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제공 의무 6가지 → 2가지(과기부 기준·음성안내장치)로 축소
- 소상공인, 호출벨·보조기기만 설치해도 의무 면제
- 정부, 현장 혼란·소상공인 부담 완화 등 정보접근권 보장 유연화
- 장애계 “3년 유예 후 또 완화… 접근권 보장 의지 없어” 반발
- 인권위 진정 및 헌법소원도 검토
[더인디고] 내년 1월부터 공공·민간을 포함한 모든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는 장애인을 위한 정당한 편의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지만, 정부가 이를 완화하는 내용의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1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개정을 두고 “현장 혼란을 줄이고 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합리적 제도개선”이라고 강조했지만, 장애인단체들은 “3년 유예 뒤 또 완화된 조치는 접근권 보장 의지의 부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장애계 일각에서는 “이재명 정부는 ‘장애인 권리 후퇴 정부’로 기록될 것”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이미 시행령 개정 과정부터 비판 의견을 냈던 장애계는 “2023년부터 3년간 단계적인 ‘배리어프리 무인정보단말기(BF 키오스크)’ 설치를 약속해놓고, 이제와서 다시 완화하겠다는 것은 정부의 책임 회피이자, 장애인의 접근권을 축소하는 퇴행적 조치”라고 반발해 왔다. 특히, “50제곱미터 소규모 사업장과 물리적 접근성 기준 등에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는 것과 호출벨 설치 등은 대안적 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 편의제공 의무, 2가지로 축소… 소상공인 호출벨 설치만 해도 인정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키오스크 설치 현장에서 사업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검증기준을 준수한 단말기와 ▲음성안내장치 설치, 두 가지 조치만 이행하면 정당한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인정된다.
기존에는 △과기부 검증기준 준수 △휠체어 접근성 △시각장애인용 바닥재 △점자블록 또는 음성안내장치 △한국수어·문자·음성 지원 △장애인 이용안내문 게시 등 여섯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했다.

또한, △50㎡ 미만 소규모 점포와 △소상공인, △테이블오더형 키오스크의 경우에는 보조기기나 호출벨 설치만으로도 정당한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인정된다.

■ 정부 “현장 부담 완화·실효성 제고”… 장애계 “예외라는 이름으로 차별 제도화”… 법적 대응도 검토
보건복지부는 시행령 개정에 대해 “장벽 없는(BF) 무인정보단말기와 음성안내장치 설치 등 정보접근성 의무화를 합리적으로 개선한 것”이라면서, “6만 6000여 이상의 소상공인 사업장에서 장애인을 위한 현실적인 정보접근 방법을 제공하게 돼, 장애인의 정보접근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장애인을 위한 원칙적 편의 제공 의무가 ‘지능정보화기본법’에 따른 키오스크 접근성 검증기준과 서로 중복되거나 유사해, 설치 현장의 법 해석상 혼란과 부담을 초래하는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고, “시각장애인용 구분 바닥재와 점자블록 설치 등 임차인인 자영업자가 건물 소유자 또는 임대인의 동의 없이 독자적으로 실행하기 곤란한 상황 등을 고려해 제도를 정비한 것”이라며, “의무 이행률을 높여 장애인 정보접근권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기부 검증기준을 준수한 기기 개발 및 보급 현황을 고려하고, 시각장애인 및 휠체어 사용 지체장애인 등의 실제 수요를 반영해 예외적 접근성 개선 조치를 선택할 수 있는 대상을 소상공인 등으로 확대하고, 예외적 조치 내용을 일부 개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1일 성명을 통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장애인 권리가 공식적으로 후퇴되는 개정안”이라며, “국정감사 과정에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주요 장애인단체들이 반대 의견을 표명했음에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전장연은 이어 “정부의 개정안은 ‘예외’라는 이름으로 차별을 제도적으로 합리화하는 것”이라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차별 시행령에 대한 위헌 확인 소송 등 모든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정부는 “소상공인 사업장의 현실을 고려해 보조기기·소프트웨어, 호출벨, 보조인력 배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장애인의 정보접근을 보장할 수 있다”며 “2026년 1월 28일까지 모든 사업장이 이행을 완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키오스크 접근성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누구나 차별행위를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할 수 있고,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한 차별행위에 대해선 민형사상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면서, “재판 과정에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며, 악의적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선고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접근가능한 무인정보단말기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보급하고, TV, 라디오 홍보 등을 통한 인식개선과 보급확산 추진”과 동시에 “이행실태 모니터링과 장애계 의견수렴 등을 통해 장애인 정보접근권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더인디고 THE INDIGO]
▶ 관련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