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가 없다고 해서 ‘정상’이라는 표현은 괜찮을까?
[더인디고=박관찬 기자] 장애인식개선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영준(가명) 씨는 SNS에서 팔로우하는 이들의 게시물을 보던 중 반가운 사진을 한 장 발견했다. 함께 대학교를 다녔던 후배가 곧 출산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후배를 축하해 주고 싶은 마음에 후배가 올린 게시글을 읽어내려가던 영준 씨의 시선이 어느 한 곳에서 멈췄다. 그리고 이내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게시글은 후배가 출산을 앞두고 산전진단을 받은 후기가 주된 내용인데, 아기의 상태가 ‘정상’이라는 표현이 영준 씨의 눈에 거슬렸던 것이다.
영준 씨는 “아기가 ‘정상’이라고 하면, 장애가 있는 아기는 비정상인 거냐”고 반문하며 “마치 장애를 가진 사람은 비정상으로 간주되는 것 같아 속상했다”고 아쉬운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어쩌면 제가 장애인식개선교육 강사라서 오지랖 떠는 것일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많은 장애인이나 장애인 가족들은 ‘정상’이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냉정하게 보면 영준 씨의 후배가 사용한 ‘정상’이라는 용어는 후배가 처음 사용한 게 아니다. 병원에서 검사를 진행한 의료진의 입에서 나온 단어일 가능성이 크다. 뿐만 아니라 검사를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서류에도 표시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후배는 의료진이 설명해준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였을 뿐이다. 즉 의료진의 용어 사용에서부터 주의가 필요하다.
영준 씨도 “의료진이 ‘아기에게 장애가 있다’거나 ‘장애가 없다’와 같은 좀 더 구체적인 표현을 하는 게 훨씬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우리 사회가 비장애인 주류 사회라 그런지 이렇게 비장애인 중심으로 생각하면서 ‘정상’이라는 표현을 너무 당연하게 사용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영준 씨는 “의료진의 설명이 아쉽기도 하지만, 앞으로 장애인식개선교육 강사로서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고 하며 “아기에 대한 표현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정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반대되는 경우, 즉 장애인은 ‘비정상’이라는 표현이 된다는 걸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준 씨의 말처럼 우리 삶에서는 출산 전 아기의 상태를 ‘정상’이라고 표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상 대화 중에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표현이다. 어떤 것을 가리켜 ‘정상’ 또는 ‘일반’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하는데, 그 표현의 대상이 비장애인일 경우 반대되는 장애인이 어떤 표현의 대상이 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장애가 있다고 해서 비정상이나 비일반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인디고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