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 힘들면 NO!!”… 통합병동, 중증환자⋅장애시민 기피 ‘공공의료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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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간호가 반드시 필요한 중증환자나 중증 장애시민에 대한 간호사, 간호조무사, 간병지원인력 등으로 구성된 전문 간호인력이 24시간 환자를 돌보는 제도인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제도가 통합병원들의 입원 기피가 일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간병⋅간호가 반드시 필요한 중증환자나 중증 장애시민에 대한 간호사, 간호조무사, 간병지원인력 등으로 구성된 전문 간호인력이 24시간 환자를 돌보는 제도인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제도가 통합병원들의 입원 기피가 일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ChatGPT 이미지
  • 혼자 밥 못 먹으면 입원 불가?… 통합병동 문턱 높아
  • 정부 지원금은 받고, 인력은 줄이고… 제도 악용 실태
  • 공공병원조차 환자 가려 받기… 중증환자는 어디로 가나
  • 통합병동, 일부 병동 아닌 전면 확대 필요!

[더인디고 = 이용석 편집장]

보호자 없이 입원 가능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이하, 통합병동) 입원 대상인 중증환자와 중증의 장애시민의 입원을 거부하는 등 병원 수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면서, 제도의 본래 취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건강돌봄시민행동은 최근 통합병동을 운영하는 전국 82개 병원을 대상으로 중증환자 입원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 병원의 92%가 중증환자 입원을 사실상 거부하거나 명확한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는 2025년 6월 23일부터 7월 4일까지 전국의 상급종합병원 47개소와 지역의료원 35개소 등 총 82개 병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단은 실제 환자인 것처럼 입원을 문의하며 병원의 태도를 점검했다. 상급종합병원에는 ‘말기 신부전으로 신장이식을 기다리는 노인 남성’, 지역의료원에는 ‘골반 골절로 수술이 필요한 노인 남성’을 설정하고, 모두 ‘상시 간병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그 결과, 50곳이 응답한 병원 중 단 4(8%)만이 통합병동 입원이 가능하다고 회신했다. 그마저도 상급종합병원 2곳(6.9%), 지역의료원 2곳(9.5%)에 불과했다. 32개 병원(64%)은 명백한 거절 의사를 밝혔고, 14개 병원(28%)은 “대기하세요”, “문의 후 연락드리겠다” 등 애매하게 입원 결정을 미뤘다.

거절 이유도 가지가지기저귀 차면 안 돼요

병원들이 내세운 입원 거절 이유는 제각각이었다. 일부 병원은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거동이 불편하면 개인 간병인을 붙여야 한다”며 입원을 거부했다. 더 나아가 통합병동 입원 기준에 대해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한 병원도 있었다. 한 병원 관계자는 “나라에서 정한 규칙상 거동이 아예 안 되는 분은 통합병동에 갈 수 없다”고 했고, 또 다른 병원은 “혼자 밥을 먹고 화장실을 갈 수 있어야 통합병동 대상”이라고 제도의 취지와 정반대의 주장도 펼쳤다. 통합병동은 오히려 보호자 없이도 입원이 가능한 서비스로 설계됐다. 한 병원은 통합병동을 부정적으로 설명하며 아예 입원을 권하지 않았다. “간호사가 옆에서 일일이 도와주는 구조가 아니다”,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환자는 안 받는다”는 식이다. 사실상 ‘경증 환자’만 받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병원은 돈 받고, 인력은 축소제도 왜곡의 구조

통합병동은 일반병동의 간호사 1명당 환자수인 7~10명보다 적은 5~7명의 환자를 담당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의 조사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통합병동의 표준배치 기준은 간호사 1인당 환자 6명이지만 실제로는 1인당 8~9명을 돌보고 있었다는 것. 야간에는 간호사 1명이 14명을 간병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병원은 통합병동 병상 1개당 일반 병상의 2~3배에 달하는 지원금을 받는다. 중증환자를 회피하면 인력을 줄이고 그만큼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구조다.

정부가 나서야 할 때통합병동 전수조사 필요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장애인구 중 절반이 넘는 54.3%가 65세를 넘긴 상황이다. 그만큼 중증의 질병을 갖게 될 확률도 높아진 상황인 만큼 장애계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제도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와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관계자는 지금처럼 중증의 장애인 환자가 배제된다면 간병비 절감 등 보호자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제도의 취지는 무용지물이 되고 결국 지원금만 낭비되는 꼴이라고 토로했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환자가 일반병원 입원 시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간호사, 간호조무사, 간병지원인력 등으로 구성된 전문 간호인력이 24시간 환자를 돌보는 제도다. 가족 돌봄의 부담을 줄이고, 병원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공공의료의 핵심 장치다. 그러나 실제로는 수익 중심의 병원 운영과 정부의 관리 부재가 제도를 왜곡시키고 있다. 돌봄의 무게는 여전히 중증환자나 중증의 장애시민의 가족에게 전가되고 있으며, 그 피해는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집중된다. ‘가장 약한 환자가 가장 먼저 보호받는 병원’을 위한 통합병동의 복원이 절실하다.

[더인디고 THEINDIGO]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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