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예술’에 대한 시선, 그리고 ‘체육’의 예술 포함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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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예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악기사진
장애예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픽사베이
  • 장애예술인들이 체감하는 장애예술인 창작활동지원(2)

[더인디고=박관찬 기자] 무대 위에서 화려한 공연을 하는 예술가들을 보며 관객들은 생각한다. 공연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노력하고 연습하고 준비했을까? 공연의 수준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무대 위에서의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공연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을 거라는 사실은 누구나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 예술인에게 장애가 있다면 어떨까? 관객들의 관점은 통일되지 않는다. ‘장애가 있는데도 예술을 한다’고 대단하고 감동적으로 바라보는 관점도 있고, ‘장애’라는 걸 전제로 하지 않고 냉정하게 바라보는 관점도 있는가 하면 ‘장애예술’ 자체를 새롭게, 또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어떤 관점이든 장애예술가 또한 무대 위에서의 공연을 위해 비장애예술가처럼, 아니 어쩌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이 노력하고 연습하고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더인디고는 대한민국의 장애예술인들의 현실을 살펴보기 위해 장애예술인과 장애예술인을 지원하는 이들을 취재했다. 여기에서 ‘장애예술인’은 단어 그대로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예술을 하는 사람’이다. 공연이나 전시 등의 ‘실적’이 있는지 유무와는 별개로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예술을 하는 이와 그들을 지원하는 인력을 포함해 총 다섯 명을 만나 장애예술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장애예술에 대한 아쉬운 인식

시각장애를 가지고 클래식기타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D 씨는 공연장이나 행사장에서 기타 연주를 하고 사람들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 나쁠 때가 있다고 한다. ‘비장애인 기타리스트와 비교될 때’가 바로 그때다.

D 씨는 “제가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면서 초청공연자로 섭외했을 텐데, 왜 제 연주를 존중하지 못하고 ‘비장애인보다 못한다’, ‘어떻게 저 실력으로 연주하냐’와 같은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다”면서 “물론 냉정하게 실력적으로 아쉬울 수 있지만,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는 게 사실”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채민 대구대학교 장애학과 위촉교수는 “장애예술이란 개인의 신체적·감각적 차이에서 비롯된

고유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 배제와 억압의 구조를 드러내고 전복하며, 창조적 행위를 통해 존재의 권리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장애인은 창조적 행위자(creative agent)이며 고유한 차이를 창조의 원천이자 미학적 자산으로 재구성하는 실천을 포함한다”고 장애예술을 하는 장애인에 대해 설명했다.

즉 장애예술을 비장애예술과 비교하는 게 아니라, 장애를 가진 예술인의 ‘창조적 행위’로 바라보고 있다.

D 씨는 “저는 예술을 하면서 ‘비장애인처럼 연주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제가 가진 장애라는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저만의 음악을 창작하고 해석한다는 생각을 해왔다”면서 “장애예술을 비장애예술과 비교하기보다는 다를 수도 있는 하나의 장르로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을 때를 느낄 때마다 속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체육도 장애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유형에 포함되었으면

건강 관리를 위해 시작했던 운동이지만 이젠 운동을 생활의 한 영역으로 생각하고 있는 발달장애인 ㄱ 씨는 다양한 운동을 하고 싶다. 하지만 그의 활동지원사 E 씨에 의하면 다양한 운동을 하기에는 제약이 따른다고 한다.

E 씨는 “제 이용자(ㄱ 씨)는 복지관에서 하는 체육프로그램보다는 피트니스 클럽에서 PT를 정기적으로 받고 싶어하고, 태권도나 복싱과 같은 종목을 가르치는 학원에 다니고 싶어한다”면서 “하지만 PT를 받기 위한 비용과 학원 등록비를 이용자의 경제력으로는 부담하기가 많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E 씨는 “그동안 이용자가 운동하기 위해 어떤 바우처시간을 활용한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체육 종목도 예술의 한 영역으로 포함시켜서 창작활동지원을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면서 “운동을 잘해서 반드시 선수를 해야 한다는 것보다 이용자를 곁에서 보면서 체육활동을 통한 것도 공연처럼 예술창작활동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성명했다.

현재 장애예술인의 예술창작활성화 지원사업의 유형은 문학, 음악, 미술 등 ‘예술’에 해당하는 것만 포함하고 있다. 운동과 관련된 영역은 포함하고 있지 않고, 대한장애인체육회 같은 곳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업은 찾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C 씨는 “장애예술인들이 창작활성화 지원사업을 따내면 예술창작활동을 위해 사업비에서 일부를 레슨비로 활용할 수 있던데, 체육도 그런 부분에 포함된다면 운동하는 과정에서 경제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더 나아가 장애인의 건강 관리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고 체육을 통한 예술창작이라는 점에서 장애예술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밝혔다.

스페셜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발달장애인 선수의 어머니 ㄴ 씨는 “운동을 하고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물론 비장애인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경제적인 부담이 가장 큰 고민이 되는 게 사실”이라면서 “특히 장애인은 장애 정도에 따라 일대일 지원은 물론 경기장 특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여건을 감안한다면 모든 걸 자부담으로 하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ㄴ 씨는 “장애예술인이 예술창작활동을 사업비로 지원받는 것처럼 체육활동도 예술창작활동 지원사업의 하나로 포함시킨다면 정말 큰 힘이 될 것 같다”면서 “장애예술인이 공연이나 전시를 통해 감동이나 울림을 줄 수 있듯이, 체육과 경기 출전, 아니면 제3의 무언가를 통해서도 충분히 감동과 예술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E 씨와 ㄴ 씨의 공통된 의견을 종합하면, 발달장애인이 체육을 할 경우 장애 특성에 따라서는 체육관이나 운동시설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운동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발달장애인이 운동하기 위한 체육관을 대관해야 하거나 그에 맞는 체육관을 찾아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대관비와 교통비부터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기본 수업료나 운동복과 장비 등에 들어가는 비용 외에도 생각해야 부분이 적지 않은 것이다.

ㄴ 씨는 “장애인이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사업이라면 ‘예술’과 ‘향유’라는 개념에 대한 정의를 재고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면 한다”면서 “이를 통해 예술을 하고싶어하는 장애인들이 경제적인 부담이나 생활 여건 등에 제한을 받지 않고 자립생활의 한 부분으로 예술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더인디고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시청각장애를 가지고 있고 대구대학에서 장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첼로를 연주하며 강연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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