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헐리우드 영화 속 장애인… ‘10년간 정체’ 혹은 ‘과소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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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할리우드 지역을 상징하는 초대형 문자(HOLLYWOOD) 간판 /사진=Unsplsh
▲LA 할리우드 지역을 상징하는 초대형 문자(HOLLYWOOD) 간판 /사진=Unsplsh

  • USC 아넨버그 흥행작 10편 중 4, 장애인 캐릭터 전무
  • 주연 역할 소폭 증가했지만 일시적백인 남성 편중 등 다양성 부족 심각
  • 할리우드, 계약 조항에 포용성 강화 등 전략적 변화 필요
  • “한국영화, 특정 서사 반복과 비장애인 배우 연기 중심”

[더인디고] 헐리우드 영화 속 장애인 출연이 여전히 정체 상태이거나 과소대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도 장애인의 등장 빈도나 포용성 측면에서 큰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지난달 3일(현지 시각)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이하 USC) 산하 아넨버그 포용 이니셔티브(Annenberg Inclusion Initiative)의 최신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USC 아넨버그는 매년 최고 흥행작 100편을 선정해 성별, 인종, 민족, 성소수자(LGBTQ+), 장애인 등의 대표성을 분석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 2024년 개봉한 인기 영화 100편 중 대사가 있는 캐릭터 가운데 장애를 가진 인물의 비율은 2.4%로, 이는 2015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주연 또는 공동 주연 캐릭터 중 20%가 장애인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는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지난해 인기 영화에 등장한 장애인 캐릭터 중 64.8%는 신체장애, 32%는 의사소통장애, 24%는 인지장애를 가진 인물이었다. 그러나 미국 전체 인구의 약 27%가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조사 대상 영화 중 44편에서는 장애인 캐릭터가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현실과 동떨어진 장애 재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애인에 대한 교차적 대표성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2022년 최고 흥행작 속 장애인 캐릭터의 약 70%가 남성, 그중 75% 이상이 백인이었으며, 소수 인종 또는 민족 출신은 24%에 불과했다. 또한 장애가 있는 성소수자(LGBTQ+) 캐릭터의 존재는 사실상 전무했다.

USC 아넨버그 연구진은 이러한 대표성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작가·감독·제작자·배우 등 스토리텔링의 전 과정에서 장애를 가진 인재를 적극 고용하고, ▲계약 조항에 ‘포용성 강화’를 명문화하며, ▲임시방편적 주연 확대가 아닌 이론과 근거 기반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클래퍼보드에 영화 제작 과정에서 제작명, 감독명, 촬영감독명 등을 기록하기 위한 “HOLLYWOOD”, “PRODUCTION”, “DIRECTOR”, “CAMERA” 등의 문구가 새겨져 있다. /사진=Unsplsh
▲클래퍼보드에 영화 제작 과정에서 제작명, 감독명, 촬영감독명 등을 기록하기 위한 “HOLLYWOOD”, “PRODUCTION”, “DIRECTOR”, “CAMERA” 등의 문구가 새겨져 있다. /사진=Unsplsh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 영화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 관계자는 “한국 영화나 방송 드라마를 보면 여전히 ‘특정 서사’의 반복과 ‘비장애인 배우의 장애인 연기’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화 <말아톤>이 장애인 인식 개선에 기여했지만, 이후에도 장애인 캐릭터는 ‘가족의 희생’이나 ‘개인의 고난 극복’ 서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장애인 배우의 실제 출연 기회는 거의 없고, 비장애인이 장애 역할을 맡는 전통적 관행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일부 평론가나 장애계 관계자의 비평에 그칠 것이 아니라, USC 아넨버그 연구처럼 미디어 속 장애인 대표성에 대한 체계적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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