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옹호기관 종사자 성추행 사건 첫 대책으로 ‘시설’ 편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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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나를 찾아줘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 김예지 의원,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종사자 학대신고 의무 추진
  • 장애인복지법 개정 통해 장애인복지시설로 분류
  • 제주 10대 지적장애 여학생들 성추행 사건 대책 일환
  • 시설 편입 놓고 권익옹호기관 내부서도 찬반 논란일 듯

[더인디고]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을 복지시설로 명시하는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권익옹호기관 종사자 역시 학대 신고 의무자로 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회의원(국민의힘)은 18일, 학대피해장애인의 피해 회복을 지원하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장애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법 개정 추진은 최근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서 근무하던 한 조사관이 지적장애가 있는 10대 여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에서 비롯됐다. 소규모 운영인력과 종사자들의 근무 여건 등 권익옹호기관의 열악한 운영시스템도 한 배경으로 보인다.

김예지 의원은 장애인을 학대로부터 보호하고, 피해 회복을 지원해야 하는 권익옹호기관의 종사자가 오히려 학대피해 장애인에 대한 2차 가해를 할 수 있었던 데에 “느슨한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운영 구조”를 지적했다.

현행 장애인복지법에 따르면 국가와 광역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 학대 예방을 위해 권익옹호기관을 설치, 장애인학대 사건 신고접수·조사, 예방 관련 교육 및 홍보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김예지 의원은 “권익옹호기관이 장애인복지시설로 분류되지 않아 전문성 있는 종사자가 부족하고, 내부 운영 시스템에 대한 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권익옹호기관 종사자는 장애인복지시설과 비교했을 때, 장애인학대 및 장애인 대상 성범죄를 알게 된 경우에도 신고의무가 없다. 장애인 응급보호 수행 시에 필요한 장애인등록차량도 활용할 수 없다.

반면, 학대 피해 지원 및 권익옹호의 역할을 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과 노인보호전문기관은 각각 아동복지시설과 노인복지시설로 분류됐다.

이에 김예지 의원이 대표발의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에서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을 장애인복지시설 중 하나로 명시, 기관 종사자에게 장애인학대 및 장애인 대상 성범죄를 알게 된 경우 신고의무를 부과하며, 종사자 처우 개선과 장애인등록차량 활용 등을 가능하도록 했다.

김예지 의원은 “장애인의 권익을 더욱 옹호해야 하고, 학대피해 장애인을 보호해야 할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서 오히려 피해자의 취약성을 이용한 2차 가해가 발생하여 공분을 금치 못한다”며, “장애인 학대 대응에 관한 전문성을 갖춘 종사자들이 높은 운영기준 아래 근무하여, 내부 운영 시스템에 대한 올바른 견제가 이뤄져 다시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제주 지역 10대 지적장애 여학생들을 상대로 한 조사관의 성추행 사건이, 단지 학대 및 성범죄 신고의무가 없어서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견제 등이 부족한 내부 운영시스템도 마찬가지다. 권익옹호기관 역시 지자체 감사와 3년마다 평가 등을 받는다. 이런 논리라면 장애인복지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학대 등 인권침해 사건을 어떻게 설명할지 애매하다.

그런 의미에서 권익옹호기관의 장애인복지시설 편입 역시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져 왔다. 종사자와 기관 수도 부족한데다 경력의 80%밖에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 등은 문제라는 것. 반면 시설로 분류되면 복지 서비스기관으로 전락하는 데다, 시설이 시설을 조사하는 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현재 자율성을 갖고 밤낮없이 활동하던 종사자들의 헌신적 노력은 시설운영 가이드라인에 갇힐 수 있다. 역시 편입을 반대하는 이유다.

다만, 이번 장애인복지법 개정안 발의가 권익옹호기관 종사자의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국회가 내놓은 첫 대책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전개될 과정을 주의 깊게 살펴볼 만하다.

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정부와 국회가 내놓을 대책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을 것 같다면서, 문제는 장애인 학대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나 법인 차원에서 반성이 먼저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더인디고 THE INDIGO]

학대예방 기관서 지적장애 여학생 성추행… 조사관 구속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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