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비밀보호법 등 학대 취약계층 권리 구제 위한 4법 발의
- 제3자 비밀녹음 예외 인정 명문화
[더인디고] 스스로 방어하기 어려운 장애인이나 아동 등에 대한 학대 사건에서 제3자에 의한 비밀녹음의 증거능력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이 추진된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노인·중증장애인 등 학대에 취약한 집단의 권리 구제를 위한 법률 4건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한국피플퍼스트 등이 함께해 현장의 절박성을 전달했다.
이번 발의안은 ▲아동학대처벌법 ▲노인복지법 ▲장애인복지법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학대 행위 입증을 위해 필요한 경우 ‘제3자 비밀녹음’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증거능력을 인정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증거가 있어도 증거로 못 쓰이는 현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제3자가 녹음·청취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며, 이로 수집한 증거는 형사재판에서 사용할 수 없다. 문제는 피해자가 스스로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아동·노인·중증장애인 학대 사건에서 이 조항이 실체적 진실 규명을 가로막아 왔다는 점이다. 대표적 사례로 최근의 용인 장애아동 정서학대 사건이 지적된다.
1심은 아동학대를 인정했으나, 2심은 부모가 확보한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며 아동학대 여부의 판단 자체 없이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가족단체는 “증거가 있어도 증거가 아닌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호소해 왔다.
해외는 예외 인정…국내는 법원마다 판단 달라 혼선 확대
반면 미국·영국·독일·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범죄 예방·증명 목적의 비밀녹음에 대해 일정한 요건 아래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하급심에서 예외 인정 사례가 다수 있었지만, 최근 대법원이 엄격한 해석을 내리며 판단이 심급마다 갈리는 실정이다.
이에 김예지 의원은 “명확한 입법 기준이 부재해 수사·재판 현장에서 혼선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4법 개정안의 핵심은 학대행위를 입증하기 위한 정당한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의 제3자 녹음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학대가 실행 중이거나 실행되었다고 의심할 상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제3자가 증거 수집을 위해 타인 간 대화를 녹음·청취할 수 있도록 예외를 명확히 규정했다.
김예지 의원은 “아동은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최선의 이익이 보장되어야 하며,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 역시 우리나라 정부에 장애인에 대한 학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구제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고 전제한 뒤, “여야를 막론한 18명의 동료 의원들이 문제의식에 공감해 법안 발의에 함께했다”며, “스스로 방어하기 어려운 아동, 노인, 중증장애인의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이번 법안이 반드시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모연대 등 장애인단체 환영.. “판례로 인한 혼란, 입법으로 바로잡아야”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되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환영” 성명을 통해 “장애아동·중증장애인은 스스로 피해를 설명하기 어려워 제3자의 녹음이 사실상 유일한 대리증언 수단”이라며, “불법녹음 논란만으로 증거를 배척하면 실질적 정의는 실종되고, 취약계층의 기본권이 심각하게 침해된다, 대법원 판례로 인한 혼란을 입법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용인 OO초 특수교사의 장애아동 정서학대 사건’의 판례 혼란을 지적하며 “이제는 판결이 아니라 법률이 취약계층의 권리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학대 사건의 증거 기준이 변화함에 따라 진술이 어려운 피해자 범죄 입증 가능성 확대 등 학대 대응 체계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사생활 침해 우려에 대한 보완 장치 마련, 정당한 목적·요건의 구체화 등 후속 논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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