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노예 무관심, 수출길 막히자 정부 총력대응…국가는 누구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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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미국의 태평염전 수입금지 조치에는 즉각 TF까지 구성해 총력 대응했지만, decades 동안 착취당한 염전노예 피해 장애인 장○○씨와 요양병원에서의 2차 피해에는 사실상 아무런 후속조치도 하지 않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시민 433명이 국민감사를 청구했음에도 감사원은 근거 없는 형식요건을 이유로 반려해, 국가가 기업의 이익에는 민첩하게 움직이면서도 가장 취약한 시민의 인권 보호에는 끝내 무관심한 현실을 드러냈다
▲정부는 미국의 태평염전 수입금지 조치에는 즉각 TF까지 구성해 총력 대응했지만, decades 동안 착취당한 염전노예 피해 장애인 장○○씨와 요양병원에서의 2차 피해에는 사실상 아무런 후속조치도 하지 않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시민 433명이 국민감사를 청구했음에도 감사원은 근거 없는 형식요건을 이유로 반려해, 국가가 기업의 이익에는 민첩하게 움직이면서도 가장 취약한 시민의 인권 보호에는 끝내 무관심한 현실을 드러냈다. Ⓒ 유튜브 크랩 KLAB_미국이 신안 노예 사건에 직접 나선 이유?
  • 정부, 태평염전 수입금지엔 ‘대응 전광석화’, 피해자 지원엔 ‘침묵’
  • 요양병원으로 이어진 2차 착취… 국가의 후속지원 없어
  • 시민 433명, 감사원 청구했으나 ‘형식요건’미비라며 문전박대
  • 국민감사청구 반송 논란을 통해 드러난 국가기관의 배제적 태도

[더인디고=이용석 편집장]

국내 최대 염전인 전남 신안 태평염전이 미국으로부터 ‘장애인 강제노동’ 의혹을 이유로 수입금지(인도보류명령·WRO)를 당했던 바 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4월 초 태평염전 소금을 강제노동 생산품으로 규정하자, 해양수산부는 곧바로 설명자료를 내고 “수입금지 해제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해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던 바 있다. 정부의 ‘총력 대응’은 더욱 구체적으로 해수부, 법무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전남도 등이 참여한 범부처 태스크포스(TF)가 구성돼 염전 고용실태 합동조사, 미국 측 설명, 제3자 기관 감사 준비 등이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미국 수출 물량 자체는 연간 20만 달러 안팎으로 크지 않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한국 천일염 산업 전체 신뢰도에 타격이 될 수 있다”며 사실상 ‘국가 역량’을 동원해 기업 방어에 나선 셈이다.

반면, 염전에서 평생을 착취당했던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 장○○씨에게 국가는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성의 있게 움직였을까. 장 씨는 1988년 경기 성남에서 실종된 뒤 전남 신안의 한 염전에서 30여 년간 노동력을 착취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인물이다. 2023년 신안군의 전수조사에서 그의 존재가 확인됐지만, 피해자는 즉각 분리·지원되지 않았다. 염전이 문을 닫은 뒤에는 요양병원으로 옮겨졌고, 그곳에서도 생계급여 등 수급비가 빼돌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또 한 번 사회적 충격을 안겼다.

보다 못한 시민단체들은 서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씨를 포함한 ‘염전노예’ 피해 장애시민들을 요양병원에 입원시킨 뒤 수급비를 갈취했다는 의혹으로 해당 병원을 고발했다. 이들 단체들은 “국가가 피해자 후속 지원에 실패해 또 다른 범죄에 노출시켰다”며 “가장 취약한 지적장애인을 상대로 한 2차 착취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사태가 불거지기까지 국가는 대체 무엇을 했느냐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2014년과 2021년에도 신안 염전에서 지적장애가 있는 시민들에 대한 장기 노동착취 사건이 잇따라 드러났고, 법원은 경찰·근로감독관·사회복지 공무원의 직무유기를 인정해 국가 배상 책임을 판결한 바 있다.그럼에도 2023년 전수조사에서 추가 피해자들이 확인되었고, 2025년에는 요양병원에서 2차 착취가 있었다는 의혹까지 이어졌다. 결국 “국가가 같은 범죄를 사실상 방치해 왔던 게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에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1월 26일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경찰청·검찰청 등 관계 기관을 상대로 ‘국가기관 직무유기 규명’을 위한 국민감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 이들은 “2014년, 2021년 사건 때마다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그 뒤에도 의심 사례가 잇따르고 장 씨처럼 실종 상태였던 사람이 또다시 착취와 방치를 겪었다”며 “국가 폭력 수준의 구조적 방치”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시민 433명이 이름을 올린 국민감사청구에 대해, 감사원은 “서명부의 이름·주소·직업·전화번호를 모두 당사자가 자필로 써야 한다”는 형식 요건을 이유로 반려 절차에 들어갔다는 것이 단체들의 주장이다. 현행법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과도한 요건을 앞세워, 반복되는 장애시민 강제노동 사건의 책임을 묻는 시민들의 요구를 사실상 문전박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쪽에서는 외국 정부의 수입금지 조치를 풀겠다며 범부처 TF를 꾸리고, 기업과 지방정부가 한목소리로 ‘이미 개선됐다’고 해명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수십 년간 염전과 요양병원 사이를 떠돌며 인간다운 삶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 장애가 있는 피해자가 “국가기관이 나를 두 번, 세 번 버렸다”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2018년 법원의 국가배상 판결 이후, 우리 사회는 ‘염전노예’라는 말을 두 번 다시 듣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나 허사였던 거다. 정치권과 행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늘 주장하지만, 실제로 발 빠르게 움직이는 대응하는 대상은 오히려 가햬 쪽이다. 미국의 제재에 걸린 기업을 위해서는 즉각 설명자료와 TF가 가동되지만, 수십 년간 강제노동과 방치를 견딘 장애가 있는 피해자 앞에서는 “법적 근거가 없다”,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는 말만 반복된다.

이와 관련해 일부 시민들은 지난 1년간의 정치·사회 상황을 두고 ‘비상계엄 1년’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내란은 끝났지만 시민이 주인인 국가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토로한다. 기업의 신용에는 국가가 ‘풀 가동’으로 나서면서도, 가장 약한 사회적 약자의 존엄을 지키는 일에는 끝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 현실이, 염전의 소금보다 더 쓰고 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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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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