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교정시설 장애인 화장실 설치 명령에 ‘위헌’ 항소…장차법 취지 외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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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장애인 수형자 화장실 설치를 명령한 법원의 적극적 구제조치 판결에 대해 ‘삼권분립 위반’이라며 항소한 것에 대해 장애계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입법 취지와 국가의 인권보장 책임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법무부가 장애인 수형자 화장실 설치를 명령한 법원의 적극적 구제조치 판결에 대해 ‘삼권분립 위반’이라며 항소한 것에 대해 장애계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입법 취지와 국가의 인권보장 책임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 ChatGPT 이미지
  • “적극적 구제조치”사법적 명령”…입법취지 부정한 법무부 항소
  • 법무부 “사법부의 월권” 주장…헌법의 이름으로 책임 회피
  • 법원이 인정한 ‘인간다운 생활권’…법무부는 항소로 응답
  • ‘위헌’ 논리 뒤에 숨은 국가의 책임 회피 비판

[더인디고=이용석 편집장]

장애인차별금지법(이하 장차법) 제48조에서 규정한 ‘적극적 구제조치’ 를 실질적으로 적용한 첫 사례가 나왔다.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중증장애가 있는 수형자 A씨가 “장애인 전담 교정시설 내 화장실 편의시설을 설치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장애인 수형자가 이동과 위생 등 기본생활에 있어 심각한 불편과 모멸을 겪었다”고 인정하며, 전국의 장애인전담 교정시설에 장애인용 화장실 설치를 명령했다. 이번 판결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규정한 ‘적극적 구제조치’를 적용한 첫 사례로 교정시설의 구조적 차별을 바로잡는 역사적 판결로 평가됐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 명령에 불복하며 항소를 제기했다.

법무부는 항소이유서에서 “전국의 교정시설에 설치 명령을 내린 것은 소의 이익이 없고,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침해한 위헌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즉, 사법부가 행정부의 집행 권한을 침범했다는 논리다. 또 “편의시설 제공이 늦었을 뿐, 교정당국은 수형자의 수용생활을 위해 가능한 편의를 다 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이는 “시설 설치의 지연”을 ‘행정적 한계’로 둔갑시킨 변명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법무부가 말하는 ‘편의 제공’에는 실제로 휠체어 접근이 불가능한 화장실, 녹슨 손잡이로 팔에 상처를 입은 사례가 포함돼 있다.

A씨의 법률대리인 최정규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적극적 구제조치는 법원이 행정부에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명시적으로 부여한 것”이라며 “법무부가 이를 위헌이라 주장하는 것은 법률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장차법 제48조는 차별이 확인된 경우, 법원이 ‘적절한 조치나 시설개선 명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이 명령은 행정 간섭이 아닌 인권 보장을 위한 ‘법적 의무 이행 명령’이다. 법무부의 항소는 이러한 조항의 실효성을 무력화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가 보낸 국민신문고 답변 Ⓒ 최정규 변호사 페이스북

이번 법무부의 항소는 장애시민의 인권의 문제를 다시 헌법 논리로 밀어냈다. 법무부는 ‘삼권분립’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장애인 편의시설 미비’라는 국가의 직무 태만을 감추는 논리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장애시민 수형자에게 화장실은 단순한 위생 공간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거다. 법원이 이를 “적극적 구제조치”로 명령한 것은, 수용된 자라 할지라도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헌법의 정신을 구체화한 것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장애계 한 관계자는 “장애인에게는 교정시설의 벽보다 높은 것은 문턱이고, 문턱보다 더 높은 것은 제도의 벽”이라면서, “교정시설의 문턱을 낮추라는 법원의 명령을 법무부가 ‘헌법의 이름’으로 막아서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삼권분립은 권력의 견제를 위한 원칙이지, 인권 보장을 회피하기 위한 방패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더인디고 THEINDIGO]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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