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증거 녹음 인정 필요… 취약계층 권리구제 위한 입법 개선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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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피해 아동·노인·중증장애인의 권리구제 문제 진단을 위한 간담회 단체 사진 ⓒ김예지 의원실
▲학대피해 아동·노인·중증장애인의 권리구제 문제 진단을 위한 간담회 단체 사진 ⓒ김예지 의원실
  •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갇힌 학대 증거

[더인디고] 장애아동·노인·중증장애인 등 스스로 학대 피해를 입증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의 권리구제를 위해 ‘녹음 증거 인정’ 등 제도 개선 필요성이 국회에서 논의됐다. 학대 사건에서 통신비밀보호법이 사실상 방패막이로 작용하면서, 진실 규명과 가해자 처벌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주관, 보건복지부 후원으로 ‘학대피해 아동·노인·중증장애인의 권리구제 문제 진단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최근 경기도 용인에서는 한 장애아동이 교사에게 언어 학대를 당했지만 부모가 책가방에 넣은 녹음 파일이 증거로 인정되지 않아 교사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는 일이 있었다. 이처럼 스스로 방어하기 힘든 피해자들의 경우 증거 확보가 어렵고, 보호자가 수집한 녹음도 위법하다는 이유로 법적 판단에서 배척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차성안 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장애아동 학대 입증을 위해 제3자가 녹음을 했다고 해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대한 처벌은 과도하다”며 “예외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다가올 대법원 판결은 아동·노인·장애인 학대 사건에 중대한 선례가 될 수 있는 만큼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을 거쳐 신중히 결론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역시 “학대 피해에 취약한 집단을 보호하고자 녹음이 필요해도 현행법은 증거 제출조차 막아 학대 입증이 어렵다”며 “판례마다 기준이 들쭉날쭉해 법원의 판단에만 기대기는 어렵고 입법적 해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찰청 형사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 이혜수 계장도 “현장에서 학대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며 “예외 적용을 명시한 입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간담회를 주최한 김예지 의원은 “아동뿐 아니라 장애인, 노인 등 자기방어가 어려운 분들이 억울함 없이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입법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제도 개선 의지를 밝혔다.

[더인디고 THE INDIGO]

20년 넘게 과학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1년간 더인디고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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