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건강주치의, 한의는 배제?…장총련, 선택권 제한 ‘비판’

62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가 7년째 시범사업에 머문 채 한의 진료를 배제함으로써 장애인의 건강권과 의료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장총련이 비판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가 7년째 시범사업에 머문 채 한의 진료를 배제함으로써 장애인의 건강권과 의료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장총련이 비판하고 나섰다. @ ChatGPT 이미지
  • 장애시민 선택권과 참여권 빠진 건강주치의제도, 시범사업만 7년째
  • 장총련, “무늬만 주치의, 탁상행정 중단”…수가·이동권·인력 대책도 촉구

[더인디고] 보건복지부는 2018년부터 7년째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만 추진 중이어서 여전히 ‘미완의 제도’로 남아 있다. 그동안 사업 대상은 중증장애가 있는 시민에서 전체 장애시민으로 확대되고, 수가도 인상되는 등 외형상 진전은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한의(韓醫)는 배제되어 있다. 국가는 장애시민의 몸을 돌보겠다고 하지만, 정작 그 몸을 어떤 방식으로 치유받을 지는 장애시민 스스로 선택할 수는 없다.결국 장애시민의 건강권과 선택권은 제도의 빈틈 속에서 침묵을 강요받고 있는 셈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 발표한 ‘한의분야 장애인 건강관리의사제도 도입방안 연구’ 결과는 이러한 현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장애인 진료 경험이 있는 한의사의 94.8%가 주치의 제도 참여를 원한다고 응답했으며, 장애인과 가족 680명 중 96.5%가 한의 주치의 도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진료는 침·뜸·탕약·부항 순이었고, 가정 방문진료(48.4%)와 시설 방문진료(23.8%) 등 접근 가능한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높았다. 이는 한의의료가 장애인의 실생활과 맞닿아 있으며, 특히 근골격계·소화불량·만성통증 관리에 강점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장총련)는 4일 성명을 내고 “한의가 배제된 장애인 주치의 제도는 장애인의 의료 선택권을 박탈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장총련은 성명에서 “첫째, 장애인의 의료 선택권을 보장하라. 장애유형과 특성에 따라 건강상태가 다양함에도 획일적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며 “정부는 양방과 한방 등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장애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에 한의진료를 즉각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둘째, ‘무늬만 장애인 주치의’가 아닌 실질적 제도를 보장하라”며 “비현실적인 수가로 인해 의료기관의 참여가 저조하고, 장애인의 접근성을 막는 것은 ‘탁상행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장총련은 현실적인 수가체계 마련과 함께 이동권 보장, 방문진료 인력 지원 등 실질적 대책을 정부가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셋째, 제도 전 과정에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를 의무화하라”는 요구도 덧붙였다. 장총련은 “당사자가 배제된 정책설계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제도 설계·운영·평가 전 과정에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를 보장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체계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총련은 이번 성명에서 “정부가 진정으로 장애인의 건강권을 보장하고자 한다면, 한의 주치의 제도를 포함해 다학제적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장애인이 원하는 것은 한 분야의 진료가 아니라, 의과·한의·재활·심리 등 다양한 전문가가 협력하는 ‘종합적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장총련은 끝으로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가 당사자의 건강권과 선택권이 온전히 보장되는 제도로 개선될 때까지 장애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정부에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무늬만 포용’이 아닌 진짜 포용의 제도를 만들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에서 한의가 빠졌다는 것은 단순히 직역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장애시민의 몸을 국가가 어떻게 이해하느냐, 그리고 몸이 스스로의 치료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인권의 문제라는 것. ‘건강권’이란 병을 고칠 권리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치유받을 지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라고 한다면, 지금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는 그 기본권의 문턱에서 무려 7년째 멈춰 있다.

[더인디고 THEINDIGO]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