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마개로 귀 막고 입모양만 보고 맞추는 레크리에이션
- 장애를 소재로 하는 레크리에이션은 지양해야
[더인디고=박관찬 기자] 민수(가명) 씨는 우연히 어떤 행사에 참여했다가 행사 첫 순서로 진행하는 레크리에이션을 보고 마음이 불편해졌다. 레크리에이션 진행자는 다섯 명씩 앞으로 나오게 한 뒤, 진행자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네 사람에게 귀마개를 쓰고 하고 뒤쪽을 보게 했다. 그리고 진행자는 가장 가까이 있는 A 씨에게 무언가 적은 종이를 보여줬다.
진행자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A 씨는 진행자가 내민 종이에 적힌 글자를 확인한 뒤, 뒤돌아서 귀마개를 하고 있는 B 씨를 터치했다. B 씨가 뒤돌아서자 A 씨는 큰 소리로 뭐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보여준 종이에 적혔던 글자를 말한 것 같았다.
귀마개를 하고 있어서 A 씨가 하는 말을 듣지 못하고 입모양만 봐야 하는 B 씨는 알쏭달쏭한 표정을 지었다. A 씨가 큰 소리로 계속 말했지만, 진행자가 제지하며 B 씨에게 계속 진행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B 씨는 뒤돌아서 있는 C 씨를 터치했다. C 씨가 뒤돌아보자 B 씨는 A 씨가 말했던 입모양을 보고 자신이 생각했던 단어를 큰 소리로 말했다.
청각장애가 있는 민수 씨는 A 씨부터 뭐라고 말하는지는 전혀 듣지 못했지만, B 씨가 말하는 순서부터 주변의 사람들이 깔깔대며 배를 잡고 웃어 넘어가는 걸 보며 언짢은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민수 씨는 “귀를 막고 입모양만 보고 무슨 말인지 확인하면서 제일 마지막에 있는 사람까지 얼마나 잘 전달되는지 맞추는 게임 같다”면서 “아무리 행사의 분위기를 띄우고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지만, 청각장애를 가진 당사자 입장에서는 레크리에이션에 청각장애를 소재로 하고 있고 그게 웃음의 대상이 된다는 게 불편하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당시 레크리에이션은 진행자가 제시한 종이에 적힌 단어를 귀마개를 한 참여자들에게 ‘입모양’만으로 얼마나 잘 맞추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A 씨의 입모양을 본 B 씨는 자기가 A 씨의 입모양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C 씨에게 전달할 때 큰 소리로 말하는데, 이 과정에서 A 씨가 말했던 것과 전혀 다른 말이 나오면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이다.
민수 씨는 “이젠 인권 감수성이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시기인데, 이렇게 장애를 소재로 하는 레크리에이션은 지양했으면 한다”면서 “입모양을 보고 의사소통하는 방법인 구어를 실제 주된 의사소통 방법으로 사용하는 청각장애인들에게는 굉장히 불편함을 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레크리에이션을 확인해본 결과 민수 씨가 문제제기한 것뿐만 아니라 다른 아쉬움도 있었던 게 드러났다. 레크리에이션 진행자는 벌칙을 부여할 때 ‘눈 가리고 코를 잡은 뒤 10회 돌기’와 같은 장애를 소재로 한다는 오해를 살 우려가 있는 내용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
해당 진행자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귀를 막고 입모양만으로 무슨 말인지 맞추기 쉽지 않으니까 그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것 같아서 준비했는데, 이런 오해의 소지가 있을지 전혀 몰랐다”고 해명하면서 “저의 몰지각한 상식으로 인해 불편함을 끼쳤을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앞으로는 그런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저도 신경쓰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더인디고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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