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는 있었지만 권리는?”…2025년 국정감사, 장애정책의 ‘균열’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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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국정감사에서 장애 관련 이슈는 활동지원 조사 인권침해, 탈시설 논쟁, 정신장애 국가책임제 누락 등 제도는 존재하지만 권리가 부재한 현실을 드러내며 ‘복지의 형식보다 인간의 존엄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2025년 국정감사에서 장애 관련 이슈는 활동지원 조사 인권침해, 탈시설 논쟁, 정신장애 국가책임제 누락 등 제도는 존재하지만 권리가 부재한 현실을 드러내며 ‘복지의 형식보다 인간의 존엄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사진은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정은경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질의하는 장면이다. @ 2025년 국정감사 복건복지위원회 - 보건복지부 등 종합감사 (25.10.30.)
  • “일어나봐라”로 드러난 종합조사 현실, 복지의 이름으로 행해진 모욕
  • 탈시설인가 보호인가, 시설 존치를 둘러싼 해묵은 논쟁
  • 정신장애 국가책임제 빠진 국정과제… 여전히 배제된 장애유형
  • 제도 형식보다 운영 행태 지적…운영자의 관점과 태도 전환 과제

[더인디고=이용석 편집장]

2025년 국정감사를 통해 장애정책의 현실은 제도의 이행 단계에서 어떻게 균열되고 파편화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법률과 제도는 있었지만 이행 과정에서 드러난 파행은 너무도 노골적이었다. 제도는 존재했으나, 권리는 사실상 없었다. 예로 활동지원 대상자를 선별하기 위한 종합조사 과정에서 “일어나보라”는 말 한마디를 통해 제도의 본질적 목적은 영락없이 무너졌다. 따라서 이번 국정감사에서 논의되었던 장애 관련 다양한 이슈들 중에서 활동지원 조사 인권침해, 탈시설 논쟁, 정신장애 국가책임제 누락 등 주요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활동지원제도, 인권의 사각지대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은 서미화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적한 활동지원 종합조사 인권침해 문제였다. 중증의 신체적 장애가 있는 시민에게 일어나봐라” “움직여봐라라는 모욕적인 조사 방식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21조 방식이어야 할 조사방식도 단독 방문하는 사례가 80%를 넘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조사체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답했지만, 피해자 보호나 조사표준 개선 시점에 대해서는 답변을 미뤘다. 이에 대해 장애계는 조사의 형식이 아니라 “누가, 어떤 방식으로 조사하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하고, 최소한 ‘2인 1조’, 같은 성별 등의 기준만이라도 지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미화 의원은 온라인상 장애인 학대 콘텐츠 문제를 제기했다. 일부 유튜브나 SNS에서 장애시민을 출연시켜 희화화하거나 폭력을 가하는 장면이 콘텐츠로 유통되는 실태가 지적됐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실태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답했지만, 방송통신위원회·문체부·경찰청 등 부처 간 협업 체계는 여전히 모호하다. 장애를 ‘소비 가능한 흥밋거리’로 전락시키는 현상은, 법적 제재뿐 아니라 사회 인식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국가책임제에서 빠진 사람들제도 밖 정신장애 시민들

김예지 의원(국민의힘)은 대통령 공약이었던 ‘발달·정신장애인 국가책임제’가 국정과제에서 빠진 사실을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발달장애 중심으로 정리됐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정신장애가 있는 시민들을 ‘관리의 대상’으로 두려는 시각이 여전한 게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정신건강복지법이 보장하는 비자의입원 제한, 격리·강박 최소화 원칙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만큼 강제입원 대신 지역사회 돌봄 체계로 옮겨가는 ‘정신건강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와 관련해 장애계는 “정신장애인은 사회적 낙인과 제도적 배제라는 이중의 벽 안에 있다”면서, 향후 3년 내 실질적 제도의 로드맵 수립을 촉구했다.

탈시설 vs 대기자 증가여전히 길 잃은 전환정책

김미애 의원(국민의힘)은 통계표를 펼치며 단호하게 말했다. “시설 입소 대기자가 2년 사이 두 배로 늘었다. 2022년 239명에서 올해 436명이다. 탈시설을 서두르다 오히려 보호받지 못하는 장애인이 늘고 있는 것 아닌가?” 김미애 의원은 거주시설 대기자 증가는 시설의 필요성을 증명하는 것처럼 제시했지만, 사실은 지역사회 자립 전환을 위한 주거, 돌봄 등 지원체계가 제때 마련되지 않아 ‘대기자’가 생겨나고 있다는 점에서 거주시설 존치 논거를 포장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서미화 의원은 곧장 반박했다. 시설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지역사회 환경이 없기 때문이다. 시설을 늘리는 건 해법이 아니라 퇴행이다.” 서 의원의 주장은 시설은 보호의 이름으로 존재하지만, 그 문 안에 들어서는 순간 장애가 있는 시민들은 선택권과 존엄을 잃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장애계는 김미애 의원의 주장은 표면적으로는 ‘복지 현실론’을 빌렸지만, 그 이면에는 ‘시설은 안전하다, 지역은 위험하다’는 낡은 전제가 깔려 있다고 비판했다. 보호를 이유로 한 격리, 효율을 이유로 한 수용, 그렇게 수용된 시설 안에서 장애시민의 삶은 ‘관리 가능한 집단’으로 재편된다는 거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역사회 전환과 병행을 검토 중이라는 다소 모호한 답변으로 논쟁을 봉합하려 했지만, 전국 곳곳에서 거주시설 내 학대 사건과 사망 사고가 반복되고, 피해자들은 여전히 보호자나 기관의 통제 하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책임하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지난 10월 1일 서미화 의원은 「장애인 탈시설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접근권의 맹점배리어프리 인증, 장애당사자 없어

‘배리어프리’라는 단어는 더 이상 낯설지 않지만, 그 제도 안에는 여전히 장애시민은 배제되어 있다고 서미화 의원이 지적했다. 서 의원은 배리어프리 인증심의위원회가 장애당사자 참여를 실질적으로 배제하는 구조라고 질태했다. 장애유형·지역별 대표성이 확보되지 않은 채 전문가 중심으로 심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거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장애당사자의 일정비율 참여를 의무화하는 지침이나 개정 없이는 당국의 개선 검토로는 실질적인 참여를 촉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뒤따랐다.

정책 설계 보다 제도 운영 태도의 전환 필요

활동지원, 탈시설, 정신건강, 인식개선 등 각 사안은 제도적 장치가 없어서가 아니라 기존 제도의 작동방식이 장애당사자를 관리하고 부정수급을 방지하고자 하려는 당국의 제도를 바라보는 그릇된 관점에 매몰되어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정책을 운영하는 방식이 여전히 ‘관리’의 차원에 머무르는 한, 장애정책은 ‘통제’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국가책임제, 지역사회 통합돌봄, 배리어프리, 권익옹호기관 등 모든 논의의 핵심은 ‘장애시민을 정책의 객체가 아니라 주체로 세우는 일’이다. 이번 국감을 평가하자면 제도의 균열이 드러난 순간이 될 듯하다. 활동지원 종합조사 방식 같은 일상적인 문제를 통해 장애시민들에 대한 권리의 실질성이 드러났으며, 탈시설 논쟁은 복지의 방향이 아니라 사회구조의 문제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결국 장애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은 법률 개정이나 예산 증액이 아니라 장애시민을 한 사람의 시민으로 바라보는 관점과 이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태도 전환에서 출발해야 한다. 2025년 국정감사는 이 단순하고 근본적인 사실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는 점을 숙제로 남겼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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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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