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장애포럼(APDF), ‘장벽 없는 미래를 향한 울산선언문’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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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울산 라한호텔에서 열린 아태장애포럼 컨퍼런스에 참가자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울산 라한호텔에서 열린 아태장애포럼 컨퍼런스에 참가자 기념사진 ⓒ한국장애인재활협회

  • 경제위기·재난·자원결핍·디지털격차 등 지역내 복합적 위기 공동인식
  • 국제협력기술포용당사자 참여세 축을 중심으로 운동 재정렬
  • 울산에서 시작된 성과, 2027년 말레이시아 컨퍼런스로 이어가야

[더인디고] 아시아태평양장애포럼(Asia & Pacific Disability Forum, 이하 APDF) 컨퍼런스가 10월 31일 ‘장벽 없는 미래를 향한 울산선언문(Ulsan Statement on Breaking Barriers, Building Futures)’ 채택으로 성황리에 폐막했다.

APDF 사무국을 맡고 있는 한국장애인재활협회는 APEC 정상회의 주간 부대행사로 열린 ‘글로벌장애청소년IT챌린지(글로벌IT챌린지)’와 연계해 10월 29일 총회를 시작으로 31일까지, 사흘간 총회 및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각국 정부와 장애인단체(OPD). UN ESCAP, 학계 및 시민사회 등 16개국 51개 단체, 1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그동안 코로나19 등 아태지역 내 주요 역할자를 자임해왔던 APDF의 조직 활성화와 역할 재정립 등이 주요 목적이었다. 또한 아태지역 장애인권리운동이 직면한 복합적 위기—경제불안, 지정학적 갈등, 재난, 자원고갈, 그리고 디지털 격차—를 진단하고, 포용적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행동 원칙 등을 제시하고자 했다. 특히, ‘제4차 아태장애인10년(2023~2032)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자카르타 선언(Jakarta Declaration) 실천을 위한 구체적 행동 과제 논의에 집중하자는 의도였다.

위기의 시대, 장애인권리운동의 재정비

이 같은 상황에서 ‘울산선언문’은 최근 아태지역이 직면한 구조적 불평등과 복합위기 상황을 인식하면서, 장애인의 사회참여와 자립을 제약하는 핵심 요인으로 ‘정책결정 공간에서의 배제’와 ‘디지털 기술 불평등’에 주목했다.

특히, 급속한 IT·AI 기술의 발전이 정보 접근의 기회를 넓히는 동시에, 기술적 접근성 부재로 인해 장애인에게는 또 다른 배제의 구조를 강화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선언문은 ▲정책결정 전 과정에서의 장애인 참여 보장, ▲포용적 신기술 활용과 디지털 역량 강화, ▲지역 간 연대 및 공동 대응체계 구축을 행동원칙으로 제시하고, ▲한국에서의 APDF 컨퍼런스의 성과가 2027년 말레이시아 컨퍼런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속성과 네트워크를 발전시킬 것을 결의문에 담았다.

▲10월 30일 열린 통합과혁신(InI) 포럼 및 APDF 컨퍼런스에서 디지털포용과 고용을 주제로한 원탁토론. 사진 왼쪽부터 박경석 전장련 상임공동대표, 문성억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이사, 조셉콱 APDF회장, 글랜다 필리핀 국가장애인위원회 사무총장, 차이차이 UNESCAP 과장, 오준 전 UN대사 ⓒ한국장애인재활협회
▲10월 30일 열린 통합과혁신(InI) 포럼 및 APDF 컨퍼런스에서 디지털포용과 고용을 주제로한 원탁토론. 사진 왼쪽부터 박경석 전장련 상임공동대표, 문성억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이사, 조셉콱 APDF회장, 글랜다 필리핀 국가장애인위원회 사무총장, 차이차이 UNESCAP 과장, 오준 전 UN대사 ⓒ한국장애인재활협회

‘15%를 위한 15%’… 국제개발협력의 구조적 재배치 요구

이번 울산선언문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15%를 위한 15% 전략(15% for the 15%)”이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5%가 장애인임에도, 이들을 위한 국제개발협력(ODA) 예산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가 개발예산의 최소 15% 이상을 장애포용형 사업에 의무적으로 배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 전략은 지난 2025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글로벌장애정상회의(Global Disability Summit)의 ‘암만-베를린 선언(Aman–Berlin Declaration)’에서도 핵심 의제로 다뤄졌던 내용이다.

APDF 컨퍼런스는 이 흐름을 아·태지역 차원에서 구체화하며, 개발협력의 포용성을 제도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행동 프레임워크로 제시한 것이다.

국제 프레임워크와의 연계: CRPD–SDGs–지역행동계획의 삼각축

울산선언문은 단순한 권고문을 넘어, 국제적 규범체계와의 구체적 연계를 강조한다. 특히 ▲유엔장애인권리협약(UN CRPD),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자카르타 선언(제4차 아시아·태평양 장애인 10년, 2023~2032)을 삼각축으로 설정했다.

이 삼각축을 통해 장애정책의 패러다임을 ‘복지적 지원’에서 ‘권리 기반 접근(rights-based approach)’으로 전환하고, 각국의 정책과 프로그램에 실질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APDF는 향후 각국의 이행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2027년 말레이시아 컨퍼런스를 차기 협력 플랫폼으로 삼아 정책연속성과 역량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IT포용·연대·자기대표성(Self-representation) 강화… 울산선언의 핵심 정신

울산선언문은 “오직 함께 장벽을 허물어야 모두를 위한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문장으로 끝맺는다.

이는 장애인의 권리를 인도주의적 시혜의 대상이 아닌, 사회 구조적 혁신의 주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국제사회의 의지를 함축한다.

▲10월 31일 열린 APDF 컨퍼런스에서 채택한 울산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리나 APDF 사무국장, 제니 후이 홍콩 푸홍소사이어티 고문, 조셉콱 APDF 회장, 김동호 장애주류화포럼 대표 ⓒ한국장애인재활협회
▲10월 31일 열린 APDF 컨퍼런스에서 채택한 울산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리나 APDF 사무국장, 제니 후이 홍콩 푸홍소사이어티 고문, 조셉콱 APDF 회장, 김동호 장애주류화포럼 대표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조셉 콱(Joseph Kwok) APDF 의장은 “울산선언은 아태지역 장애인권리운동의 새로운 이정표”라며 “이번 포럼이 각국 정책결정자와 국제기구, 시민사회가 장애포용을 국가발전의 핵심지표로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APDF는 1993년 지역 NGO 네트워크(RNN)로 출범해 2003년 공식기구로 설립된 이후, ‘비와코 새천년 행동계획’과 ‘인천전략’ 수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현재도 UNESCAP 워킹그룹 멤버로서 아태지역 장애인정책 이행을 모니터링하며, 포용적 사회 구현을 위한 협력체계 강화에 힘쓰고 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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