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도 앞좌석에 앉을 선택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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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조수석 사진
발달장애인의 장애인콜택시 앞좌석 탑승 거부는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권과 선택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다. ©박관찬 기자
  • 발달장애인의 장애인콜택시 앞좌석 탑승거부는 선택권과 자기결정권 침해
  • 5년간 이어져온 행정소송 다음주에 2심 선고

[더인디고=박관찬 기자] 발달장애가 있는 A 씨는 자동차의 앞좌석에 타는 것을 좋아해서 평소 가족의 차를 탈 때도 앞좌석(조수석)에 탑승한다. 그동안 줄곧 앞좌석에 앉았던 덕분에 A 씨는 장애인콜택시나 지인의 차량을 탑승할 때도 앞좌석에 앉곤 한다.

그런데 하루는 A 씨가 배차된 장애인콜택시에 평소처럼 앞좌석에 앉으려고 하자, 장애인콜택시 기사가 이를 제지하고 뒷좌석에 앉아 달라고 안내했다. A 씨는 이를 거부하고 끝까지 앞좌석에 앉으려고 했고, 이에 기사는 A 씨의 탑승을 거부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두고 한 장애인단체 활동가는 “발달장애인의 앞좌석 탑승을 제한하는 것은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권과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임은 물론 장애인의 이동권을 제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면서 “앞좌석에 사람이 앉아 있어서 자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누구든 택시를 탈 때 원하면 앞좌석에 자유롭게 앉는 것처럼 앞좌석에 앉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저시력 시각장애가 있는 B 씨는 “저도 앞좌석에 앉는 것을 선호해서 배차된 장애인콜택시의 앞좌석에 앉으려고 하면, 늘 앞좌석에는 기사가 (장애인콜택시)운행일지 같은 뭔가 기록한 문서들을 두고 있더라”면서, “제가 앞좌석에 앉으려고 하면 기사가 그 문서들을 치워주긴 하는데, 어떤 차량은 앞좌석의 등반이가 아예 앞으로 숙여져 있어서 타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고 본인의 경험을 전했다.

이어 B 씨는 “그래서 저는 3명이 함께 타야 해서 앞좌석에 꼭 앉아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냥 마음 편하게 뒤에 탑승한다”면서, “특히 발달장애인이라고 하면 소리를 낸다거나 하는 상동행동으로 혹시나 기사의 운전에 방해를 주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되어서 기사들이 걱정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앞서 인터뷰했던 장애인단체 활동가는 “발달장애인이 평소에도 앞좌석에 탑승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지속된 행위였던 걸 뒷좌석에 타라고 하면 그게 오히려 더 불편하고 불안할 것”이라며 “발달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앞자리에 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장애를 이유로 하는 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택시기사로 일한 경험이 있는 C 씨는 “기사들마다 자신이 운행하는 차량 내 환경을 신경쓸 수도 있지만, 누구는 어디 못 타게 하는 건 좀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제 생각에는 그냥 ‘발달장애’라는 이유로 앞에 타지 못하게 하는 선입견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발달장애가 있어서 운전에 방해가 될 거라는 선입견부터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서울시설공단의 2019년 지침은 발달장애인이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경우, 앞좌석에 탑승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권과 선택권을 침해한 차별행위라는 내용으로 장애인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에 진정하였으나 기각된 바 있다. 이에 행정심판을 청구하여 차별로 인정받았으나 서울시설공단은 인권위의 시정권고를 거부하여 인권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현재 5년째 진행 중이다.

한편 오는 22일(수) 오후 2시 30분 서울고등법원 서문 삼거리 앞에서 발달장애인 장애인콜택시 앞좌석 탑승거부 행정소송 2심 선고와 관련한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다.

[더인디고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시청각장애를 가지고 있고 대구대학에서 장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첼로를 연주하며 강연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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