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찬의 기자노트]깻잎 먹을 때 얼음트레이 활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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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트레이에 담긴 깻잎 사진
시각장애가 있어서 깻잎의 꼭지 부분을 찾기 어렵거나 젓가락질이 서투른 경우, 얼음트레이의 각 칸마다 깻잎을 한 장씩 넣어두면 편안하게 깻잎을 먹을 수 있다. ©박관찬 기자

[더인디고=박관찬 기자] 평소 편식하는 것 없이 어떤 음식이든 잘 먹는 편이지만, 개인적으로 먹기 꺼려 하는 음식이 한 가지 있다. 바로 깻잎이다.

반찬으로 깻잎은 정말 괜찮은 선택지라서 다른 반찬 없어도 깻잎과 밥 한 공기 뚝딱 해결할 수 있는데, 깻잎은 여간 불편한 녀석이 아니라서 꺼려지는 부분이 있다.

깻잎은 보통 여러 장이 겹겹이 다닥다닥 붙어서 통에 담겨 있다. 그래서 젓가락으로 깻잎의 꼭지 부분을 찾아서 한 장씩 걷어올려 밥이랑 먹으면 된다. 그런데 저시력으로 시각장애가 있으니 통에 담겨 있는 깻잎의 꼭지 부분을 찾기도 힘들거니와 쑥스럽게도 젓가락질 역시 시원치 않은 덕분에 깻잎 한 장을 걷어올리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울 때가 많다.

그래서 깻잎은 먹더라도 ‘한 장’씩 걷어올려서 먹게 되는 경우가 거의 없고, 항상 ‘여러 장’씩 걷어 올려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연스럽게 맛이 짤 수밖에 없고, 다른 사람들보다 깻잎이 사라지는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는 깻잎이 나오면 한 장이 아닌 여러 장을 한 번에 먹는 게 노출되기 민망해서 깻잎은 일부러라도 먹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활동지원해주시는 분이 그야말로 최고의 ‘신세계’를 알려 주셨다.

얼음트레이의 얼음 한 구씩 넣는 칸마다 깻잎을 한 장씩 넣는 것이다. 얼음트레이에 얼음 대신 깻잎이 들어가 있으니까 한 장씩 집기가 세상 편해졌다. 여러 장을 건져올리게 될 일도 전혀 없고, 젓가락질을 잘 못해도 하나의 칸에 한 장의 깻잎만 담겨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젓가락으로 집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얼음트레이를 활용하는 신박한 아이디어는 활동지원사가 ChatGPT에게 물어본 결과라고 한다. 일상 생활에 ChatGPT를 이렇게 활용하는 게 참 유익하다고 느꼈다. 솔직히 저시력 시각장애인이 아니더라도 젓가락질이 서투른 사람에게도 깻잎을 한 장씩 편안하게 반찬으로 먹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얼음트레이처럼 얼음을 모양에 맞게 얼리기 위한 목적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함으로써 누군가에게 편리함을 줄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본래의 기능에 충실한 것도 좋지만, ‘멀티 플레이’가 가능하다면 그만큼 그로 인해 혜택과 유익함을 받는 사람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얼음트레이를 활용한 이 방법은 시각장애가 있는 사람, 젓가락질이 서투른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또 앞으로는 깻잎뿐만 아니라 깻잎처럼 젓가락으로 집기 어려운 반찬들도 얼음트레이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더인디고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시청각장애를 가지고 있고 대구대학에서 장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첼로를 연주하며 강연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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