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신한금융그룹이 주최하는 해외연수 프로그램,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19기 자유연수팀 ‘알레(alle)’는 독일어로 ‘모두’라는 이름에 ‘모두를 위한 고등교육’을 향한 장애청년 인권활동가들의 벅찬 소망을 담았다.
곧 설립될 고등교육지원센터에 장애청년 당사자의 제언을 위해 8박 10일 동안 베를린과 라이프치히를 방문한 alle 팀의 여정을 총 6편의 기고문으로 소개한다.
[글=alle 팀 부리더 이현규] 베를린에 처음 도착해서 아침을 맞이했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공기가 맑고 시원하다!” 독일에서 있는 내내 날씨도 우리의 연수 성공을 응원해 주는 느낌이 들었다. Alle는 독일 특수교육 대상자 부모와의 첫 인터뷰를 기분 좋게 마치고, 다음 인터뷰를 준비하였다.
이튿날의 연수지는 ISL(Interessenvertretung Selbstbestimmt Leben, 자기결정적 삶을 위한 경제 이익 기구 혹은 지지)! 이경준 교수님의 10여 년 전 인연으로 alle 팀이 방문하게 되었다. 이곳은 UN 장애인권리협약(이하 UN CRPD) 수립에 있어 큰 역할을 했던 장애인 단체로, 현재까지도 CRPD의 독일에서의 반영과 장애인들의 자립적인 삶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ISL의 인터뷰 대상자인 Maria-Victoria Trümper는 마주하자마자 따뜻하고 열정적인 사람임을 느낄 수 있었다. 휴가 기간이지만 반갑게 맞아주며 인터뷰에 응해 준 Maria는 독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음료와 다과를 준비해 주었다.
그녀는 독일 통일의 현실을 직접 목격해 온 당사자였으며 독일의 장애 관련 이모저모에 대해 꿰뚫고 있는 전문가였다. 독일뿐만 아니라 한국의 장애 현황에도 관심이 많아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유의미한 시간이 되었다. 특히 국내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재난 발생 시의 장애인의 생활에 대해 함께 논의하며 장애인의 건강과 안전에 대해서도 같이 고민해 볼 수 있었다.
ISL에 대해 우리가 준비한 질문은 10가지 정도였다. 그들이 추구하는 ‘Selbstbestimmtes Leben(자기결정적 삶)’이 어떤 것인지 알기 위해서 독일 청년들의 장애 감수성은 어떤지, UN CRPD 수립에 있어 어느 부분에 기여를 하였는지, ISL이 진행 중인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ISL의 지원을 받았던 장애인이 사회적 측면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 어떤 도움을 주는지 등을 질문하였다. 독일 사회는 한국에 비해 무척 다양성에 열려 있는 사회였고, 장애인 청년들의 자립에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특히 장애인 노동자의 직업 선택에 대해 초점을 맞춰두고 있었다.
그들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 중점을 두는 것은 가장 취약계층이라고 판단되는 장애여성에 대한 조항을 UN CRPD 상에 보완하기 위한 노력과 UN CRPD의 독어 번역에서도 적절한 표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ISL에서는 장애인들이 고민을 가지고 찾아왔을 때 양질의 카운슬링과 적절한 도움을 주기 위한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ISL에 모두가 살기 좋은 사회를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할지에 대해서 물어보았을 때, ‘장애 당사자가 움직임(운동, 정치, 사회 활동 등)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국내의 청년층들이 점점 사회활동 참여에 있어 무관심해지고 있는데, 지금 우리의 고등교육지원센터의 방향성 설정에 있어 정말로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 대학의 장애학생지원센터, 나아가 중고등 시기의 고등교육 커리큘럼에서는 사회에 대해 배우긴 하지만, 무척이나 단편적인 내용만 있다. 우리는 조금 더 세밀화된 것들을 교육받아야 하고 직접 활동을 이끄는 법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ISL 인터뷰 공간이었던 사무실로 이동하면서 독일의 버스를 이용해 볼 수 있었는데, 버스기사가 휠체어 탑승 예정자가 있는 것을 확인하면 휠체어 입구의 경사로를 내려주며 필요한 경우, 직접 휠체어를 밀어주기도 하였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휠체어 입구 쪽에 탑승하고 있는 승객들은 공간을 내주기 위해 잠깐 내렸다가 다시 탑승하는 매너를 보여주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독일의 시민 의식에 대해 상당히 감명 깊게 느꼈다. 개인들이 진정 비장애인과 장애인 생활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를 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인디고 THE INDI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