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니터링 결과, 광역단체는 형식 갖췄지만 기초단체는 절반도 못 미쳐
- 예산조항 빠진 채 ‘책무성’만 반복…실행 의지 ‘실종’
[더인디고] 사단법인 한국장애인인권포럼(대포 성현정) 부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이하 ‘모니터링센터’)가 올해 진행하고 있는 자치단체 조례 모니터링 결과, 장애인 관련 상위법의 취지와 지방자치단체 조례 사이에 적지 않은 간극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중앙정부와 자치단체 간 정책 정합성을 높이고, 지역별로 균형 있는 장애인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모니터링센터는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소관 7개 법률을 근거로 제정·시행 중인 각 지자체 조례를 대상으로, 상위법과의 정합성과 상충성을 점검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올해 1차 조사에서는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발달장애인법)과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건강권법)을 중심으로 각 지자체 조례를 분석했다.
■ 광역단체 우위, 기초단체는 미흡
첫 번째로 눈에 띄는 점은 광역단체와 기초단체 간의 뚜렷한 차이다. 광역단체 조례는 상위법에서 제시한 자치단체 책무 조항과 세부항목을 60~70% 수준으로 반영한 반면, 기초단체 조례는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행정 역량과 재정 여건의 차이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특히 상위법에서 권고하는 개별 지원사업 운영과 예산지원 부분은 광역단체가 상대적으로 더 충실히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예산지원, 여전히 ‘임의 규정’
두 번째로 지적된 문제는 ‘예산’이다. 발달장애인법과 장애인건강권법 모두 자치단체 책무성을 규정하면서 운영과 경비를 포함한 예산지원을 명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조례에서는 대부분 임의규정으로 처리하거나 구체적 재원 방안을 담지 않았다. 결국 법률이 추구하는 목적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재정적 장치’가 빠져 있다는 의미다.
예외적으로 발달장애인법을 근거로 한 경상북도와 부산광역시 진구 조례, 장애인건강권법을 근거로 한 부산광역시 조례에는 예산지원 조항이 명시되어 있어 ‘우수 사례’로 꼽혔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어 전국적인 정책 일관성을 담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 일부 자치단체의 차별화된 시도
흥미로운 점은 일부 자치단체가 조례에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려는 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발달장애인법의 경우 경기도, 광주광역시, 제주특별자치도, 서울 동작구가, 장애인건강권법의 경우 경기도, 광주광역시, 제주특별자치도, 서울 은평구가 정합률은 다소 낮았지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항을 포함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이는 단순한 상위법 모방을 넘어 지역 상황에 맞춘 조례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 형식적 정합성보다 실질적 권리 보장 필요
모니터링센터는 이번 결과를 종합하며 “두 법률을 근거로 한 자치단체 조례가 상위법의 책무성을 일정 부분 반영하고는 있으나, 구체성이 부족하고 예산지원과 같은 핵심 요소가 빠져 있어 실천 의지가 약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즉, 형식적인 정합성은 갖췄지만 실질적 권리 보장은 여전히 요원하다는 것이다.
향후 모니터링센터는 △장애인보조기기법 △중증장애인생산품법 △장애인편의증진법 △장애인복지법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나머지 5개 법률을 근거로 시행 중인 자치단체 조례에 대해서도 정합성과 상충성을 점검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단순히 ‘조례 현황’을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앙정부와 자치단체 간의 정책 불균형을 바로잡고, 보다 적극적이고 선도적인 장애인 정책을 발굴·전파하기 위한 초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장애인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법률의 취지를 단순히 ‘옮겨 적는 것’을 넘어, 실제 예산과 집행 계획까지 반영하는 구체적 실행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이다.
[더인디고 THEINDI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