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보는 2024년]③수어가 국어와 동등한 위치로 대우받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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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회에서 무대 위 발언자와 수어통역사의 모습
수어를 의사소통 방법으로 사용하는 농난청인들은 그 어떤 곳에서도 수어통역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길 바랐다. 지난 12월 14일 기자의 첼로 독주회에서도 수어통역이 함께 했다. ©이관석 작가
  •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어느 곳이나 수어통역 존재했으면
  • 많은 사람들이 기본적인 수어를 알 때까지 수어가 활성화되길

[더인디고=박관찬 기자] 2024년 취재를 다니면서 만난 농난청인들은 하나같이 수어와 수어통역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한국수화언어법이 2016년에 제정되어 수어가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실에서는 그와 같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과연 어느 부분에서 그런 아쉬움을 겪는 걸까.

농인 A 씨는 “지난 비상계엄 선포와 같은 국가비상사태에서 국민들이 빠르게 알 권리가 있듯이, 수어를 사용하는 사람도 언제든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대통령이 국민을 대상으로 무언가를 할 때 옆에는 수어통역사가 없고, 방송국에서 수어통역사를 통해서만 수어통역을 볼 수 있다”는 아쉬움을 전했ㅅ다.

A 씨의 주장에 의하면, 대통령이든 그 어떤 사람이든 강단에 올라 이야기를 할 때, 그의 옆에 수어통역사가 항상 함께 서서 수어통역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송국에서 제공하는 수어통역은 송출되는 오른쪽 하단에 작게 나오지만, 말하는 이의 옆에 수어통역사가 있으면 말하는 이와 같은 크기로 수어통역이 제공될 것이라는 게 A 씨의 생각이다. 또 어느 방송국에서는 수어통역이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A 씨는 덧붙였다.

A 씨는 “그렇게 해야 수어가 국어와 동등한 위치에 있게 되고, 또 국민들에게도 수어에 대한 인식도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그래서 많은 국민들이 수어에 관심을 가지고 수어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언어로 여겨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어디 갈 때마다 수어통역을 신청하는 게 불편했다는 B 씨는 “은행이나 병원, 주민센터 등 어느 곳이든 방문했을 때 수어통역이 바로 지원될 수 있도록 수어통역사가 최소 한 명씩은 배치되면 좋겠다”면서 “만약 어디든지 수어통역사가 있다면 수어통역이 필요한 청각장애인이 필요할 때마다 수어통역 신청을 할 필요도 없고, 편한 마음으로 자신이 보려고 하는 볼일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B 씨는 “개인적으로 사람들이 수어와 수어통역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며 “인공지능이나 디지털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사람과 사람의 대화를 통역하는 것만큼은 사람이 해서 대화의 감수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수어통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농인 C 씨는 “요즘은 어느 기관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그 기관에 대한 소개가 영상으로 나오는데, 그런 영상과 유튜브의 영상들에도 꼭 수어통역이 함께 제공되면 좋겠다”면서 “수어가 국어와 동등한 위치에 있는 언어라면, 이렇게 어떤 것을 하더라도 수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위해 수어통역을 반드시 생각하는 자세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C 씨는 또 “수어가 국어와 같은 자격으로 인식되고 많이 활용된다면 결국 많은 사람들이 기본적인 수어는 다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수어를 일상에서도 활성화시켜서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어 언젠가는 수어통역이 없어도 누구나 수어로 대화가 가능한 사회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더인디고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시청각장애를 가지고 있고 대구대학에서 장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첼로를 연주하며 강연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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