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선행이 아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 알려지지 않았을 뿐 좋은 버스기사 많아
- 마을버스도 휠체어 탑승이 가능했으면
[더인디고=박관찬 기자] 시내버스 기사인 신수(가명) 씨는 다음 정류장으로 버스를 운전하던 중 정류장에 있는 전동휠체어를 발견했다. 전동휠체어에 탄 사람이 버스를 향해 손을 들고 있는 것을 확인한 신수 씨는 버스를 정류장에 세웠다. 전동휠체어의 위치에 맞게 버스를 세운 뒤, 신수 씨는 운전석에서 일어나 버스에서 내렸다. 그리고 전동휠체어를 탄 사람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어느 정류장으로 가시나요?”
목적지를 확인한 신수 씨는 버스 안에 있는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해서 전동휠체어가 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뒤, 리프트를 이용해 전동휠체어가 버스에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했다. 전동휠체어가 버스 내에 안전하게 자리잡은 것을 확인한 신수 씨는 다시 운전석으로 가 버스를 출발시켰다.
그리고 전동휠체어를 탄 사람이 말했던 목적지에 도착하자, 신수 씨는 다시 운전석에서 일어나 전동휠체어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안전하게 리프트를 통해 버스에서 하차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전동휠체어가 버스에서 완전히 내린 뒤 버스에 탑승하려던 신수 씨에게 전동휠체어에 탄 사람이 말했다.
“고마워요. 친절하시네요.”
신수 씨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당연한 일인걸요. 조심히 가세요.”
기자와 연결이 된 신수 씨는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당연한 일”이라며 “버스기사로서 어떤 승객이라도 안전하게 시내버스라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책임감과 의무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수 씨의 행동이 주목받는 건 그만큼 장애인, 특히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의 시내버스 이용에서 겪는 불편함 때문이다. 모든 시내버스 기사들이 신수 씨와 같이 행동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휠체어를 태우기 싫어서 정류장에 버스를 정차시키지 않고 그냥 출발시키는 버스가 있는가 하면 휠체어가 버스에 탑승할 수 있게 리프트를 ‘쾅’ 소리나게 신경질적으로 설치하는 기사도 더러 있다. 휠체어가 버스에 타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시간이 지체되면 불평하는 버스 안의 승객들도 있다.
신수 씨는 “그런 건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있고, ‘빨리빨리’와 같은 현대인의 정서도 한몫하는 것 같다”면서 “장애를 가지고 있어도 우리 사회의 당연한 구성원인데, 그런 잘못된 시선을 가지고 바라보기보다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면 좋겠다. 모두가 이용하는 대중교통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신수 씨는 “장애인이 시내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는, 무시당했다는 뉴스가 보도되면 같은 시내버스 기사로서 정말 마음이 무거워진다”면서 “하지만 장애인도 안전하게 태우고 운행하려고 노력하는 버스기사님들도 분명히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 이게 당연한 일이기에 굳이 선행으로 알려지지 않는 것일 뿐 전국 여기저기에서 장애인 승객을 생각하는 기사님들도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장애인들이 대중교통으로서 시내버스를 잘 이용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을 위해 신수 씨는 “마을버스도 휠체어 탑승이 가능하도록 개선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시내버스를 이용해서 목적 정류장에 하차했지만, 다음 정류장까지 가는 마을버스는 휠체어 탑승이 어려워 그냥 휠체어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수 씨는 “이제 곧 겨울이라 날씨도 추워질 텐데, 마을버스를 타지 못해 휠체어로 그 추운 길을 이동해야 할 걸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진다”며, “마을버스도 하루빨리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전면 개선이 이뤄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더인디고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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