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부, 장애차별금지법 시행령 개정 입법예고
- ‘소상공인·소형제품 의무 완화·보조인력과 호출벨 의무화’ 골자
- “무인정보단말기, 내년 전면 시행… 소상공인 재정부담” 이유
- 장애계 “소상공인·자영업자 핑계로 무책임한 행정 이어와”
- 고 김순석 휠체어 가로막은 ‘턱’이 ‘키오스크’로 등장… 연대 호소
[더인디고] 정부가 소상공인들의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 설치 의무를 완화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자, 장애인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단체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는 장애인의 접근권을 침해하는 “차별적 개정”이자 “정부의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2일 오후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한국뇌병변인권협회 등 장애인단체들은 대통령실 앞(한국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8일,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공고 제2025-635호)한 바 있다.
주된 이유는 “재화·용역 등에 대한 정당한 편의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비, 중복되는 규정을 삭제, 현장의 법 해석 및 적용을 쉽게 하겠다”는 것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재정적 부담과 접근성 검증 기준을 통과한 제품의 개발 및 보급 현황을 고려, 소상공인과 테이블오더형 소형제품을 설치·운영하는 사업장에 대해 완화된 의무를 적용하기 위함”이다. 구체적으로 ▲바닥면적 50제곱미터 미만 근린생활시설에 대한 정당한 편의제공 완화를 소상공인과 소형제품에 대해서도 적용하되, ▲키오스크와 호환되는 보조기기 또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거나 보조 인력을 배치하도록 했다. 특히, ▲보조인력 선택 시 호출벨을 의무로 설치할 것과 ▲무인점포의 경우 비상주 인력 배치 및 호출벨을 통해 해당 인력에 대해 지원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장애인단체들은 이 같은 정부 입법예고에 대해 “모든 고통과 권리박탈을 장애인에게 또다시 전가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심지어 권리의 예외를 두는 것은 명백히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행위”라며 “입법예고를 철회할 것과 장애인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애인단체들이 이같이 비판의 수위가 높은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지난 2021년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개정 이후 장애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2023년 3월, 50제곱미터(약 15평) 면적 이하 소규모 매장은 설치 의무 예외를 두는 내용의 시행령을 개정했다. 구체적으로 50제곱미터 미만의 소규모 시설의 경우, 기기의 전면 교체 없이도 모바일앱 등을 통해 키오스크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보조적 수단을 두거나, 상시 지원 인력이 제공되면 법률상 정당한 편의가 제공되는 것으로 봤다. 키오스크 접근성 역시, 제공기관 준비와 현장 적용 가능성, 소상공인 등 규모를 고려, 3단계(△24년 1월 공공, △7월 문화예술 및 100인 이상 사업주, △25년 1월 100인 미만)로 시행하되, 법 시행일(‘23.1.28) 이전과 단계별 적용일 이전에 이미 설치된 키오스크는 2026년 1월 28일부터 관련 의무 시행하도록 했다.
단체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다시 입법예고에 나서자 “키오스크 이용에서의 차별을 금지하고자 2021년 장애인차별금지법을 개정한 것임에도, 정부는 기껏 대책이 시행령 개정(2023)으로 단계적 유예를 해놓고서는, 이번에도 또 법 개정 취지를 넘어선 것”이라며, “이는 사실상 장애인 접근권을 무력화시키는 조치”라고 규탄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도 1일 별도의 성명을 통해 이번 개정안은 “인권 퇴행적 조치”라고 비판했다.
연구소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설치 의무 대상에서 소상공인을 제외한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것”이라며, “대법원이 ‘1층이 있는 삶’ 판결(‘24년 12월 18일)에서 접근권을 인간 존엄과 평등을 위한 기본권으로 천명했음에도, 정부는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 사회에서 키오스크는 단순한 주문기기를 넘어 정보 접근과 서비스 이용의 핵심 통로”라며 “접근성 기준이 미흡한 현실에서 의무를 완화하는 것은 장애인의 사회 참여를 제약하는 것이자, 정부가 비용 문제를 이유로 기본권을 후퇴시키는 것은 판례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애인단체들은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문제라면 국가가 별도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독일의 사례처럼 상품 설계 단계부터 접근성을 내재화하고, 소상공인 지원과 장애인 접근권 보장을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며, “특히 1984년 김순석 열사의 휠체어를 가로막은 턱이 오늘날 키오스크라는 이름으로 다시 등장하고 있다”며 사회적 관심과 연대를 호소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 관련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