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 감수성 낮은 활동지원사로 인해 생긴 일
- 장애인의 장애를 이해하며 서비스 제공할 필요성
[더인디고=박관찬 기자] 장애인이 자립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직업인 활동지원사는 충분한 장애 감수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활동지원사가 부족한 장애 감수성을 가진 경우,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장애인 이용자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되지 않아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어려워진다. 실제로 장애 감수성이 부족한 활동지원사로 인해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 이용자의 사례를 소개한다.
#1. “무슨 계단이에요?”
시각장애가 있는 민수(가명) 씨는 활동지원사와 함께 길을 가면 혼자 걸을 때보다 더 신경이 쓰인다. 활동지원사가 보행 지원을 제대로 못해줄 때가 많아서 위험천만했던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루는 민수 씨가 활동지원사와 함께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문득 활동지원사가 걸음 속도를 늦추며 민수 씨에게 말했다.
“앞에 계단 두 칸 있어요.”
순간 민수 씨는 우뚝 걸음을 멈췄다. 민수 씨가 걸음을 멈추면서 민수 씨가 잡고 있던 활동지원사의 팔이 민수 씨의 손에서 벗어났다. 민수 씨가 걸음을 멈췄다는 걸 느낀 활동지원사도 걸음을 멈추고 민수 씨를 돌아보았다.
“왜 그러세요?”
활동지원사의 물음에 민수 씨는 진지한 목소리로 활동지원사에게 말했다.
“선생님, 방금 계단이 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몇 칸인지 계단의 칸 수까지 알려 주신 건 좋아요. 그런데 무슨 계단인지를 알려주시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저는 눈이 안 보이는데 무슨 계단인지를 모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민수 씨의 이야기를 들은 활동지원사는 고개를 돌려 앞쪽의 계단을 바라본 뒤 말했다.
“올라가는 계단이 두 칸 있어요.”
민수 씨는 그제야 다시 활동지원사의 팔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다른 계단을 올라가기 위해 다리를 조금 들어서 안전하게 계단을 두 칸 올라갔다. 민수 씨는 계단을 올라간 뒤 다시 걸으면서 활동지원사에게 말했다.
“선생님 눈에는 아주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현상이 시각장애인에게는 그렇지 않잖아요. 무의식중에 ‘그냥’ 계단이라고 하는 게 아니라 올라가는 계단인지 내려가는 계단인지 정확하게 설명해야 하는 것처럼, 서비스를 제공해 주실 때도 시각장애인의 입장을 충분히 생각하며 지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2. 곧 지하철이 온다는 신호인 줄 알았는데…
저시력 시각장애가 있는 민준(가명) 씨는 활동지원사와 함께 볼일을 보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내려갔다. 해당 지하철역은 처음 와보는 곳이어서 민준 씨가 조심스럽게 계단을 다 내려갔는데, 갑자기 활동지원사의 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활동지원사를 따라 민준 씨도 걸음을 빨리 했는데, 문득 활동지원사가 손을 들어 천장에 있는 어떤 표지판을 가리키며 더욱 걸음을 빨리 하기 시작했다. 민준 씨는 순간 활동지원사가 가리킨 표지판이 지하철역 안내방송이 나오는 전광판이고, 지하철이 곧 도착한다는 안내가 나온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막 오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활동지원사가 걸음을 빨리 하는 거라 생각하고 민준 씨도 걸음을 더욱 빨리 했다.
민준 씨는 저시력이라서 처음 가는 곳의 지하철역은 개찰구의 교통카드를 대야 하는 부분을 잘 보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활동지원사가 먼저 교통카드를 갖다대는 위치를 보고 본인도 그 위치에 교통카드를 대기 때문에 최대한 가까이에서 보고자 활동지원사의 뒤에 바짝 붙어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민준 씨는 더 이상 활동지원사를 따라가지 못하고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활동지원사가 여자 화장실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활동지원사가 손을 들어 가리킨 표지판은 ‘화장실’ 표지판이었던 것이다. 맥이 빠진 민준 씨는 그 자리에 서서 활동지원사가 나오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나온 활동지원사에게 민준 씨가 말했다.
“선생님, 화장실이 급하셨던 건 이해하지만 제가 시각장애인인데 그냥 표지판만 손으로 가리키고 아무 말씀을 하지 않으면 제가 무슨 상황인지 모르잖아요. 저는 곧 지하철이 들어온다는 안내방송이 적힌 전광판을 가리킨 줄 알고 저도 걸음을 빨리 했던 거거든요. 화장실이 급한 바람에 제가 시각장애가 있다는 걸 깜빡하고 무심결에 표지판을 손으로 가리키신 것 같은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손으로 가리키기보다 말로 정확하게 설명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더인디고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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