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를 ‘너머’, 장애를 ‘앓고’라는 표현 자주 등장
- 언론미디어에 대한 장애관련 모니터링 필요
[더인디고=박관찬 기자] 최근 모 재단의 장애인식개선 공모전 수상작이 발표되었는데, 해당 소식을 전한 언론사의 장애에 대한 표현이 장애당사자 및 관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해당 공모전은 일상 속에서 장애와 관계된 다양한 스토리를 수기 형식으로 응모하여 수상작을 발표했는데, 이에 대해 한 언론에 보면 제목에서부터 장애에 대해 ‘장애를 너머’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일상 속에서 장애와 관련한 이야기를 풀어낸 수기 공모전이 장애를 ‘너머’ 또는 ‘극복’했다는 뉘앙스를 독자들에게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매년 이 공모전의 수상작을 챙겨본다는 한 장애당사자 A 씨는 “올해 공모전에는 누가 당선되었는지 궁금하고, 당연히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도 들고,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겼는지 궁금하기도 했다”면서, “그런데 내용을 보기도 전에 기사 타이틀부터가 불쾌함을 줘서 기분이 되게 언짢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우리 사회는 여전히 장애를 넘어서야 할 존재,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경향이 큰 것 같다”고 강조하며, “주최측에서는 그런 의도로 공모전을 진행한 게 아니었을 텐데, 이 소식을 다루는 언론사의 기자가 장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해당 기사에서는 수상자를 소개하면서 장애를 ‘앓는’이라고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병이 있는 경우를 ‘앓는다’고 하지만, 장애는 ‘앓는’ 대상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기자는 수상작을 소개하면서 수상자가 특정 장애를 ‘앓고’ 있다고 표현했다.
또 다른 장애당사자 B 씨는 “이런 표현은 비단 이번 수상작 기사뿐만 아니라 다른 언론에서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기자들이 장애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이런 기사를 내보내면 자연스럽게 그 기사를 읽는 독자들도 장애에 대해 잘못 이해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사회면에 등장하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기나 폭행, 학대 사건을 다룬 기사를 보면 피해자를 소개할 때 ‘ㅇㅇ장애를 앓고 있는’이라는 표현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를 접하는 독자들은 사건의 핵심을 이해하면서 자연스럽게 장애를 ‘앓는’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이어 B 씨는 “요즘 기사는 조회수에 너무 집착하는 경향이 커서 그런지 내용의 어떤 부분에 잘못된 점이 있는지 기자들이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기사를 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하며 “이런 문제가 하루빨리 개선될 수 있도록 기자들에 대한 장애이해교육, 언론미디어에 대한 장애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인디고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