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신한금융그룹이 주최하는 해외연수 프로그램,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19기 자유연수팀 ‘알레(alle)’는 독일어로 ‘모두’라는 이름에 ‘모두를 위한 고등교육’을 향한 장애청년 인권활동가들의 벅찬 소망을 담았다. 곧 설립될 고등교육지원센터에 장애청년 당사자의 제언을 위해 8박 10일 동안 베를린과 라이프치히를 방문한 alle 팀의 여정을 총 6편의 기고문으로 소개한다.
[글=alle팀 통역 권민지] 8월 15일, 독일 시간 오후 2시에 방문한 기관인 독일대학생회(DSW)는 독일 연방 공화국의 57개 학생 연합이다. 그들은 경제적, 사회적, 보건적, 문화적 지원이라는 공공의 임무를 수행하며 주거, 컨설팅, 국제 분야 등의 다양한 카테고리로 나누어 학생에게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장애학생지원센터를 감독하는 기관이다.
그중에서도 장애를 가진 학생을 위한, 장애학생 고등교육센터와도 같은 곳이 IBS이다. IBS란 ‘The Information and Advice Centre for Studying and Disabilities’의 약자이며 상담, 진학, 주거와 대외교류 활동 등의 학업생활, 공부와 시험, 장학과 재정, 해외 경험, 직무 준비 등의 크게 6가지 방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독일대학생회를 우리의 주요 연수기관으로 생각한 이유는 ‘한국의 장애인 고등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제언하기’에 가장 걸맞으며 비슷한 결을 가진 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 팀은 숙고하여 인터뷰 준비를 해왔다.
인터뷰 일정 동안 다른 기관들과의 인터뷰를 하며 독일이 한국보다도 더 선진화된 사회라고 여겨졌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인식의 차이’라는 것에 있다. 개인주의가 고도로 발달한 독일 사회에서, 장애를 가진 것은 특별한 일이 전혀 아니었으며 휠체어를 탄 승객을 위해 버스기사들은 요청하지 않아도 탑승을 도와주러 나왔고 대부분의 지하철역에서 승강기를 탑승할 수 있었다. 한국과 달리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한 도움의 손길에 감동하면서도,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었다. 이는 장애 여부를 포함한 모든 개인의 특성이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그들의 인식이었다.
하지만, 독일 또한 완벽하게 장애인들에게 평등한 사회는 아니었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으로 인해 법이 제정되었지만, 독일어로 번역되었을 때 단어 선택의 문제나 실효성 여부 등의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이를 바로잡으려고 노력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그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알레팀이 만난 인터뷰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독일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IBS는 장애학생지원센터를 위한 국가역량센터라고 볼 수 있으며, 각 학교 담당자나 상담사를 교육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그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나 정책과 지원 사항에 대한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독일에 위치한 다양한 기관들이 장애학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대표자 Jens가 말한 대표적 사항으로는 학업지원, 기기 지원 등이 있으며 기술적 지원, 상담과 직업에 대한 것도 아우르고 있고, 학교 담당자들에게 관련 사항을 안내하고 학내 홍보를 하도록 유도한다고 한다.
Jens에게 들은 이야기 중 가장 한국에 도입되었으면 좋겠다고 느낀 점은 마부르크 기숙사, Part-time study와 Bafög였다. 마부르크에 위치한 기숙사는 장애학생에게 우선권을 주는 숙소이며 쇼핑,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건물 내에 상주하는 직원들에게 받을 수 있는 특유한 시설이라고 한다. Part-time Study는 한 학기의 반 정도에 이르는 기간 동안 학업에 참여하고 이것이 두 번 반복될 시 한 학기로 인정하는 제도이다. 의사와의 면담이나 정기적인 검사를 필요로 하는 병을 가진 학생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여겨졌으며, 개인의 편의에 맞추어진 시간표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에 있어서 배울 점이라 생각한다. 등록금은 예외 없이 다른 학생과 같은 금액을 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Bafög라는 장학제도를 이용한다면,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학업을 마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Bafög는 한국의 국가장학금과도 비슷한 대학생 재정 지원 프로그램이다. 중·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체 학생 중 15% 이상이 받고 있다고 한다. 한국과 달리 일정 금액이 넘었을 시, 지원금액의 반에 이르는 액수만 갚으면 된다. 더불어 장애학생만을 위한 추가적인 재정 지원이 가능하도록 노력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IBS는 매년 장애학생, 학업생활에서의 장애 등과 관련한 주제로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특히 올해는 Neurodiversity and Studying – In Focus: AD(H)D, Autism, Dyslexia/Dyscalculia라는 주제로 베를린에서 11월에 개최된다. 우리는 ADHD나 자폐성 장애, 난독증 등의 신경계통 장애가 주목받는 배경이 궁금했고 이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위의 장애는 학업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장애로, 학생의 학업 능력 부족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다. 독일 사회 내에서, 특히 대학 내에서 다양한 신경계 장애를 가진 학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전보다 더 많이 인지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절차에 관료적인 서류작업이 필요하여 장애학생이 개인적으로 신청하기 어려운 점은 아직 문제로 남아있다.
