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지원제도, 부정수급할 수밖에 없는 제도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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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지원 단말기와 카드
장애인이 자립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존재하는 제도인 활동지원제도의 여러 문제로 인해 부정수급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박관찬 기자
  • 노동에 활동지원 이용했다고 5년-2억여 원 환수조치 사건
  • “다른 장애인이라도 같은 결정했을 것”

[더인디고=박관찬 기자] 추석 연휴를 얼마 남겨두지 않았던 지난 4일, 경기도 의정부시에 있는 한 안마원에서 안마원 운영자인 시각장애인 장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장 씨는 최근 안마원 운영 과정에서 활동지원사로부터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은 것이 부정수급이라는 이유로 의정부시로부터 5년 치 활동지원급여인 약 2억 원의 환수 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한시련)에서 성명을 통해 애도를 표했고, 뒤이어 한시련과 서미화, 최보윤 국회의원의 기자회견을 통해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낸 가운데, 더인디고는 활동지원서비스 부정수급의 문제에 대해 취재했다.

개선 움직임 없던 문제가 결국 터진 것

활동지원서비스 부정수급 사건에 대한 심의 위원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는 한 활동가는 “부정수급은 의외로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이번 건처럼 금액이 정말 큰 액수로 조치가 내려지는 게 충격을 준다”고 전제하며, “정말 시에서 장애인이나 활동지원사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않고 오로지 제도상의 원칙이라는 것에만 의존해 환수금액을 책정한 것 같다”고 무겁게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활동지원서비스의 부정수급은 오랫동안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목소리를 내어 왔지만, 국회나 정부에서 이에 대한 개선 움직임을 제대로 보이지 않다가 터진 문제”라며 “앞으로 더 이상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루빨리 제도의 문제점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공무원 입장에서는 규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하는 게 맞지만, 그전에 활동지원제도가 장애인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알아주었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전하며, “부정수급이라는 결론을 내렸더라도 장애인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사정을 고려했다면 결코 5년의 기간과 2억 원이라는 금액으로 조치하진 않았을 것이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장애인이라도 장 씨처럼 했을 것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복수의 장애인 이용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장 씨와 같은 환경에 놓일 경우, 장 씨와 같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그만큼 현행 활동지원제도가 부정수급의 위험에 많이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수급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적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A 씨는 “의정부시에서는 1인 사업장으로 안마원 운영이 ‘노동’이라고 하는데, 그게 불법이면 장 씨가 활동지원제도를 통하지 않고 안마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다른 제도가 있어야 했다”며, “그런 제도가 현재는 여의치 않을 뿐더러 개인 의견이지만 활동지원제도 중 ‘사회활동지원’을 어찌 보면 노동으로 간주할 수 있는 영역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본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다.

A 씨에 의하면 장애인의 노동에 대해서는 근로지원인이나 지난 국회에서 시범사업으로 시행한 업무지원인제도가 있을 수 있지만, 장 씨의 경우처럼 1인 사업장에는 해당되지 않거나 지원이 어려울 수 있다. 또 장애인 중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우에는 활동지원서비스의 영역 중 ‘사회활동지원’으로 간주할 수 있지만, 장 씨의 경우처럼 공무원 입장에서는 이를 ‘노동’으로 간주해서 부정수급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A 씨는 “이런 부분을 감안하면 사실 많은 장애인들이 부정수급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활동지원사가 월말 제출하는 일지에 ‘이용자 노동 지원’과 같은 내용을 적지 않는 이상 드러나지 않을 뿐 면밀하게 들여다보면 결국 부정수급의 위험에는 우리 모두가 노출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부정수급 하지 말라고 교육은 정말 많이 하지만, 부정수급이 일어나는 원인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은 진짜 미비한 것 같다”고 꼬집으며 “장 씨와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분명히 많은 장애인들도 장 씨와 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정부와 국회에서도 이번 사건을 통해 꼭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더인디고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시청각장애를 가지고 있고 대구대학에서 장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첼로를 연주하며 강연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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