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신한금융그룹이 주최하는 해외연수 프로그램,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19기 자유연수팀 ‘알레(alle)’는 독일어로 ‘모두’라는 이름에 ‘모두를 위한 고등교육’을 향한 장애청년 인권활동가들의 벅찬 소망을 담았다.
곧 설립될 고등교육지원센터에 장애청년 당사자의 제언을 위해 8박 10일 동안 베를린과 라이프치히를 방문한 alle 팀의 여정을 총 6편의 기고문으로 소개한다.
[글=alle 팀 서기 조재현] 독일 연수도 어느새 중반을 지나가고 있다. 팀원들 모두 베를린에 어느 정도 적응을 마쳤고, 이제 시스템도 몸에 익기 시작한 것 같다. 지금까지는 학습권에 집중하여 도움을 주는 기관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으나, 오늘 방문할 기관은 교육권을 넘어 장애인의 포괄적인 삶을 지원하는 단체이다.
이번 연수의 주요 목표는 고등교육지원센터 설립을 위한 연구였기에, 교육권 이외의 주제를 탐구하는 것이 과연 필요할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대학 생활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를 경험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는 중요한 시기이기에 보다 넓은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우리가 독일에서 맞이한 첫 수요일에 방문한 기관은 ‘Blindenhilfswerk Berlin’이다. 이 단체는 시각장애인들이 독립적이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개발해 온 비영리 자선 단체이다. 1886년에 설립된 이 단체는 138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동안 장애인의 주거 문제 해결에 특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 단체의 역사는 전구가 발명되고, 자동차가 처음 도로를 달리기 시작한 시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가 전통적인 농경 사회에서 현대적인 산업 사회로 변모하기 전부터 이 단체는 존재했으며, 긴 시간 동안 장애인을 위한 주거 지원에 헌신해 왔다.
우리가 만난 Blindenhilfswerk Berlin의 담당자 ‘Carsten Zehe’는 자신의 일에 매우 열정적이었으며, 알레 팀의 방문을 단체의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싶어할 정도로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그와 두 시간 정도 대화를 나누며 깨달은 것은 이 단체가 주거 지원에 매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었다. Blindenhilfswerk Berlin의 지원 방식은 매우 단순하다. 복잡한 법적 지원이나 집 탐색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들보다 단체에서 직접 운영하는 기숙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들이 주거 문제에 집중하는 이유는 베를린에서 집을 구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며, 이는 서울과도 유사하다.
또한, 이 단체는 주거 외에도 여러 방면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지원하고 있었다. 일자리가 없는 이들에게는 기관 내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문화생활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스포츠 체험 이벤트를 준비하는 등 자립부터 문화생활까지 다양한 활동을 지원한다.
모든 활동에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이 단체의 포용력이다. 정해진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기보다 창의적이고 열정적으로 장애인의 요구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몇 가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장애인이 이를 선택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라면, 이곳에서는 장애인의 요청에 맞춰 프로그램을 생성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는 듯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업무의 효율성이나 전문성을 다소 떨어뜨릴 수 있지만, 장애인들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능동적으로 탐색하고 요구할 수 있도록 돕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Blindenhilfswerk Berlin는 고등교육 지원에 관해서는 자신들이 전문가가 아니며, 이는 학교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고등교육과 관련해 학교 시스템에 한계를 느껴 복지관을 찾거나 직접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가 많지만, 독일에서는 고등교육과 관련된 부분에서 학교가 확실한 책임을 지는 것으로 보였다.
독일과 한국은 여러 면에서 다르지만, 이번 연수를 통해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독일에서 만난 기관의 관계자들이 자신의 일에 깊은 자부심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임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들은 장애인 지원 업무를 단순한 직무로 여기지 않고, 그 일을 통해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이러한 태도는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를 보다 창의적이고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이는 장애인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이와 같은 열정과 자부심을 본받아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사회 속에서 더욱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단순히 제도를 만드는 것을 넘어서, 그 제도를 실행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태도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연수를 통해 다시 한번 깨달았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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