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외활동 자격요건에 있는 ‘심신이 건강한 자’
- 자칫 의료적 모델에 의한 장애인과 연관지을수도
[더인디고=박관찬 기자] 평소 대외활동을 좋아하는 동욱(가명) 씨는 검색을 통해 관심이 가는 대외활동을 발견했다. 해당 대외활동에 지원해보기 위해 공고문을 찬찬히 읽어내려가던 동욱 씨는 지원자격요건에 대한 내용에서 아래로 내리던 마우스 스크롤의 동작을 멈췄다.
“심신이 건강한 자?”
동욱 씨는 해당 내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려고 했지만, 해당 문장이 계속 신경이 쓰였다. 지체장애가 있는 동욱 씨에게 장애가 있다는 것을 ‘심신이 건강하지 않은 자’로 간주하여 해당 대외활동에서 주체측에서 동욱 씨를 탈락시킬까 걱정했던 것이다.
동욱 씨는 “그동안 대외활동을 정말 많이 했지만, 자격요건에 ‘심신이 건강한 자’가 있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 대외활동의 특성상 ‘심신이 건강한 자’를 요건으로 넣을 필요가 있나 의문도 든다”고 말했다.
동욱 씨가 지원하려는 대외활동은 지역 내 학교를 찾아가서 학생 대상 맞춤형 교육을 하기 위한 인력풀에서 활동할 강사를 모집하는 것이다.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장애인식개선교육이나 장애이해교육을 콘텐츠로 하여 강사로 지원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는 동욱 씨는 평소에도 해당 내용으로 강사 활동을 하고 있다. 즉 ‘심신이 건강한 자’는 강사 활동에 필요한 요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동욱 씨는 “어쩌면 저의 앞서가는 생각일 수도 있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장애인을 ‘심신이 약한 사람’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과거에는 장애를 의료적 모델로 바라봤기 때문에 신체적‧정신적인 손상이 있으면 장애인으로 보니까 ‘심신이 건강하지 않은 자’는 장애인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 장애인단체 활동가 A 씨는 해당 대외활동의 자격요건에 대해 “어떤 의도가 담겨 있는지 생각하기 나름일 수 있지만, ‘장애’라는 걸 떠나서 자격요건에 ‘건강’이라는 요소를 넣은 것 자체가 아쉽다”면서 “지금은 접수기간이니까 따로 문의를 하지 않았다가 혹시라도 추후 동욱 씨가 장애인이라서, 그러니까 ‘심신이 건강하지 않다’는 이유로 서류전형에서 탈락한다면 그게 장애인 차별이 된다”고 설명했다.
동욱 씨는 “아무래도 장애 정도가 심할수록 통증이나 불편함이 있을 수 있는데, 이걸 의료적 관점으로 본다면 ‘심신이 건강하지 않은 자’는 맞다”면서도 “하지만 오히려 그럼에도 왕성하게 장애인식개선교육 강사 활동과 같은 대외활동을 하는 분들이 있듯이, ‘심신이 건강한 자’를 장애라는 요소와 연관짓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욱 씨는 “우선 주최측에 해당 자격요건에 대해 따로 문의하지 않고 지원해보고, 혹시라도 자격요건과 저의 장애가 이유가 되어 탈락한다면 그때 장애인 차별이라는 내용으로 문제제기할까 한다”고 계획을 밝히며 “이 자격요건이 ‘장애’라는 걸 염두에 둔 게 아니면 좋겠지만, 그보다 애초에 이런 자격요건 자체가 없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더인디고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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