장애학생은 국제 교류 경험에서 특히 소외되고 있다. 장애청년드림팀과 같이 단기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의 기회가 독일에도 존재하는지 궁금했고, 국제 교류 관련 기회를 위한 지원 체제가 존재하는지 질문하였다. 이에 대한 답변은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이었다. 네덜란드 신학자의 이름을 빌려 만들어진 이 제도는 유럽 연합에 속한 나라 학생들이 다른 EU 국가를 방문하도록 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다. 장애학생들은 정규학기 시작 전 미리 방문하여 베리어프리 등의 학교 시설을 알아보고 소정의 추가 지원금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 또한 복잡한 행정절차라는 장벽에 부딪히기도 하여 쉬운 과정은 아니라고 한다. 이에 자세한 사례를 아는지 질문했지만 학생을 직접 만나는 직책이 아니기에 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우리 알레팀의 드림팀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가 그들에게 국제 경험 프로그램 건설에 대한 영감을 주었기를 희망한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기관 스터디를 할 때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던 질문을 하였다. 독일의 장애학생지원센터 대표로서, 더욱 평등하고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고 인식을 높이기 위하여 실행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이다. 필자가 매우 공감하는 대답을 하였는데, 장애학생들을 위한 고려가 필요 없어지고 모든 시설이나 학업이 접근 가능하도록 하는 사회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또한, 장애의 종류에 관계없이 신체적 장애나 정신적 장애 모두 평등한 지원과 기회를 받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에 더하여, ‘교육인력들의 인식 재고’이다.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필요할 수 있는지 알고 맞춰서 교육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강조한 것은 ‘각 학교의 장애학생 담당자나 상담사들을 교육하고 이들의 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특히 이들의 역할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대학 내에서 발언권을 얻고 결정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하며 이에 따라 더 많은 인력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이에 따른 마지막 질문은 자신의 기관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지원 제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이는 3년 전에 실행한 대학 내의 장애학생에 대한 통계 조사와 발표한 프로젝트로, 2011년 처음 발간되어 2016/17년, 2021년으로 각각의 결과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어떤 실제적 문제가 있는지 가시적으로 드러낼 수 있었으며, 꾸준히 발간함으로써 어떤 점이 개선되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고 또한 어떤 문제가 떠오르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마무리하며
꼼꼼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회조사와 광범위한 지원 제도에도 불구하고 모든 장애학생의 불편함이 우리에게 가시적으로 전달되는 세상을 살아가기는 어려운 일이다. 또한, 문제 인식을 가진 비장애 학생으로서 나의 목소리를 내고 개선점을 세상에 전달한다고 하더라도 세상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태초에 모든 사회는 장애 유무나 경제적 상황 등 사회적 약자들의 어려움을 고려하며 시작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만의 불편함을 겪고, 여러 가지 요소로 인하여 평등하지 못한 사회를 경험하게 된다. 그럼에도 우리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인식’이다. 바쁜 출근길이라고 하더라도 휠체어 탑승객을 버스에 태울 수 있도록 하는 버스기사, 어떤 장애를 가졌든 학업 중 겪는 불이익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대학 내 장애학생 담당자, 장애를 가진 학우가 학업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자신의 시간을 내서라도 도와주는 대학생 등이 더욱 많은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비장애인들이나 장애를 가지지 않은 학생들이 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불편함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해하고 기다려주며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이러한 인식이 높아질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장애 인식 교육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차별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을 때 비로소 없어졌다고 할 수 있다. 처음 방문한 나라에서 생소한 언어와 문화환경을 접한 알레 팀원들은 8박 10일 동안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을 경험하였다. 이번 연수를 통해 독일과 대한민국의 지원 프로그램을 비교해 볼 수 있었으며, 대한민국도 충분히 독일에 크게 부족하지 않은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더 나은 사회로 이룩하기 위한 개선점 또한 배울 수 있었다. 행정적으로 갖추어진 지원 제도들이 더욱 의지를 가지고 시행된다면, 대한민국으로 장애 관련 연수를 오는 다른 나라의 학생도 머지않아 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더인디고 THE INDIGO]
▶ 관련 기사
[장애청년드림팀] alle④ 베를린 공대 ‘배리어프리 대학을 향한 여정’




![[장애청년드림팀] alle⑥ 경계를 뛰어넘는 전통, 라이프치히 대학교 ▲장애청년드림팀 19기 alle 팀원들이 라이프치히 대학 인터뷰 후 촬영한 단체사진 ⓒalle 팀](https://theindigo.co.kr/wp-content/uploads/2024/12/KakaoTalk_20240816_234948829_02-218x150.jpg)
![[안승준의 다름알기] 퉁칩시다! ▲주고 받다/ 사진=픽사베이](https://theindigo.co.kr/wp-content/uploads/2026/02/geralt-give-and-take-556150_1920-150x15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