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디고=박관찬 기자] 저시력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으면 엘리베이터(특히 고층 건물의)를 혼자 이용하게 되었을 때, 목적지의 층을 찾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곤 한다. 엘리베이터마다 버튼의 모양과 디자인도 다르고 각 층수를 나열하는 방식도 다양해졌을 뿐만 아니라 요즘은 목적지 층 수를 ‘직접 입력’하는 시스템까지 등장했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버튼 구조는 제일 밑에 ‘열림’과 ‘닫힘’ 버튼이 자리하고 있고, 그 위에 왼쪽부터 위로 1부터 순서대로 버튼이 있다. 지하가 있는 건물이라면 ‘1’보다 지하 가장 아래층 버튼이 먼저 시작해서 버튼이 위로 순서대로 디자인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에 경험한 엘리베이터 버튼은 1층부터 위로 순서대로 정렬된 것 외에도, 1에서 오른쪽으로, 즉 옆으로 정렬된 버튼도 있다. 고층 건물이어서 버튼이 많은 경우 그렇게 된 경우가 있다.
목적지 층에 해당하는 숫자를 눌렀을 때, 눌러지지 않은 다른 버튼에 비해 해당 버튼에 밝게 불이 들어오고 선명하게 숫자가 나타나면 내가 몇 층을 눌렀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래된 건물의 엘리베이터인 경우 불빛으로 드러나는 숫자가 선명하게 보이지 않고, 코로나19 감염 바이러스의 여파 때문인지 여전히 항균 필름이 부착된 엘리베이터는 더욱 숫자를 알아보기 힘들다.
또 요즘은 고층 건물일수록 엘리베이터 버튼이 많아져서 그런지, 목적지의 층을 직접 입력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도 있다. 이런 경우 비시각장애인에게는 편리할 수 있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어떻게 입력하는지, 어디에 입력하는지 등을 제대로 찾기 어려워 쩔쩔맨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게 목적지에 가는 방법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다. 계단으로 올라가는 건 건강에도 좋거니와 목적지인 층까지 올라갈 때마다 현재 몇 층에 있는지 대부분의 건물에는 커다랗게 숫자를 벽에 붙여 놓고 있어서 확인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편하다.
현재 다니고 있는 헬스장도 4층이라서 그렇게 계단을 이용하려고 했다. 그런데 헬스장이 있는 건물은 1층에서 비상계단이 있는 곳을 찾아서 올라가려고 해도 청소도구 등이 가득 쌓여 있어 제대로 계단의 시작 부분을 찾기가 어려웠다. 겨우 찾아서 계단으로 4층까지 올라갔는데, 문이 잠겨 있었다. 이 건물은 계단을 가급적 이용하지 않고 엘리베이터 이용만을 권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건물은 지하 1층부터 지하 3층까지 주차장이고, 엘리베이터 버튼에 항균필름이 부착되어 있다. 그래서 ‘열림’과 ‘닫힘’ 버튼도 찾기 어렵고 맨 아래 B3부터 시작해서 일곱 번째에 해당하는 4를 찾기도 매우 어렵다. 더욱 기가 막힌 건 엘리베이터 문 바로 위에 현재 몇 층을 이동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숫자도 너무너무 흐려서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엘리베이터 문 위의 현재 몇 층인지를 알려주는지 확인이 가능하다면 버튼을 잘못 눌러도 괜찮다. 같이 엘리베이터를 탄 사람이 숫자를 누르면 일부러 누르지 않고 기다렸다가 문 위의 숫자를 보고 그 사람이 눌렸던 버튼의 위치를 기준으로 진짜 내 목적지에 해당하는 버튼을 누르면 된다. 예를 들어 7층에 가야 되는데 같이 탄 사람이 누른 버튼이 7이 있는 위치와 비슷해 보여서 따로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그런데 엘리베이터가 6층에서 멈추는 걸 확인하고 재빨리 먼저 내린 사람이 눌렀던 버튼 바로 위의 버튼을 누르는 것이다.
점자를 알면 버튼에 있는 점자를 확인해서 확실하게 목적지에 해당하는 충을 누를 수 있을 텐데, 아직 점자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그래서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건 계단이고, 엘리베이터는 혼자 타게 되었을 경우 버튼에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고 연구한다. 버튼이 어떤 디자인인지, 숫자가 어떻게 정렬되어 있는지, 목적지에 해당하는 층과 1층에 해당하는 버튼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최근 헬스장이 있는 건물 엘리베이터는 이용에 절대적 편리함을 주는 터닝 포인트가 생겼다. 엘리베이터 버튼 중 헬스장 위치에 해당하는 ‘4’ 바로 왼쪽에 헬스장 로고가 부착된 것이다. 이 건물에 헬스장 외에도 다양한 유형의 병원과 회사들이 있는데 딱 헬스장만 엘리베이터 버튼 옆에 로고를 부착해둔 것이다.
덕분에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는 해당 로고를 찾아서 바로 옆의 버튼을 누르면 된다. 반대로 운동을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는 로고가 있는 곳 버튼에서 아래로 세 번째 칸에 해당하는 버튼을 누르면 1층에서 내릴 수 있다.
점점 다양한 디자인으로 나타나는 엘리베이터를 그만큼 시각장애인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함께 고민되면 좋겠다.
[더인디고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