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디고] 경기도 양평군의 대표 생태 관광지이자 국가정원 지정을 추진 중인 세미원이 이동약자 접근성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이하 솔루션)에 따르면 세미원과 두물머리를 잇는 배다리의 가파른 경사로 인해 전동 휠체어 이용 장애인 A씨가 고립되는 사고를 겪었다. 주변 시민들의 도움으로 A씨는 위기를 모면했지만, 이 과정에서 시민이 다치는 안전사고까지 발생했다.
세미원은 경기도 제1호 지방정원이자 열린관광지로, 휠체어 대여, 장애인 화장실, 넓은 보행 공간 등 전반적인 편의시설은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2년에는 가족화장실이 BF(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우수’ 등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배다리와 같은 일부 구간의 접근성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문제의 배다리는 조선시대 후기 한강에 설치됐던 주교를 재현한 부교(浮橋)이다. 선박 44척을 이어 부력으로 하중을 지탱하는 아치형 구조다. 2012년 처음 설치된 후 2022년 하부 부식으로 철거되었다가 2024년 재개통되었지만, 아치형 구조로 인한 급경사는 개선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솔루션 전윤선 위원(한국접근가능한네트워크 대표)은 국민신문고에 문제를 제보했다. 양평군 정원산림과 정원문화팀은 “아치형 구조는 지역 어민의 어획 활동을 위한 최소한의 높이 확보를 위한 것이며 경사도를 내리는 것은 어렵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6월, 현장 조사 결과 배다리 하부는 수초가 우거져 있고 관리가 미흡하여 오랜 시간 어획 활동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관련하여 양평군에 재차 문의했지만, “경사도를 낮추는 공사는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솔루션의 다른 위원은 “배다리의 경사를 낮추기 어렵다면, 경사가 높은 구간에 경사로 설치나 보완 장치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는 유아차, 노약자 등 모든 시민을 위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세미원은 2027년까지 국가정원 지정을 목표로 마스터플랜 수립 등 절차를 진행 중이다. 국가정원 지정 요건에는 면적, 시설, 구성요소, 운영실적 등이 포함되며, 현재 순천만국가정원, 태화강국가정원 두 곳만이 지정되어 있다. 세미원이 국가정원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특정 공간에 국한된 BF 인증을 넘어 모든 시민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이에 솔루션은 양평군 정원산림과와 재단법인세미원에 휠체어 이용 장애인 접근성 개선을 위해 ▲BF 인증 기준에 따라 가파른 구간 양측에 휠체어 진입이 가능한 경사로 설치 ▲경사로 설치 시 전동·수동 휠체어 통행 가능 여부 확인을 통한 안정성 확보 ▲아치형 배다리 경사도 조정을 통한 휠체어 접근성 개선을 요청했다.
해당 안건에 대한 진행 경과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홈페이지(http://kofdo.kr) 제도개선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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