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장애인에게 온열질환 나타났을 때 어떻게 할 건가?”에 아무도 답하지 못했다

66
연일 계속되는 무더운 날씨에 폭염경보와 관련하여 건강관리에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안전 안내 문자 캡처
연일 계속되는 무더운 날씨에 폭염경보와 관련하여 건강관리에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안전 안내 문자 캡처
  • 온열질환에 대한 대응 방법에 장애유형별 매뉴얼 확산 필요

[더인디고=박관찬 기자] 한낮 온도가 35~37도에 육박하는 요즘 핸드폰은 연일 폭염경보와 관련된 안전문자로 진동한다. 밖에서는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릴 만큼 많이 더운 시기인데, 이럴 때 주의해야 하는 게 온열질환이다. 더운 날씨일수록 온열질환을 예방하고 주의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기 있다.

뇌병변 장애를 가진 근호(가명) 씨는 장애관련 모니터링, 장애인 편의시설 점검을 활발하게 하는 활동가다. 장애당사자로서 장애인이 살아가기에 더 나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주에 예정되었던 모니터링 일정이 호우경보에 의해 취소되었다. 이번 주에도 활동이 예정되어 있는데, 연일 계속되는 폭염경보로 인해 외부활동이 망설여졌다. 근호 씨에게 온열질환이 있는 건 아니지만, 평소 땀을 많이 흘리는 근호 씨에게 무더운 날씨 속 외부활동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것이다.

근호 씨는 “호우경보처럼 폭염경보도 외부 활동에 위험을 줄 수 있고, 또 예정된 모니터링 활동 시간은 하필이면 요즘 가장 더울 시기인 오후 2시”라면서 “이런 날씨에서 땀을 많이 흘리면 옷도 다 젖게 되니까 비를 많이 맞은 것처럼 불편하고, 그런 컨디션으로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이번 주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근호 씨는 “혹시라도 폭염 속에서 온열질환이 일어나거나 너무 더워서 호흡곤란 등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주변에서 저에게 얼마나 응급조치를 잘 해줄지 걱정이다”면서 “비장애인 대상으로 온열질환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지만, 장애유형별로 온열질환에 대한 대응은 아직 제대로 매뉴얼화 된 게 부족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고 우려했다.

실제 누군가에게 온열질환이 발생했을 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모를 경우 빠르게 핸드폰으로 검색한다. ‘온열질환’이라는 네 글자만 검색해도 관련 증상과 대처 방법이 나오는데, 여기서 네이버의 경우 전반적인 자료가 이미지화 되어 있다. 즉 시각장애를 가진 시민들은 주변에 있는 누군가에게 온열질환이 왔을 때 검색을 하더라도 정보접근이 어려운 환경이다.

‘온열질환 대응방법’이라고 검색하면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선 온열질환에 대한 전반적인 대응방법만 나와있을 뿐, 장애인에게 온열질환이 발생했을 때 장애유형별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는 제대로 나와 있지 않다.

근호 씨는 “뇌병변 장애가 있을 때 경직된 몸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휠체어가 많이 뜨거운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시민들이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지 의문”이라며 “폭염도 이제는 기후재난이라고 불릴 만큼 심각하고, 이런 기후재난에 취약할 수 있는 장애인에 대한 디테일한 대응 방법이 꼭 보편적으로 매뉴얼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자가 무작위로 다섯 명의 시민들에게 ‘주변에 온열질환 증상이 있는 사람을 발견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했을 때, “몸을 시원하게 한다”, “수분을 섭취하도록 한다”, “가능한 그늘지거나 시원한 장소로 옮긴다”와 같은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뇌병변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온열질환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근호 씨는 “이번에 질병관리청에서 온열질환에 대한 예방과 대응방법에 대해 장애유형별로 매뉴얼화했는데, 이게 앞으로 전 국민들에게 의무교육화되면 좋겠다”면서 “건강하던 사람도 폭염 속에서 체력이 금방 떨어질 수 있는 것처럼 장애인은 더 취약할 수 있기 때문에 온열질환과 같은 위험군에 대해 대응 방법을 누구든지 잘 알고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더인디고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시청각장애를 가지고 있고 대구대학에서 장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첼로를 연주하며 강연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