하지만 사정사정하면서 매달린 끝에 지난 2016년부터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런 세월을 보내면서 후배 엄마들은 나처럼 힘들지 않길 바라면서 시위에 열심히 했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엄마들을 시위 현장에서 만나야 한다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언제 우리는 이렇게 목 놓아 농성하지 않아도 촘촘한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지원받아 잘 이용하고 있는 정책도 없애버리는 이 나라가 장애인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는 걸까요? 이제 저는 사회적 노년기에 들었고 아이는 나이가 들어가고… 우리 아이를 두고 편하게 하늘나라에 갈 수 있을까요? 자녀자립 자립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원이 가능하다면 할 수 있는 계획이라고 합니다. 나라에서 깊은 고민과 정책을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2024년 9월 10일 오전 11시, 화요집회 91회차 중에서–

[더인디고 THE INDIGO]

반복되는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죽음을 멈춰달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삭발과 단식에 이어 고인들의 49재를 치르며 넉 달을 호소했지만, 끝내 답이 없자 장애인부모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2022년 8월 2일부터 ‘화요집회’를 통해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더인디고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협조로 화요집회마다 장애인 가족이 전하는 이야기를 최대한 그대로 전하기로 했다.

더인디고는 80대 20이 서로 포용하며 보듬어 살아가는 세상을 위한 인터넷 저널입니다. 20%의 사회적 소수자의 삶을 쪽빛 바닷속 살피듯 들여다보며 80%의 다수가 편견과 차별 없이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할 수  있게 편견의 잣대를 줄여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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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하네요. 얼마나 힘드실지 상상이 안됩니다. 힘내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